손자병법

머리말


지금으로부터 2천 수백 년 전 제나라 태생 손무가 저술한 이 저서는 무술의 성서로 두고두고 뭇사람들에게 아껴 읽히는 책이다.

이 책 13편의 병서는 그가 오왕을 위하여 엮었고, 또 그는 이 병술에 의하여 당시 오나라의 적이었던 월나라는 물론 월의 3속국이었던 초, 그 서쪽의 제후국을 모두 굴복시켰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병서에 서술한 대로 나라를 온전히 하고, 3군을 온전한 채로 싸움에 이겨 개선함으로써 그의 병서가 거짓이 아님을 실증해 주었던 것이다.

후대 통치가나 병가들은 그의 병서를 무경칠서 가운데서 으뜸으로 여겼다고 전하여 왔다. 그는 작전편에서 병사의 이해를 소상히 말했다. 하루에 천금이 소요되는 병사는 이기는 것이 귀하지만 오래 끄는 싸움은 귀하지 않다라 한 것은 국가와 백성들의 안위를 존중했기 때문이다.

그가 이러한 사상을 가졌기 때문에 오왕이 내린 높은 벼슬을 사양할 수 있었고, 그는 겸허한 마음으로 저자에 숨어서 평생을 지낼 수 있었던 것이다.

후대의 사가들로부터 월나라의 범여, 한나라의 장자방, 손무를 3대 기인이라 천망을 받게 된 것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또 그는 병서에 무궁무진한 방법을 제시해 줌으로써 누구나 그대로 체득하고 배우면 능히 행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후대에 한신은 9지편의 투지망지연후존을 그대로 배우고 실천하여 정경구에서 조나라 대군을 배수의 진으로 격멸하여 전승했다.

이와 같이 손자병법은 누구나 배우고 체득하면 능히 대공을 세울 수 있는 오묘한 학문인 것이다. 특히 시계편․모공편․군형편 등에서는 병사뿐만 아니라, 정치․경제․문화 여러 방면에 종사하는 사람이 배우고 익히면 그 실을 거두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더구나 현대와 같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이 책자를 한번쯤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강 무 학



차례


제1 시계편

제2 작전편

제3 모공편

제4 군형편

제5 병세편

제6 허실편

제7 군쟁편

제8 구변편

제9 행군편

제10 지형편

제11 구지편

제12 화공편

제13 용간편



제1 시계편


시계란 전쟁 개시 이전의 준비 과정을 이르는 말이다. 시계란 말은 현대 사회의 기획에 해당하는 것이다. 막중한 국가의 대사요 국가의 흥과 만민의 생명을 건 전쟁에 있어서,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손자의 시계편을 13편의 병법에 비교 검토해 볼 때 총론, 즉 병사에 있어서는 근원적인 문제로 볼 수 있다.

병사가 아닌 우리가 기업을 경영하는 데도 그 기업이 성공하려면 정밀한 사업계획이 필요하며, 계획한 기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형세를 정확하게 파악하며 이에 필요한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고는 기업경쟁 대열에서 성공할 수 없다. 까닭에 제반사의 성공 여부는 그 근원이 되는 만전한 시계에 있다고 할 수가 있다.

특히 손무의 시계편을 해부분석하면 상술이 치열한 현대의 기업전략 면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경영학이라 할 수 있다.



1


병자는 대사


손무가 말하기를 병자는 나라의 대사이다. 사생의 땅이요, 존망의 길이다. 그러므로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해의] 전쟁은 나라의 대사이다. 그러므로 병자를 불상지기라 하지만, 만부득하여 싸우지 않을 수 없을 때는 국가의 운명과 국력을 걸고 싸우게 되는 것이다.

싸움이 나면 병사는 물론 백성들까지도 생사를 가름하게 된다.

따라서 싸우는 곳에는 도도 행하여지지 않고 오직 싸우는 당사국은 존립을 하거나 망하는 것이 오직 전쟁의 승패에 달려 있다. 따라서 손자는 시계편 서두에 말한 것이다.

대체로 고대의 전쟁양식은 창․칼을 든 병사들의 싸움이요, 그 범위도 제한된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이러한 국지전, 혹은 제한된 양상의 전쟁도 국가의 흥망이 걸려 있는데 특히 현대전은 전쟁무기의 무서운 위력으로 살생 내지 파괴력이 막강하며 또 전쟁의 양상도 다변화되었다. 그러므로 전쟁은 병사와 병사들의 무력 전쟁이 아니라, 전체 국민이 일치단결하는 총력 전쟁으로 발전했다. 따라서 전쟁 개시 이전부터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전쟁과 흡사한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 때 전쟁이란 술어는 비단 병사들의 무력 대 무력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많이 쓰이는 것이다.



오사를 알라


손무가 말하기를, 그러므로 이를 경영하는 데 5사로써 교량하고, 이로써 계량하며 그 정세를 탐구하라. 1은 도이고, 2는 천이다. 3은 지이고, 4는 장이며, 5는 법이니라.

도라는 것은 백성들이 즐겨 상의 뜻에 순종하고, 가히 더불어 죽으며, 이와 더불어 살면 이로써 위태로운 일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천이란 음양, 한서, 시제 등이며, 지란 지리지를 공부하여 그 나라의 지세나 도읍 및 성지, 풍토, 인구의 밀도나 생산되는 것 등을 연구하고 여기서 조성되는 환경을 공부하는 것이다.

장은 장수를 말하는데, 장수에는 지․신․인․용․엄 등이 있다. 또한 법에는 곡제․관도․주용이 있다.


[해의] 손무는 시계편 서두에서 5사를 제시하고 이 5사를 하나하나 설명하였다. 도란 고대 통치의 방법에서 시행되는 법도를 이르는 것이다. 통치자의 법도가 만백성이 행하는데 간소하고 행하기 쉬울 때는 백성들은 왕명을 즐겨 순종하는 것이다. 천은 천문에 관한 학문으로 천문학, 율력지 등을 위시하여 오행의 음양을 말한 것이며 한서시제란 세월일시 등을 이르는 말이다. 한편 장에서 지란 지모가 있는 장수이며, 신이란 믿음이 두터운 장수를 이르는 것이고, 인이란 인자한 마음을 갖고 병사를 사랑하는 인장이다.

용이란 그 기개가 뛰어나고 탁월한 무예 등에 능한 용맹한 장수이며, 엄이란 장령을 시행하는데 준엄하며 상벌을 엄격히 처리하는 장수를 엄장이라 한다. 법이란 군에서 쓰이는 법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요 모든 법을 이르는 것이다. 군에 대한 곡제는 3군의 편성, 조직에 있어서 군단․사단․부대․대오 등이 섬세하게 편성 조직되는 것을 말한다.

즉 3군의 대장이 전군에 명하여 나아가고 물러가는 것이 모두 곡제에 따라 조직된 대오의 섬세한 조직체에서 행하여지는 것을 말한다. 관도는 관청이나 군의 명령을 말하는 것, 주용은 용도를 말한 것이다.



해설


복합적인 표현

  

이상은 손무가 시계편 서두에서 5사의 항목인 법자에 이르기까지의 원문을 해의하고, 또 문장의 내용이나 단어의 풀이를 한 것이다. 그러나 손무는 그 당시에 제나라에서 씌어졌던 많은 병서를 중심으로 그 문헌에서 추리고 그 위에 탁월한 철학관을 가진 까닭에 손무의 문장은 복합적인 사상을 내포하고 있어서 그 문헌을 읽고 외우기는 쉽지만, 그 문장의 뜻대로 실행하기는 지극히 곤란하다.

그러므로 군략가들은 즉수공언하며 도기송하여 무족취라 했다. 이 말은 병법을 가르치는 자나 저서의 책자를 가르쳐도, 그것은 빈말을 지껄이는 것이어서 배우는 자도 공연히 그 글을 암송이나 하여 시간을 보내는 것이지 취할 바는 추호도 없다 했다.

사람들은 손무의 병서를 많이 읽지만 그들이 행하는 처세술에는 손무가 이르는 글 뜻과는 거리가 너무도 멀다. 그것은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고달프고 외로운 것을 달래기라도 하려는 듯, 손무의 멋진 글도 아닌 딱딱한 문장을 그 마음에 새겨도 주문 구실은 될는지 몰라도 손무가 이른 대로 이황어 무산호라 하여 패장, 망장 등을 탄식한 자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세상 사람들은 손무의 병서들을 사람을 속이는 문헌으로 착각하는 자도 많다. 뿐만이 아니라 근자에 이르러 손무 등 병서를 배우면 사람을 멋지게 속일 수 있는 권모술수의 책자라고 권장하는 어리석은 자도 있다.

병서에 이른 대로 병자는 궤도요 불상지기라고 했지만, 그것은 불행한 전쟁을 가급적이면 줄이고 살상 내지 전쟁의 예방책이라는 교훈은 될 수 있지만 결단코 속임수에 절대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손무의 병서는 세상 사람들이 처세술에서 하나의 속임수로 애독하는 것은 이상에 말한 것같이 잘못 생각하는 관점에서 유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데 까마득한 2천 년 이전에 만든 것이 과학만능을 구가하는 현대에 그것을 읽어 무엇이 도움이 될 것인가? 하기야 세상이 발전되고 번잡해지면 인간은 더욱 고독을 느끼고 허탈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까닭에 그 고달프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하여 종교 아닌 미신 등에 빠져서 자신의 위치와 자격을 모르고 대성을 꿈꾸는 즉 묘산 없는 위인도 있다. 그보다는 손무의 심오한 뜻을 체득해 보려고 낭송이라도 하는 것이 자신의 마음을 달래고 몸을 안일하게 하는 근원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왕 그의 글을 읽어 도움을 얻으려면 그 몸이나 마음의 안정은 물론 자신이 뜻하는 일에 대해 대성할 기능을 기르는 것도 뜻 없는 일은 아니다.

흔히들 말한다. 손무의 병서는 3단계로 풀이하여 이것을 배우고 습득하면 천하의 명장도 될 수 있고 또 높은 도덕도 배울 수 있다 한다. 이것은 손무가 말한 병서의 내용이 무궁무진한 것을 이르는 말이라 할 수 있다. 또 사실에 있어서 그는 천하의 대공을 세웠지만 왕이 내리는 높은 작위는 받지 않고 초연한 기상으로 자연에 몸을 숨겼다. 이것은 한나라 무제 때 유명한 해학문인이었던 동방삭이 말년에 무제의 은총을 피하여 천금을 주고 미녀와 같이 외딴섬으로 숨어버렸다는 풍자스러운 일과 비교할 수 있다.

이러한 뜻에서 손무의 병서에 담긴 글 뜻을 연구하여 처세술에 활용함도 좋지만 그의 높은 기상을 음미하며 심오한 문헌을 애독함도 우리들의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손무의 내력


손자의 성은 손씨요, 이름은 무이다. 자라는 것은 성무의 칭호이다.

손무의 병서와 전술에 대하여는 중국의 사서나 병가에서 많이 논의되지만, 그의 내력에 대하여는 소상한 기록이 없다. 그러므로 손무를 손빈과 혼동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손무는 손빈과 비견할 인물이 아니다. 다만 손무는 병법 13편을 전국 때 오왕 합려에 전했고 다시 오나라의 적이었던 서변의 제국과 초나라, 월나라 등을 공벌하여 대공을 세웠지만 왕이 내리는 높은 작위와 녹봉을 초개같이 알고 어디론가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도가의 전기에 따르면 그는 오왕에게 병사의 교란을 보일 양으로 궁녀 1백 80명을 통솔하여 훈련시켰지만 그중에 궁녀 한 명이 웃고 명령을 지키지 않았다고 참수했다는 설도 있지만 그런 말은 도가에서 손무를 기피하는 사상에서 유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객담에 불과하다.

손무는 전국시대 제나라 태생으로 제나라에서 병법을 배운 것으로 알고 있다. 그후 한나라를 통일한 한신의 병술도 손무자의 병술에 유래했다 했으며, 병략과 혹은 장수들이 손무의 병서를 배우고 체득해서 대공을 세운 사람이 많았다.

당나라의 태종 황제가 손무 병법의 시계편 경오사를 명장이요, 병략가인 이정에 물었다. 이정은 이에 대답하기를 손자의 시계편에 도란 것은 실로 정밀하고 또 세밀해서 소위 주역에 있는 총명예지라 했다. 또 그는 한나라의 장량, 월나라에 공을 세운 범여, 제나라의 손무 3인은 천하의 대공을 세우고도 높은 작록과 부귀를 떨쳐 버리고 초야에 숨은 그 인품을 찬양했다.

이와 같이 손무의 호걸다운 높은 인격이며 그의 뛰어난 병법이 중국에서 많이 애송되고 있지만 그의 내력에 관해서는 소상하지 않은 점에 대하여 우리는 연구해 본 후 그가 저술한 병법의 문장을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 바이다.



손무병서의 연원


무릇 중국의 전국시대에는 손무를 비롯하여 오자․사마양저 등 많은 장수들이 기라성 같이 배출되었다.

그중에도 손자의 병술이나 또 그의 전승한 병술은 더욱 빼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손무 병술의 연원을 밟아보는 것도 병사를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원래 제나라는 병사의 비조 강태공이 세운 나라로서 이 지역에는 범여․한신 등 명장들이 배출된 지방이다.

또 강태공이 세운 제나라를 찾아가서 벼슬을 하다가 드디어 제나라를 탈취한 사마양저도 태공망의 병술을 배웠다 한다.

물론 양저는 진나라 여공의 공자로서 이름이 전양저이며, 제나라 경공 때 제나라의 일개 장수로서 취업을 했다.

양저는 그후 명문대가인 장가의 비호를 받고 드디어 대사마가 되었다. 양저는 제나라 시조 강태공의 병법을 습득하여 제나라의 명신이 되고, 그의 자손 전상은 간공을 죽이는 반역을 자행했다.

또 전화는 기원전 386년에 태공의 후손 강공을 죽이고 스스로 제나라의 왕이 되었다.

후대의 병략가들은 전양저의 사마법과 손무의 병서와 견주의 혹평을 한다. 물론 사마법도 7서의 하나로 꼽히기는 하지만 손무의 병서와는 견줄 만한 작품이 못 된다고 한다.

더욱이 손무의 병서는 속전속결을 위주로 하는 까닭에 대의명분이 뚜렷해야 한다. 때문에 손무가 오왕을 도와서 전승을 하여 주었다. 그러나 손자가 오나라의 벼슬을 사양한 것은 그가 제나라를 위해서 싸우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물론 손자가 오나라의 장수가 되면 어쩔 수 없이 제나라와 오나라의 지경 싸움에 끼어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손자의 병학을 배워서 병법을 체득한 한신은 후일 한나라 고조를 도와서 천하를 통일할 때, 제나라 전씨의 왕국을 점령하여 멸했다.

대저 손무의 시계편은 태공망의 문도를 모방한 것이다. 즉, 도라는 것은 군왕의 올바른 선정으로 그 나라를 잘 다스려서 병사들의 의혹을 없이 해야 했다. 이것은 병중의 마음을 전일함에 필요한 것이다.

물론 손자의 5사는 문도의 범위에서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문도는 군왕이 천하를 경영하는 법도 중에서 문사에서 남씨의 권도를 말하는 한편, 영허․국무․예절․명전 6수․수토에서 병도에 이르기 까지 12절을 소상히 말하고 있다.

이로 미루어 상고할 때 태공망의 6도는 고조선에서 쓰였던 군국책을 모방한 것으로 사료된다.

손무의 시계편이 6도의 문사편과 다른 점을 평가하면 다음과 같다.

1. 통치체제에서의 차이를 볼 수가 있다.

고조선의 군국책(군국책=삼략서=역자의 저 군국책삼략서 참조)은 통치를 함에 있어서 그 군왕이 병사권을 장악하고 제후와 방백들에는 행정권과 치안을 유지할 수 있는 소수의 병력을 임정하는 병사제도였다.

그러므로 제후국에는 강력한 병권의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까닭에 제후국의 왕은 무관이 3공직(혹은 관부)에 참여할 수 없는 실정이다.

2. 제후의 왕은 그 관할을 다스림에 있어서 병사권이 없으므로 제후의 장수들은 정치가, 즉 문관의 지휘를 받는 것이 상례이었다.

그 역사적 실례로서 중국의 춘추전국 때의 통치제도를 살펴보면 오자․사마양저 등은 전쟁을 해서 여러 차례 승리를 했지만 3공직에 참여를 못했고 오직 장수로서 권한만을 행사할 수가 있었다.

따라서 오자는 자기의 사랑하는 아내를 죽이고 개부의 임정을 받아서 싸움에 출정할 수가 있었다.

또 사마양저는 제나라의 장수가 되었으나 개부에 발언권이 없으므로 권위가 서지 않았다.

이에 양저는 제나라의 원로 장가를 의지해서 드디어 장수가 장수로서 권위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3. 고조선의 군국책은 군왕이 병사권을 장악하므로 병마권을 갖는 장수는 당연히 개부, 즉 3공직에 참여하여 국사를 토론할 수가 있는 것이다.

4. 당나라 태종이 그 신하 이위공(이정)과의 문답에서 고구려의 연개소문의 독재정치를 지적함에 있어서 병마권 문제를 거론했다. 즉, 연개소문은 그 임금 영류왕(榮留王)을 시해하고 보장왕을 옹립한 것은 좋았으나 병마권까지 장악하여 국사를 전횡했다고 했다.

당태종은 은주의 전쟁사를 위시하여 춘추전국에서 진한 그리고 3국은 물론이요 5호 16국을 거쳐 수나라에 이르는 숱한 전쟁사를 평했다.

물론 고구려와 수나라의 전쟁사에서는 예외라고 할 수는 있으나 자국의 유리한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태종과 이위공은 아직도 고조선의 군국책을 모르는 까닭에 연개소문이 재상 겸 병마권을 갖는 군국책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 이유는 중국의 병사제도가 마치 우리 나라의 제후의 병사제도 같은 까닭에 군국책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태종은 후일 고구려에 친정하여 참패한 것을 거울삼아 우리 3국의 병사제도를 모방하여 병부를 좌복이라 하여 개부에 참여시켰던 것이다. 손무의 병서가 속전속결로서 병사를 용병함에는 극치에 이른 술서라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고조선 또는 3국 때와 같이 군국책을 쓰는 나라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고조선은 무려 2천 년에 이르는 장기 집권을 했다. 또 3국 때는 근 천 년에 이르는 장구한 세월을 두고 집권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병사를 선용하는 군국책이 있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중국의 춘추전국 이래 진한에 이르기까지 숱한 전쟁이 있었다. 그러한 병사권의 선용이 없으므로 나라의 흥망은 불과 몇십 년 혹은 길어야 수백 년에 이르는 것이다.

물론 아무리 전제국가라고 하지만 장기집권은 꺼릴 수 있다. 그러나 인류의 최악의 적인 전쟁으로 살상 파괴되는 것에야 비할 수 있으랴!

손무는 병법 13편을 집필할 때 전쟁으로 평화가 깨지고, 문화는 정체 내지 파괴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사랑하는 병사를 희생할지언정, 행여나 전쟁을 장구하게 끌어서 온 나라에 폐해를 주게 될 것을 걱정했다.

그러므로 전쟁을 짧은 시일에 끝내는 전승법은 바로 그것을 뜻하는 것이라 할 수가 있다.


중화사상을 탈피


전국 때 손무는 제나라에서 병법을 배우고 그 곳에서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출생한 곳이며 가계는 문헌에서 볼 수 없다. 다만 그가 제나라를 떠나 남쪽 오나라로 옮겼다는 사실만이 전국 때 열국의 기록에서 보이며 한나라 예문지나 후대 사가들의 열전에 보이는 정도이다.

그런데 그 시대 제나라는 춘추시대 공자의 존주사상이 거론된 이래 동이족을 배격하는 소위 지역적인 중화사상에 돌입하기 시작하던 때이다. 그것은 주나라가 동이족의 홍범문화를 도입하여 써왔지만, 동이에 열국들이 발달된 그 문화와 정치적 배경을 가지고 전 중국을 휩쓸었던 것도 사실이다. 까닭에 공자는 시경이나 서경을 수집하여 정리하는 과정에서, 연나라는 물론 동이의 사조가 풍기는 문헌은 삭제하고 노나라 중심의 사기를 정리했다.

그러나 당시 노나라의 사가 좌구명의 사기에는 열국의 향배가 두터워서 춘추란 명칭을 썼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 예를 보면 주나라 때 문무왕을 도와서 대공을 세운 것은 태공망이었고 문화를 도입해 간 것은 기자였지만, 그들의 공을 찬양하기에 지극히 인색했으며 주공의 치적은 침소봉대로 찬양하였다.

그것은 공자 시대에도 제나라의 문화는 동이권에 속했던 까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유가들은 중화사상을 실천하는 방편으로 황도론을 주장하여 동이를 배격했다. 당시의 실정을 보면 동이의 홍범문화권에 속한 국가들은 홍범구주의 인간을 바탕으로 한 통치체제에서 영향을 받은 도가, 법가들의 자연주의에 반기를 들고 이른바 제자백가들의 쟁명이 전개되던 시대였다.

노장 학파는 물론 묵가의 묵자, 순자, 한비자 등의 학통을 계승한 학자는 거의가 불우하고 처참한 생애를 마쳤고 또 그들의 이념을 내세운 정치가는 물론 군략가에 이르기까지 출세의 길이 봉쇄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인 환경을 고려할 때 손무가 아무리 뛰어난 병략가라 하지만 유가의 사상은 개화되었고, 결실 단계에 거의 이른 전국 때에 어떻게 빛을 볼 수 있을 것인가.


만고의 명저


대체로 중국의 뛰어난 병가들 중에는 제나라 출신이 가장 많다. 그것을 사기에서 추려 보면 태공망을 위시하여 범여, 사마양저, 울료자 등이 있으며 그 외에 관자, 악의 등이 있다. 물론 그 까닭은 병가의 대종인 태공망 이래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많은 병략가들이 제나라에서 배출된 것도 큰 원인이다. 예를 들어 사마양저는 제나라 경공 때의 장수였는데, 그는 태공망의 병법 중 권모, 형세, 음양, 기공 등에서 실무에 쓸 수 있도록 추린 것을 후인들이 당시 그가 사마직에 있었다는 이유로 후대의 제나라 왕 위왕은 사마양저란 명의로 양저의 저작으로 한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하나의 병법을 저술하기 위한 것보다는 정치의 사상을 계승하는 방법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전국 때에도 손자의 병서는 많이 애독되었지만 당시에는 전국 이래 사이비한 병서 혹은 권모서가 2백여 종류나 있었다 한다. 이같이 혼탁한 세상이라 옥석을 구분할 수 없었을 것이며, 그것이 후일 한나라 성제 때 왕의 치명을 받은 임광이 별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우열을 가리지 못했으면 어찌 손무의 병법이 천하의 명작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손무를 후세의 도가들 중에는 장량, 범려 등과 같이 선도로 평가하는 자도 있지만, 그것은 이율배반의 사실이라 할 수 있다. 원래 도가에서는 그 자손들 중 3대까지 장수나 군인이 되는 것을 기피했으니, 만일 손무가 신선이나 도인이었으면 어떻게 장수가 되어 살생을 했으며 병서를 저술했을 것인가. 따라서 이상에 말한 여러 가지 사실을 참고하여 손무의 저서를 해독하는 것이 저자의 근본정신을 연구하고 체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의 본질


손무가 시계편에서 첫째로 도를 말한 것은 그것이 병법 13편을 능숙하게 운용하는 데 근본이 된 까닭이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군왕은 물론, 많은 군사나 또는 기업체를 경영하는 데 있어서 올바른 도가 행하여지지 않으면 만사에 그 효과를 거둘 수 없는 까닭이다.

도란 군왕이 그 신하에 명령을 내리고, 신하는 그 명령에 순종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만일 왕이나 혹은 장수 또는 기업을 경영하는 자들이, 자기가 욕망하는 일을 시행하려고 그 부하에 명을 내렸지만, 그 일이 시행 안 되면 이것은 도가 행하여지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도는 만사를 시행하는 데 근본이 되는 까닭에 손무가 병법을 설명하기 이전에 근본으로 삼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고대의 군왕이 신하에 내리는 말을 명이라 했고, 그 명인 말을 죽백에 기록한 것을 영이라 했고 신하가 받아서 받들어 행하는 것을 정이라 했다. 이러한 형식절차를 통해 신하들이 군왕의 명령을 시행하는 그 정사가 도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고대의 절차는 현대 사회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물론 현대의 국가나 공익을 요하는 법인에는 일정한 규범 하에 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시행할 수 있는 권한과 임무가 성문화되었고, 개인이 경영하는 기업 혹은 법인 등은 민법이나 상법, 혹은 특수한 규정에 따라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기업을 경영하는 주인의 말에 따라 경영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기업가가 그 법인의 중역이나 혹은 부장들을 기용하여 특정한 사업을 부여할 때, 기업가는 그들에게 부여한 사업을 말로써 하고 또 서면으로 기록하여 명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항을 위임받은 종사원은 위임받은 사상을 집행하는 것이다.

이것을 고대의 군왕들이 정사를 시행하는 도에 비하면, 중역이나 종사원이 기업가로부터 말로 지시받는 것은 명이 되며, 또 그 명을 문서로 기록한 것은 군왕들이 신하에 내리는 죽백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러므로 중역이나 종사원이 특정한 기록문서에 따라서 집행하는 정치가들의 정사는 사무집행 과정과 추호도 다를 바 없다. 이와 같이 군왕이나 기업가에서 내리는 명령은 도라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도의 개념은 명령을 내리는 사람에 따라 비록 세부적이건 추상적이건 각기 다르겠지만, 이것을 광의의 뜻으로 보면 인간 생활의 발전과 그 권익을 규범으로 하는 범위는 대동소이함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손자는 군왕의 명령으로 행할 정사는 백성들과 고락을 더불어 하고 또 백성들과 생사까지도 더불어 하면 백성들은 군왕의 명령에 어떠한 두려움이나 겁도 없이 따른다 했다. 이것은 군왕의 명령을 백성들이 실행할 때 자신의 권익과 군왕의 권익이 일치함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군왕은 총명예지의 지혜를 가지고 신하들이 집행하는 정사를 백성들로부터 추호의 의심도 받지 않고 간소하고 실행하기 편리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군왕이 발한 명령을 집행하는 대신들의 방법에 따라 농사를 지었을 때, 천재지변을 능히 피할 수 있었고 또 수확도 많이 할 수 있던 소상한 명령이었다면 백성들은 군주의 명령을 행하는 도에 있어서 추호의 의심도 없이 실행할 것이다. 또 전쟁이 발생했을 때에도 군왕의 명령대로 실행하여 병사들이 상하지도 않고 오히려 큰 공을 세우게 되었다면 모든 병사들은 군왕의 명에 귀를 기울이고 다투어 실행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군왕의 명령이 옳지 못하여 도리를 잃거나 백성들이 의심을 가지거나 또 그 명령이 복잡하고 어려워서 행하기 힘들면 명령은 실행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군왕의 한 가지 명령이 어긋나면 백 가지 명령을 잃어버리는 결과가 되며, 이것으로 인하여 의심을 가진 백성들은 뭉쳐서 반대하는 악당으로 변하는 것이다. 형세가 이렇게 되면 군왕은 백성들이 도를 행하지 않는 데 불만을 품고 급급한 나머지, 백성들의 뜻과는 거리가 먼 명령을 내리게 되어 그 명령은 더욱 시행이 안 될 것이다. 이러한 형세에 이르면 결국 군왕은 정상적인 도를 잃고 백성들을 강제로 탄압하려는 생각에서, 백성들의 원수와 같은 인물을 기용하여 강압 정책을 쓰게 되는 사원치원의 정치를 하게 되는 것이다. 즉 원수를 다스리는 데 그 원수를 따르도록 회유책을 쓰는 것이 원수를 없이하는 방법인데, 그렇지 않고 원수를 죽이거나 강압하면, 그 원수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될 것이 아닌가.

이상의 말은 정치가에 해당하는 말이지만 이것을 우리 개인의 기업 혹은 제반 사업이나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도 다를 바 없다.

기업가의 명령이 종사원에 전달되었을 때 그것을 실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그것이 종사원의 신병을 해치거나 행하기 힘들면 종사원은 일단 그 명령에 대하여 의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기업가는 도리에 벗어난 일을 종사원에게 요청했을 것이며, 그것을 강행하려고 기업가는 점점 더한 강제 수단을 써서 종사원의 비위를 거슬리게 되는 까닭에 파업 등 불미스러운 일이 연발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지혜 있는 기업가는 자신의 기업이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처음부터 소상하게 계략을 세우고, 그 사업에 숙달된 인물을 선택하여 명령을 소상하게 내리면 그 종사원은 주인의 명령대로 순종하여 성과를 올리게 될 것이다. 이것이 세분화된 현대 기업의 방략이며, 결국 종사원은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할 뿐 전체면은 모르고도 능히 기업가는 자신의 기업 비밀을 유지하면서도 대성할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천의 의의


손무는 시계편에서 천을 중요시했지만, 후대의 학자들이 천의 뜻을 너무나 간략하고 상례적으로 해설을 했던 까닭에 너무도 소홀한 감이 있다. 그중에도 음양론인데 이것을 후세의 학자들은 주역의 총명예지라고 했다.

그러나 이것은 손무가 말하는 음양론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다. 물론 총명한 지혜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방법론이 더 중요하다. 방법이 간략하고 알기 쉬우면 총명한 지혜는 없더라도 훈령을 습달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며, 이것은 보편성을 가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손무의 글을 읽으면 누구나 병서를 배우고 습달할 수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병법을 배우고 해석하는 척도에 따라서 능히 습달할 수 있지만, 원문을 소홀이 풀이하면 결국 하나의 염불인 독경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손무의 천에 대한 구절에서 음양이란 것은 홍법의 오행을 이르는 말인 동시에 음양의 변화 과정을 지적한 말이다.

무릇 한 사물 혹은 사건의 변화에 대해 그 변화 과정을 밝게 아는 것은 만사에 있어서 성공의 근본이 되는 것이라 하겠다. 즉 사태의 표면과 내면을 알며, 그것들이 생성 변화하는 과정을 소상히 안다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손무는 천을 도 다음 항목에 기록하였던 것이다. 아무리 왕이 좋은 명령을 내려서 백성들의 뜻에 순종하는 도를 시행하려 해도 사태의 전말을 모르면 어찌 그것이 백성의 뜻에 일치한다 할 수 있으랴.

그러나 후학들은 손무가 세상을 관찰하고 사물을 해부하는 그 각도를 벗어나서 천의 구절은 음양, 한서, 시제 등으로 간편하게 해석했다. 그런데 손무의 병서를 같이 배우고 습득했지만, 결국 싸우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승부 결정이 나서 묘산 없는 싸움이 된 일이 많다. 그 예를 들면 중국의 전국 이래 손무의 병서를 애독하지 않은 장수는 없다. 그러나 공을 세운 장수는 불과 몇 명에 지나지 않았다.

위나라의 조조는 어려서부터 손무의 병서를 애독했다 한다. 더욱이 그는 손무의 병서에 자신이 주를 붙여서, 자신은 물론 그 막장들에 가르쳤다 한다. 이리하여 조공의 신서라는 명칭까지 생겼고 또 그는 출전하여 진을 칠 때에도 병서에 있는 대로 형세를 만들려고 스스로 지휘봉을 가지고 소상하게 선을 그어 놓고 싸움을 했지만, 제갈량에게는 백전백패를 되풀이했다. 이것은 병세의 우열에서 오는 것보다도 손무가 말한 시계편의 해석에 따르는 지혜의 부족이 원인이었다. 반면 또 사마중달도 같은 손무의 병서에 의했지만 공명에는 미치지 못하여 때를 기다려 공명이 죽은 후에 그 뜻을 이루었다.

물론 그것은 장수들의 기량에도 원인이 있지만 손무의 병법을 어느 정도로 해득했는가에 따른다. 그러므로 손무의 천에 대한 해석은 이상에서 말한 도와 같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라 하겠다.

옛날의 병략가나 통치가들은 흔히 말하기를, 손무의 시계편보다는 형세와 기공을 찬양한다. 그 까닭은 천을 하나의 계절의 변화를 가리는 음양, 한서나 시제에 국한했기 때문이다. 만일에 천을 계절의 변동이나 음양의 문제로 해석한다면 나라에는 천관이 있어서 음양이나 계절의 변화를 추정하고 있으니 그들의 기능만으로 충분하다. 따라서 천에 대한 연구가 크게 발전을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당나라 태종이 손자의 병법을 배웠고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쳤지만 참패한 것은 손무의 시계편의 부지에서 오는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우리의 명장 연개소문은 태종의 대군에 비하여 불과 5분의 1도 못 되는 군사로 그들을 참패시켰는데, 이것은 형세나 그 공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병사의 근본이 되는 준비가 잘 되었기 때문인 것이다.

더욱이 현대인에게 천이란 말을 하면 까마득한 옛말같이 생각한다. 해가 가서 세월이 흐르는 것은 가가호호에 걸려 있는 편리한 달력을 보면 되고, 비가 오고 눈이 오는 것은 기상대 발표를 보면 되는데 케케묵은 천을 알 필요가 있겠는가 하고 무시해 버린다. 다만 병법에만 집착하여 이것을 상술이나 처세술로 인용을 하게 되니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예가 많다.

천의 변동이나 계절에 직접 관계를 가진 것은 누구보다도 농부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손무가 병법을 논하는데 왜 천이란 구절을 중요시했겠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손무도 음양, 한서며 계절의 변화를 말했지만 그 외의 것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해석된다.

사실에 있어서 손무 병서 13편이 농부를 위하여 지은 것은 아니고, 한 나라를 통치하는 군왕을 위하여 저술된 까닭에 천이란 뜻을 확대하여 해석해 보면 알 법도 하다.

대체로 손무가 살았던 전국 때에는 천이란 뜻은 하늘도 뜻하지만 군왕도 천이란 말로 많이 통용되었던 것이다. 즉 왕은 하늘의 명을 받은 하늘의 아들이라 하여 천이란 말이 쓰였다. 그러므로 날씨가 불순하다는 말은 천기가 나쁜 것도 되지만 왕의 기상이 나쁘다는 말로도 통용되었다. 따라서 왕들의 통치술을 소상하게 아는 것도 역시 병사에는 중요하다. 그 예를 들면 대군을 이끌고 적국을 공벌하기 위하여 출정하는 장수는 물론, 그 군왕들까지도 상대방의 왕이 통치하는 것을 아는 것이 천에 속하는 것이다. 적국의 왕이 인자한가, 혹은 포악한가를 알며 그 왕의 명령이 국민들의 뜻에 따른 것인가를 안다는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이다.

이상의 견해로 해석을 해 보면 손자의 천이란 계절의 변화는 물론 천하의 정세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 나라의 정세는 물론 천하의 정세를 소상하게 안다는 것은 왕이 군사를 일으키는 데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현대에 있어서도 정치를 하거나, 기업을 경영하는데 세계의 정세를 살펴 안다는 것이 자신의 진로에 혼동을 막을 수가 있다. 더욱 이 세계의 시장이 하나의 시장화된 현대 사회에서 경제 활동을 하려는 기업가로서 세계 시장의 추이를 모르고 어떻게 무역전쟁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므로 세계 열국의 기업가들이 치열한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먼저 천하의 정세에 능통해야 되는 것이다. 옛날 우리 나라 말에 천하에 공을 세운 영웅들은 천하가 돌아가는 일을 자신의 손바닥을 펴보는(천하지사, 시위장중) 듯하다 했다.

손무는 시계편에서 천하의 정세를 모르고 전쟁 준비 계략을 세울 수 없어서 천을 거론했다고 본다. 까닭에 정치나 혹은 경제 활동은 물론 일정한 사업을 하려는 자는 먼저 하늘의 계절이 변화하는 것을 우리 몸에 항상 체득하는 것과 같은 세계의 정세를 소상하게 알고 이에 따라서 사업 계획을 세우며, 또 그것을 능히 실행할 수 있는 인재를 선택하면 성공할 수 있다.


지의 개념


손무가 땅을 말한 것은 행군하는 지방의 거리의 원근, 산세나 하천 등의 험준하고 평탄한 지형을 잘못 알고 그런 지형에 군사를 주둔했다가는 적군의 포위나 공격도 두렵지만 먼저 자신의 군사가 피로해져서 전쟁할 의욕을 잃게 되는 까닭이다. 더욱이 지형에 물기가, 심하여 행군에 곤란한 진수렁 등은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사지가 될 수 있고 또 적군의 포위를 생각하여 먼저 높은 고지를 점령하는 것은 때에 따라서는 오히려 안전하게 살아 나올 수 있는 까닭이다.

이 지리편에 대하여는 지형편에 소상하게 설명했으니 그 때에 하기로 하고, 우선 지자(가 갖는 딴 뜻을 고찰해 보기로 한다. 농사의 방법에는 고대와 현재에 격세지차가 있지만 땅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발전해 나아가는 형태는 대동소이하다. 그것은 지연이다. 땅이 아무리 넓고 광활하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항상 살고 의지하는 것은 집을 중심으로 한 제한된 환경이다.

농촌에 살면 자연히 그 사람은 농촌의 자연풍경에 젖어 소박해지고, 도시에 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분망하여져서 그 몸은 피로하고 마음도 복잡하여 농민이나 어촌의 소박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과 같이 간략하고 소박한 것만으로는 그 욕망을 풀어낼 수가 없다. 도시인이 번잡한 생활에서 오는 습성으로 큼직한 쾌락을 욕구하여 그 심신의 피로를 일시에 배출하려는 욕망을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서 습성이 생기고 그 습성은 결국 하나의 풍속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지리에 대한 문제는 비단 통치가가 아닐지라도 누구나 알아야 한다.

손자는 모든 일에 섬세한 이론을 주장했는데 지에 대한 것도 이러한 관념을 가진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당시에 농촌을 중심하여 정전제라는 섬세한 제도[곡법]가 있어서 이상의 지연을 저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마을에서는 사당을 지어 놓고 그 부락민이 모두 단결하여 풍년제를 올렸다고 할 때, 그 사당이 군왕 이상으로 신봉되는 것은 그릇된 줄 알지만 그 지방 민심을 수습하고 또 그들의 단결된 생활을 도모하는 데는 오히려 그것을 그대로 방치해 두고 제물을 보내서 민중의 단결을 꾀하는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와 같이 땅에서 오는 여러 가지 형태는 병법에 이른바 병진을 가설하고 또 공격 혹은 방위하는 데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천태만상에 적용됨을 볼 수 있다.


장자의 선택


손무가 장수의 선택이라는 기준에 지장을 첫 번째로 꼽은 것은 그의 병서에 나타난 사상과 동일한 견해이다. 어느 시대, 어느 군왕치고 장수의 선재에 들어가면 으레 지장을 좋아하지만, 그가 택하는 데 있어서는 역시 신장, 용장을 취한다.

그것은 춘추 이래 중화사상이 고조됨에 따라 통치가들의 지보다는 오히려 신장과 용장의 편을 택한 것을, 우리는 그들의 사서나 병가에서 엿볼 수 있다. 물론 그러한 사실은 예를 많이 볼 수 있다. 진나라의 몽엽은 대공을 세웠지만 처형당했고, 또한 고조 때 한신도 공은 크지만 그 뛰어난 지장의 총애를 받지 못하고 모두 미움을 사서 처형을 당했다. 이렇게 당시의 풍조를 보면 「높이 나는 새가 없으니 양궁이 필요 없어 그것을 깊은 곳에 간직한다(고마사 낭궁장)」는 말처럼 춘추 이래 전국 때에는 그런 풍조가 유행하였다. 그 영향을 받아 한신도 그가 죽을 때 「사나운 토끼가 없으니 사냥개를 잡아먹는다」고 한 사실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더욱이 춘추 이래 3국 때인 개부에는 무인이 참여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의 풍조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손무가 장수관에 지장을 첫째로 한 것은 특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장


손무는 그의 병서에서 지장의 자격을, 싸우지 않고 적국을 굴복시킬 수 있는 자를 전국위상 전군위상이라 했고, 용간 편에서는 이윤과 여상을 상지라 했다. 이것은 당시 동이족의 병술에는 강자를 지자라 했다는 공구의 춘추기로써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전술관에는 동이의 문화 사상을 지닌 것이라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고대의 지에 대한 것을 연구해 보는 것도 무의미한 일은 아니다.

대체로 중국에서 이름을 떨친 통치가들 중에는 지보다 신을 앞세운 예가 많다. 병략가 이정은 아무리 강한 진나라와 초패왕 항우를 멸하여 통일 제국을 세운 한고조도 능장장지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했다.

그것은 한신이 지적했지만, 번쾌같이 대오의 위인을 고조는 너무 신임하고 지장을 증오한 것을 말한 것이다. 사실상 지장에 속하는 한신을 위시하여 진희, 팽월, 영포 등은 모두 처형되었으며 재상 소하까지도 감금되었다.

이것을 이정은 한고조가 능히 장수의 장수는 못 된다고 평하여, 한신이 고조에 이른바 번쾌는 고조가 믿기는 하지만 자신이 볼 때는 장수의 재목이 아니라 충실한 믿음 있는 오장감이라 혹평 했던 것이다.

그러나 제갈량은 장재에서 이르기를 기변막측하고 동이다단하며 전화위복하여 임위제승한 자를 지장으로 규정했다. 이 말을 해석하면 장군의 지혜가 변화무쌍하여 그 움직이는 것, 즉 군사들의 동정이 헤아릴 수 없어서 적군에 포위되어 참패를 당하는가 했는데 어느새 빠져나와 적군을 전멸할 수 있어서 아무리 위태로운 곳이라도 능히 이길 수 있는 것을 지장이라 했다.

이것은 비단 장수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만 가지의 사업에도 그 사업을 성공하는 것은 지혜에 달려 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자기보다 지혜를 가진 자를 꺼리는 경향이 많다. 즉, 사업을 할 때에는 자기와 뜻이 맞고 맞음이 있는 자를 택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자칫 잘못하여 지모 있는 자에게 속을 것이 두려워서이다. 이런 것은 지혜의 관점이 잘못된 것이다. 원래 높은 지혜를 구비한 자는 그 주인을 해치거나 또 비리의 처사를 안 하는 것이다. 그 역사적인 예를 들어 보자. 고구려의 을파소는 큰 지혜를 갖고 있었지만 그 자신의 식생활이나 비리의 행위를 꺼렸기 때문에 강가에서 낚시나 드리웠고, 또 제갈량 같은 인물도 잔재간으로 호구지책이나 강구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지만 낙양에 숨어서 낮에는 밭 갈고 밤이면 시서나 읽으며 세월을 보냈던 것이다. 이와 같은 큰 지혜를 가진 인물은 어진 군왕이 찾아가도 움직이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 있는 사람을 억지로 못하면 정치는 물론 사업에도 대성할 수 없는 것이다.


신장


신장은 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군주에 믿음이 있으며 군사는 물론 만민들이 믿을 수 있는 장수를 누가 감히 꺼릴 것인가. 그러나 그 믿음에 있어서 주인에는 두텁지만 많은 동료나 사람들에 불신을 당하는 믿음을 가지면 안 된다. 물론 사람의 인품은 각양각색이지만 대체로 믿음을 받은 장수라면 모든 사리에 밝아야 한다. 더욱이 장군의 믿음이란 많은 군사들의 상벌을 다루는 까닭에 더욱 그렇다. 공 있는 병사에 상을 주지 않고 무시하거나 죄 있는 자에게 벌주는 일을 소홀히 하면 국왕의 명령은 물론 장수의 명령이 군사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그것은 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일만 사회에서도 통용되는 것이다. 어떠한 기업가가 그 종사원이 큰 공은 없지만 그래도 작은 공은 있는데, 그 종사원의 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외면해 버리면, 그 이후 그 종사원은 주인의 비위대로 큰 공만을 구하기에 혈안이 되어 작은 공은 무시하게 된다. 이것은 종사원의 잘못이 아니라 주인의 탐욕이 종사원으로 하여금 그렇게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작은 공이 많이 쌓이면 대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인장


병사들에게 불행한 일이 발생했을 때에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은, 하나의 예식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들과 슬픔을 같이하는 적극적 행위를 인정이라 할 수 있다.

장병이나 기업에 종사하는 자에게 불상사가 발생하면 일정한 규정에 따라서 관혼상제 등에 축의금이나 조의금품을 주는 규정이 있을 것이다. 그보다 이런 경우 윗사람은 그것이 자신의 불행한 일인 양 그 부하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적극적인 마음과 표시가 절실히 요청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 부하들은 어떠한 위태로운 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울 수 있을 것이다. 무릇 명장들이 적국을 공멸하여 점령한 후 그 지방의 무고한 양민을 측은히 생각하는 것은 모두 인자한 소위로서, 이는 많은 사람을 얻을 수도 있고 또 단합을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을 통솔하는 데 인자한 인정에 끌리면 오히려 유약부단한 형세에 이르게 되는 예가 많다. 까닭에 군중에서도 지나치게 인자한 장수에게는 중대한 일과 재정을 맡기지 않음이 좋을 것이다. 우리 나라 병참에도 부불능제궁위라 했다. 아무리 궁중에 재물이 많아도 궁한 것과 위태로운 것은 능히 구제할 수 없는 것이다.


용장


용맹한 장수란 그 기개가 도도하여 능히 대군을 삼킬 듯하지만 작은 싸움에는 겁이 많아서 그 몸을 도사리고 큰 싸움에 임하면 추호도 두려움 없이 분전하여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장수를 말한다.

적의 백만 대군을 만나도 두려움 없이 선봉에 서서 큰소리로 꾸짖어 적군의 예리한 사기를 꺾는 것은, 동시에 아군의 사기를 돋우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용맹한 장수는 자신의 목숨을 초개같이 아는 까닭에 싸움의 승패를 경시할 수 있다.

만일 장수가 그 목숨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과 같이 싸움을 가볍게 생각하면 전쟁의 절제를 잃고 전군은 피로하여질 것이다. 또 용맹한 장수에 흔히 있는 폐습으로 교만해지는 일이 있다. 장수가 교만해지면 예의를 잃고 무례한 행동을 하게 되는 까닭에 병사들은 물론 백성들까지도 그를 꺼리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민중이나 병사들까지도 장수를 이탈하게 하므로 그 군은 뭇사람들의 배반을 당하게 되는 예가 많다.

이상과 같은 경우는 일반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용맹이 뛰어나고 탁월한 기능이 있는 것은 좋지만 그러한 인물이 항상 겸손하여 뭇사람의 친근감을 끌면 좋은데, 때에 따라서는 자신의 무용담을 자랑하고 시위를 하는 교만한 행위로 해서 많은 사람들의 거리낌을 받게 되는 예가 많다. 그러나 미약하고 무능한 사람에도 용기 있는 자의 기백으로 그들의 약하고 무능한 기질에 용기를 불어 넣고 힘을 합하는 활력소 구실을 하는 용기를 선용하는 것은 지장들의 슬기에 따르는 것이다. 천하에 없는 무력과 용맹을 갖고 있지만 대인 관계에 있어서는 항상 겸손하여 자신의 용맹이 큰 공을 세울 때까지는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까닭에 선장자는 아무리 그 용맹이 뛰어나지만 평소에는 어린애들도 두려움 없이 대할 수 있는 것이다.


엄장


손무의 병법을 병략가들이 법치주의라 말하는 것은 본 절의 엄장론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원래 군에는 세 가지의 엄한 명령이 있다. 첫째는 북과 꽹과리를 쳐서 소위 청각을 다스리는 엄명이요, 둘째는 기치를 올려 시각을 다스리는 엄명이고, 셋째는 장수들의 준엄한 호령으로 병사들의 마음을 다스리려는 것이라 한다.

이와 같은 세 가지의 엄한 명령이 있기 때문에 질서 없던 병사들 이 수개월만 훈련을 받으면 장군의 호령 하나로 준엄한 산세도 두려움 없이 달리며, 또 파도치는 망망한 대해라도 거리낌 없이 제압할 수 있는 기백을 기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엄한 것은 즉 군의 위엄이며 병세의 힘을 기르는 근원이라 할 수 있다.

장군의 엄한 호령은 전투에 있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평소에는 그 기품을 높여 의절을 지키고 권장하여 부모에게는 효도하고 나라에 충신이 되며 이웃과 뭇사람을 스스로 존경하고 신의로써 교유하는 것도 모두 엄한 호령을 받드는 까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엄한 장수는 지공지사의 엄정한 생각으로 뭇 병사들의 상벌을 엄격하게 시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우리의 개인 생활이나 또 기업을 하는 데도 마찬가지이다. 엄격한 시상이나 형벌에도 엄정한 방법으로 하지 않으면 기강은 문란해지고 명령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법의 개념


손무는 법에 대하여 곡제, 관도, 주용 등을 말했다. 고대의 법이란 현대와 같이 일정한 성문율에 의하지 않았고, 오직 주권자가 필요로 할 때에는 언제든지 명령 하나로 시행해 나아가는 방법을 택했던 것이다.

더욱이 손무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혼란 시기인 까닭에 군왕들의 권모술수가 심했던 시대라, 아침에 명령했던 왕의 명을 저녁에 다시 고치는 조령모개의 풍조가 팽창했던 시대이다. 그러나 당시에도 일정한 형태의 규범 밑에 제도가 있어서 그 제도에 따라 군왕이 신하들에게 죽백에 기록한 문헌을 내리고, 또 이것을 받아 시행하면 그것이 곧 법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제도는 고대의 우리 나라에서도 시행되어 왔다.

물론 현대의 입법 기관인 의회 등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 만, 대사헌(현재 법무부)이나 혹은 각부 대신들의 정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사항을 의정원(총재)에 상신하여 군왕의 윤허와 동시에 이에 필요한 사항의 명을 내리면 이것이 즉 법이 되었던 것이다.

한림의 학자들이 대신들의 정사에서 잘못된 것을 거론하여 그 시정을 촉구한 예도 있었다. 그러나 법의 개정은 모두 군왕의 명에 의해서 발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법의 발효에 있어서 군왕이 결정한 사실을 백성들도 알 수 있도록 방문 형식을 취하는 때도 있으며, 혹은 대신이나 특정한 인물에 전달 형식을 취했던 것도 있다.

한편 전달 형식을 취할 경우 발신을 법의 효력 발생 시기로 보느냐 수신기를 효력기로 하느냐는 문제가 분분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같이 군왕의 전제독재라 하지만 군왕이 법을 명령하는 규범은 엄격히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그 규범은 대체로 선왕들이 만민을 다스리던 법도를 그대로 답습하거나 그 일부를 수정하여 그것을 조정의 문무백관들이 모인 가운데 말로 혹은 서면으로 발표하는 과정을 거친다. 물론 이 경우에 군왕의 의사표시는 곧 법인 것이다.

고대 법 중에서 대전통편 등의 법제는 이렇게 해서 제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군왕의 명령에 따라 지방 향교 등에서 시행되던 간략한 법제를 폐지하고 일률적으로 개정하면 오히려 향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게 된다. 까닭에 향교의 조직이나 그 시행 방법은 모두 곡제에 따라서 존속했던 것이다.

향교의 곡제는 그 나라의 군사 제도를 편성하는 제도와 연관성이 있다. 대체로 그 나라의 병사 제도는 농촌의 농경 제도에 의하여 장정을 선발하여 병사에 보충하고 또 그 곡제인 향교 규정에 따라 그들의 교육을 시행했으므로 그들은 편대의 조직에 따라 능히 3군에 충당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상과 같이 병사의 조직을 섬세하고 능동적인 법제에 따라 군, 사, 대, 오 등의 대소의 조직을 횡적으로나 종적으로 조직하였지만 그들이 모두 관이 행하는 법에 순종하는 것을 관도라 한다. 이상의 조직체를 가진 병사는 군량, 의복, 군기 등 모든 병참 물자의 보급을 받는 것을 주용이라 한다.

 


2


승패의 가름


무릇 다섯 가지는 장수로서 듣지 않으면 안 된다. 아는 자는 이기고 모르는 자는 이기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것을 교량하여 계책을 세워서 정세를 살펴라.


[해의] 본절은 5사를 가지고 일곱 개 항목으로 나누어 본론을 전개하기 위한 전제적인 절실한 구절이라 하겠다. 전쟁이란 일정한 지역에서 군사들이 싸우는 것으로, 무력만 강하고 지혜나 용맹이 있으면 될 줄 알지만 그와는 거리가 먼 자신들의 나라, 즉 후방의 정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갖고 있음을 손무가 갈파한 것이다.

이와 같이 손무의 사상이나 또 사건에 따르는 문사도 얼핏 보기에는 각기 다른 단어의 문장 같지만 그 실에 있어서는 사건의 변화, 즉 음양생성 과정에 따라서 발생하는 형세의 추이와 흐름새에 깊은 관계가 갖는 연역적인 것이다.

장수가 5사를 모르면 반드시 이기지 못하고, 알면 반드시 이긴다 했다. 까닭에 5사를 아는 것은 장수로서 혹은 정치가나 기업가에 있어서 그 사업을 개시하기 이전에 꼭 알아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에 5사를 충분히 모르면 앞으로 전개되는 일곱 개 항의 계책도 선능히 쓸 수 없으며 재력의 낭비와 시간의 낭비가 심할 뿐 피로하여 치열한 경쟁에 이기지 못할 것은 재론할 필요도 없다고 단정할 수 있다.



장자의 유능


장수는 누가 유능한가?


[해의] 장수의 자격에 대하여는 군사편에서 논했지만, 본절에서 말하는 유능이란 장수의 인재에 따라서 대중소 등 각양각색으로 달라서 일정하지 않다. 소위 전기의 5사 중의 장재에서 지장․신장․인장․용장․엄장으로 구분하지만 이것은 그 장수가 가지는 기능에 따라서 부장도 되고 혹은 기병장․보병장으로 나눌 수가 있다. 이러한 장수들 가운데서 그 기능이 뛰어나고 또는 떨어지는 것을 가려야 하는 것이 곳 3군의 장재를 선택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대체로 말을 잘하여 세 치의 혀끝으로 적장을 능히 굴복시킬 수 있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병세를 형성하는 데 유능한 장수도 있다. 또 창검술 등 무예가 뛰어나서 적군 중을 종횡무진 달릴 수 있는 장수 등 여러 형태의 특기를 지닌 장수들이 많다.



치도를 성찰


임금의 도는 누구가 행하는가를 알라.


[해의] 왕이 올바른 명령을 내리고 백성들이 즐겨 이에 순응하는 것은 그 왕의 인품에 관계된다. 그러므로 왕자의 도를 아는 것 뿐 아니라, 그 왕의 중신을 알며 그들의 교유 관계를 소상하게 아는 것은 물론 어떠한 명령을 내려야 백성들의 환영을 받으며, 백성들의 왕에 대한 믿음의 척도를 아는 것 등이 필요하다.

군왕이 올바른 도를 행하지 못하고 백성들의 원망을 받을 때는 군왕이 아무리 엄명을 내릴지라도 백성들과의 사이에는 간격이 있어서, 병사들은 그 신명을 다하여 싸우려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런 나라의 병사는 많다 하지만 장수의 명을 따르지 않게 되어 사기가 떨어질 것이다.

옛날의 장수들은 자신이 싸우고자 할 때는 친히 제후나 군왕을 찾아가서 대면하여 대화를 나누는 일이 많았다. 마찬가지로 손무도 오왕을 만나서 병담을 해 보고 자신의 마음에 들어 병서를 전수했다.

또 한나라 통일에 대공을 세운 명장 한신도 자신이 집극으로 있는 초나라의 항우가 막강한 병력을 갖고 있지만, 미약한 한나라 유방은 항우에 비하여 올바른 도가 행하여져서 백성들의 뜻에 따른다는 것을 알고 생사를 무릅쓰고 한왕을 찾아갔던 것이다. 그러므로 병사를 일으키려는 때에는 장수된 자는 상대국의 군왕이 정치하는 전반적 사항을 소상하게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촉의 제갈량은 군이나 관가에서 인물을 기용할 때에 인물의 그릇을 여섯 가지로 나누어서 기용했다.

첫째 인품의 간사함을 살필 줄 알며 뭇사람의 화난을 알아서 사람들을 복종시킬 수 있는 인물을 십인지장이라 했고, 둘째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저녁에는 일찍 쉬고 뭇사람들의 마음을 잘 살피는 자를 백인지장, 셋째 정직한 성품에다 생각이 진중하며 능히 싸울 수 있는 자를 천인지장, 넷째 외모가 늠름하고 열정적인 성품을 지녔으며 뭇사람들이 부지런하게 일하는 것을 알아주며, 부하들의 굶주림을 애석하게 생각하는 자는 만인지장, 다섯째 어진 사람을 보면 이를 질투하지 않고 자신이 쓰거나 윗사람에 상신하며 그 생활 태도는 하루하루를 근신하고 그 성품은 인자하며 성신관대하지만 항상 그 몸은 한가로우며 어떠한 복잡한 일도 손쉽게 처리하는 것을 십만지장이라 했다. 여섯째 어진 것과 사람들이 그 부하에 넘쳐흐르고 오직 신의로써 이웃 나라를 설복하며 위로는 천문을 알고 밑으로는 지리에 통달하였고 그 부하들의 인사에 밝으며 천하의 정세를 모두 자기 집안의 일 같이 소상한 것을 천하의 대장군이라 했다.

이상과 같은 인재의 기준은 그 인물의 수양이나 지식 혹은 기능의 척도를 가리는 것이므로 기업가나 일반 사회에도 이것을 기준하여 인재를 채용해도 많은 종사원을 통솔하는 데 큰 지장은 초래하지 않을 것이다.



천문지리


누가 천문 지리를 체득했는가?


[해의] 손무가 말한 천이란 것은 홍범구주 제4강의 일월성세시를 가름하는 천문학을 이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천문학은 나라의 천관들이 장악하는 것이며 그 학문에는 율력학 등이 있지만 이것은 약하기로 한다.

지리란 전절에도 상론했지만 땅의 험준․평탄뿐 아니라 성읍성지의 견고함, 혹은 지형을 아는 것을 이른다. 특히 천문지리는 실제로 경험이 없으면 아무리 학문적 이론이 탁월해도 그것은 쓸모가 없다. 그러므로 손무는 천문지리편에서는 체득이란 글자를 쓴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옛 우리 조상들은 서징이라 하였던 것이다.

농부들은 오랜 세월의 경험으로 씨를 뿌리는 이른 봄부터 그 해에 흉년이 들 것인가 풍년이 들 것인가를 가름할 수 있으며, 또 어업의 경험을 지닌 어부는 바다의 물결을 보아도 비바람이 일어날 것을 점치는 것이다. 까닭에 이러한 천문지리를 체득하고 또 알지 못하면 만사에 있어서 큰 지장을 받게 된다. 더욱이 지리는 우리 인간의 생활 터전이므로 환경의 변화를 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태공망은 위수에서 평생을 낚시를 드리우고 세월을 보냈다고 사기에 있지만, 그와는 반대로 은나라에 여러 차례 들어가서 은나라 주왕의 정치 형세는 물론 천문 지리에 관한 형세를 탐지하여 소상히 알고 있었다. 따라서 은나라가 천문이나 지리에 대하여 서징 면으로 운영되지 못하여 민생은 도탄에 빠졌고 민심은 흉흉했음을 알았다.

주왕은 천문이나 지리에서 백성들의 오랜 경험, 즉 서징을 살리지 못하고 오직 주왕의 왕위를 보존하기 위해 천신․지신 등을 모두 군왕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이용하려 했던 것이다. 이러한 은나라의 정세를 파악한 태공망은 노구를 이끌고 병사를 몰아 은나라에 쳐들어가 공멸했다.



법령의 집행


법령은 어느 편이 더 잘 시행하고 있는가?


[해의] 법령의 집행이 잘되고 못 되는 것은 그 나라의 통치를 아는 첩경이다. 나라에는 덕망이 높은 군왕이 상위에 있고 그 밑에는 손자가 5사 중에서 말한 자격을 구비한 인재들이 있어서 올바르게 집행하지 않으면 군왕의 명령이 만민의 뜻과 합치되지 않는다. 따라서 법령의 집행되는 과정을 보면 그것 하나로도 능히 그 나라에 인재가 얼마나 있으며 또 그들의 재량도 측정할 수가 있다.

더욱이 섬세한 조직체를 편성하고 그 조직의 구성원은 어떠한 제재를 받지 않고 자신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곡제가 시행되어 있으면 군사들이 적군과 싸울 때에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군왕이나 또 대장이라 하지만 한 부대를 이끄는 장수의 진중에 들어가려면 위병의 제재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군왕의 명을 받은 대장은 3군을 조직하는데 군단, 사단, 부대 혹은 대오 등을 편성하고 이에 대한 조직원은 모두 그들이 능률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섬세한 법을 제정하여 능동적이고 효율성 있는 효과를 발휘하기 위함이다.

법령이 잘 운영되지 못하면 엄정한 기율이 서지 못하고 조직원의 집무숙달이 발전되지 못하며, 그 조직원의 사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래서 손무는 「법령은 누가 잘 시행하고 있는가」라고 주장하여 시계편에 강조한 것이다.



병중의 강약


병중은 누가 강한가?


[해의] 병사들이 강하고 약한 것은 여러 가지 면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이상에 말한 도, 천, 지, 장, 법 등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형체이며 실지에 있어서는 장수들이 훈련시키는 척도에 따라서 병세가 좌우될 수도 있다. 더욱이 장수들의 용병술, 재정과 장비, 또 기공 등이 병세의 강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략가들은 병세의 증강에 많은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나라 명장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분석해 보면 병세의 증강에 노력한 면을 볼 수 있다. 장군은 높고 절개 있는 기품을 항상 뭇 병사들에 권장하는 데 주력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장군은 충신구어 효자지문이라 하여 병사들에게 부모에는 효도하고 나라에는 충성하며 믿음과 의절로써 그 몸을 나라에 이바지하는 높은 기품을 보여 병사들의 사기를 높였던 것이다. 즉 부모에 효도하고 벗이나 동료들과는 신의로 교유하며 지덕을 닦아서 경솔함이 없이 신중한 풍모를 조성하여, 일단 유사시에는 신명을 다하는 충성으로 힘을 기울여 병중의 사기를 앙양하게 했던 것이다. 병세가 강한 것은 곧 장수가 강한 것을 뜻하는 것이다.

적군과 대적했을 때 모략이 능하지 못하여 당황하는 것은 평소에 시비를 가릴 수 있는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만일 자신이 지략이 없으면 예의로써 지혜 있는 사람을 초빙하여 기용해야 되며 자신의 형세가 미치지 못하는 것을 알아서 항상 이것을 보충하여 앞으로 어떠한 형태라도 능히 이겨낼 수 있는 대책을 갖추는 것이 병중의 증강책에 해당되는 것이다.

물론 병사가 많은 것도 병강의 하나는 되지만 원래 손무는 정병책을 썼던 까닭에 아무리 많은 병세라 하지만 오합지졸은 도외시했다.



교련과 숙달


사졸은 누가 교련이 잘 되었나?


[해의] 장수가 유능해서 아무리 좋은 명령을 내렸지만 사병들의 교련이 안 되면 어떻게 재빠르게 그 명령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인가. 결국 장군의 명령은 많은 병사들의 행동에 속한다. 병사들의 일거일동이 장수의 명령과 일치했을 때 이것이 장수와 사병들의 마음이 일치된 것이다. 동시에 이것을 가리켜 강병이라 하는 것이다. 까닭에 병사를 교련하는 것은 병사를 일으키려는 나라에 가장 긴요한 대상의 하나이다.

아직은 소박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필부를 모아서, 처음에는 10명을 교육하고 그 10명이 백 명을 가르치며 그 백 명은 천 명, 천 명은 만 명, 이렇게 해서 3군의 백만 대군을 편성하면 그들은 모두 대오를 이루어 세련된 동작과 숙달한 솜씨로 다양한 무기를 자유로이 조정하여 적군을 무찌르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병사의 훈련은 병세를 강하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피아간의 병중의 교련 과정에서 그들의 숙달한 정도를 소상하게 아는 것은 앞으로 어떠한 형세가 다가올지라도 대비하기 위한 준비 과정의 하나이다.



상벌의 실태


상벌은 누가 밝게 집행하는가?


[해의] 상벌은 군사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을 쓰는 데 있어서 성공하는 척도이다. 즉 공이 있으면 대소를 막론하고 상을 주어서 그 병사들이 즐겨 공을 세울 수 있게 하는 것은 주장이 뜻하는 것에 접근하는 방법이며, 또 죄를 지어도 벌하지 않으면 그것은 주장이 뜻하는 바에서 멀어져 가는 소행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공이 미소하다 하여 상을 주지 않고, 죄가 미소하다 하여 방임하면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호오에 대한 시비를 가릴 수 없게 되어 결국 그 조직체는 엄청난 큰 공만을 꿈꾸는 기강이 없는 조직체로 변모할 것이다. 기강이 해이해지고 대욕만을 욕구하는 개인이나 조직체, 혹은 군사가 대공을 세운 예는 만고에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시계, 즉 사업을 개시하기 이전부터 자기 편은 물론 상대방의 상벌이 시행되는 형세를 소상히 알면 상대방의 전력을 파악 할 수 있는 것이다.



대승을 장담


나는 이것으로써 이기고 지는 것을 안다. 장수가 나의 계략을 듣고 채용한다면 반드시 이길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그를 머물러 있게 할 것이다. 만일 나의 계략을 듣지 않는다면 반드시 패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를 보내야 할 것이다.


[해의] 본절은 장수들에 이르는 교훈이다. 손무가 말한 5사 7계를 실천한 장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니 그는 머물러 쓰게 하고, 그 계략을 실행하지 않고 적과 싸우려는 자는 반드시 싸워서 패할 것이니 이런 자는 쓸 수 없어 그대로 보낸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아직도 적과 싸우거나 혹은 대전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일정한 일에는 특정한 사항이 있어서 그것을 성취하려고 그에 필요한 인재를 쓰는 것이다. 새로이 기용한 책임부서의 인물이 이상의 5사 7계를 충실히 알아서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 그 계획은 아무 근거도 없는 황당무계한 계획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계획에 따라 사업을 하려 들면 그것은 백 번 해서 백 번 실패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까닭에 대장은 장군들의 계략이 과연 자신의 최상적인 그 나름대로의 계략인지 아니면 사실상으로 5사 7계를 알고 세운 정밀한 것인가를 가려 보고, 이에 미치지 못 하면 그 장수는 쓰지 말라는 것이다.



이계는 형세


이로운 계략을 들으면 이것을 가지고 곧 형세를 이루고 이것이 또 밖을 돕게 한다. 형세란 이에 따라서 권세를 제압하는 것이다.


[해의] 이것은 병세의 변화와 그 운영에 대한 일단이다. 적군에는 불리하지만 우리 편에 이로운 것이 있으면 즉각 적의 허약한 곳, 즉 불리한 곳을 공격한다.

이와 같이 적을 공격하여 승리를 하면 우세하던 적군은 열세에 놓이고 아군은 자연히 우세해진다. 따라서 아군은 주위 환경이 우세해지는 형세에 놓인다. 이것이 밖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이며 안팎으로 유리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형세란 이에 따라서 제압할 수 있는 것이지, 이롭지 못한 것을 공격하면 반드시 해를 당하게 된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로운 계략을 들으면 즉각 이에 대한 형세를 이루어 준비해 두면 적군이 언제 공격해 와도 준비해 둔 그 계략에 따라 즉각적으로 대처하여 방위할 수 있는 고로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로운 계략을 듣는다는 것은 백 가지 사업에도 또는 자신이 성공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병자는 궤도


병자는 궤도이니라.


[해의] 속임수를 만들어, 제3자는 물론 당사자도 모르게 해서 자신은 계획대로 성공하고 상대방은 속임수에 속아서 어그러지게 한다는 계략이다.

이상의 모든 계략을 서두를 때, 시계편 본론에서 열거한 조항들을 구비하는 데 있어서 우리 편이 만전을 기하면 당사국도 같은 방법으로 만전을 기할 것이다. 까닭에 우리 편은 만전을 기하면서도 상대국이 모르게 은밀하게 하여 상대국이 오히려 우리 편을 얕잡아 보게 함으로써 방비를 갖추지 못하게 하라는 뜻이다. 더욱이 이 구절은 시계편에서도 중요하지만 적군과 대진한 후에도 많이 쓰이는 구절이다.

사람들은 흔히 병법은 하나의 속임수라고 한다. 까닭에 지고 이기는 것을 하나의 숙명적인 운명같이 알고 싸우려는 자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궤도의 쓰는 방법을 착각한 것이다. 아무리 병사가 궤도라 하지만 승산 없는 싸움에 고귀한 생명 재산을 걸고 죽고 패망을 자처할 수 있을 것인가.

본절에서 궤도라는 것은 속임수에는 틀림없지만 가능한 한 최저로 희생을 즐기고 이기자는 데 그 뜻이 있다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편에서도 상대방과 같이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즉 5사 7계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는 내실면은 추호도 속임수가 없이 정정당당한 준비를 하지만, 오직 상대국에 대하여는 겸손이나 비하의 태도를 취해도 좋고 오히려 적에 승산을 인식시켜 우리 편의 장비에 미치지 못하게 하라는 것이다.

병자가 궤도요 불상지기라는 것은 나라의 존망이 관계 되고 살생이 많으니 만부득한 경우에만 전쟁을 하는 것이므로 병자에게는 상서롭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될 수 있는 한 살생을 줄이고 재산의 피해를 적게 하려면 신속한 시일 내에 살생을 최소한도 줄이는 전쟁이 즉 궤도에 속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후대의 병락가들이 손무의 병법을 잘못 알고 속임수로 소수의 병력을 가지고 신속하게 싸웠거나 혹은 신출귀몰한 게릴라 형태의 공격을 한 자는 일시 적국을 놀라게는 했으나 성공을 거둔 예가 적다.

예를 들어 관우, 장비, 조자룡 등 만부부당의 창검술을 가진 유비군은 조조와 싸워서 연패를 했다. 이것은 병사의 개념인 5사 7계를 구비하지 못한 싸움이라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제갈량이 군사로 초대된 후부터는 기본 원칙이 섰기 때문에 같은 장수에 같은 형세이지만 백전백승을 했던 것이다.

또 한신의 경우도 그렇다. 조나라 광무제는 천하에 이름을 떨치는 명장이라 그 명장이 이끄는 대군을, 그거도 광무제의 지역 내에서 배수지진으로 이기자 한신의 이름은 천하에 떨쳤다. 한고조는 그 여세를 몰아 일거에 항우의 우군인 제나라를 치거나 그렇지 않으면 항우의 공격을 받아 위태로운 자신을 돕든가 하라고 했지만 한신은 아직도 5사 7계의 모든 조건이 성숙되지 않아서 병사들의 교련에만 열중했다.

한신의 이런 태도가 고조의 비위에 거슬려 대장직과 그 부인을 빼앗겼다. 그러나 한신은 아무 딴 뜻 없이 병사를 조련하는 과정을 설명하여 그 봉변을 면했다. 이것은 역시 한신의 계략이 속임수로 싸우려는 것이 아니고 오직 정병으로 정세를 갖추어 싸운다는 병사의 기본 관념인 것이다.

이와 같이 후세에 대공을 세운 명장들은 같은 손무의 병법에서 궤도를 배웠지만 모두 정병술을 가지고 승리를 거둔 것을 우리는 깊이 생각하여, 안일한 속임수로 성공을 바라지 않아야 한다.



무능을 보여라


그러므로 능한 것도 능하지 못한 것같이 보여라.


[해의] 이 말은 속임수라고 하지만 얼핏 보아 겸손을 빙자한 행동에 속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적군의 계략을 빗나가게 할 수가 없다. 만일 자기 편에 어떠한 계략이 있음을 알면 적국에서는 그보다 더 좋은 계략을 준비해 서두르게 되는 까닭에 막대한 군비의 경쟁이 치열해져서 종말에는 나라의 재산이 모두 없어질 것이며, 따라서 전지에서 격전도 심하여 막대한 살상을 면하기 어렵다. 까닭에 자신이 유능한 것을 감추고 무능한 태도로 보이는 것은 그 정도의 희생을 감면시키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신의 모사 과통이란 사람은 머리가 비상했다. 그는 모사로 탁월한 지혜를 갖고 있었지만 한신에게 한왕을 배반하라고 권했으나 한신이 말을 듣지 않자 그는 미친 사람의 행세를 하고 저잣거리를 방황했다. 물론 이것은 아직도 쓸 수 있는 계량을 미쳐서 못쓰게 되었음을 한고조에게 보이기 위함이었다. 까닭에 그는 요행히 그 목숨을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불용을 보여라


부리면서 못 부리는 것을 보여라.


[해의] 전절의 무능은 지혜를 상징하며, 본절은 용병술을 이르는 말이다.

적군을 불시에 공격할 만반의 태세는 모두 갖추었지만 병사들이 피로하여 휴양을 시킬 듯이 질서를 잃고 땅 위에 쓰러져 보이면 적군은 그 병사를 피로한 노병이라 하여 안심하고 있든가 혹은 급습해 올 것이다.

이것도 능히 부릴 수 있지만 일부러 못 부리는 듯 가장하는 것이다. 또 군중의 위력 있는 장비가 있지만 이런 것을 능히 쓸 줄 몰라서 용병에 쓰지 않으면 적은 기공 없는 장수를 부렸다고 코웃음을 칠 것이다.

이런 전사는 많다. 춘추 전국 때 진나라의 순오가 북적을 칠 때 기차 사건은 유명한 이야기다. 즉 순오는 북적군과 대전할 때 돌연 많은 전차를 버리고 보병으로 대전했다. 북적의 장수가 순오의 군진을 보니 전거, 공차, 중차, 경차는 물론 취자차까지 모두 버리고 보병으로 대진해 오니 그는 안심하고 미소를 짓고 있을 때, 순오의 군대가 맹공격을 해 와서 참패를 하고 북적군은 태원을 버리고 도망했다.

이것을 후세인은 기차 사건이라 하여 의론이 분분하지만 순오는 그 때 그 지형에서는 전차를 쓰는 용병술보다 전차를 모두 버려서 승리한 것이다. 그렇다고 순오가 병차를 쓸 줄 모르는 위인이 아니고, 북적군에게 자신이 부릴 수 없는 것을 보여서 적군의 판단을 그르치게 한 계략이라 할 수 있다.



원근을 현혹


가까운 것을 먼 것 같이 보이고, 먼 것은 가까운 것 같이 보여라.


[해의] 가깝고 멀다는 말에는 거리가 멀다는 말과 날짜가 가깝고 멀다는 말이 있으며 대인 관계에도 가깝고 먼 것이 있다.

그러므로 본절의 원근은 어느 편에 쓸지라도 상대방에 자신의 본뜻을 모르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가령 적국의 어느 곳을 공격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 자신은 가까운 곳은 좋기는 하지만 방비가 너무 완벽해서 자신이 없으며, 거리는 다소 멀지만 후방을 치겠다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면 자연 적은 일정한 군비를 갖고 있으니 전방의 방위 태세를 후방으로 분산할 것이다.

또 그 날짜에 있어서는 당장 공격하려는 자가 천연스럽게 1년 후에 공격할 준비를 하는 양 보이면 적국은 빠른 날짜에는 공격이 없으리라는 어긋난 계책을 세우게 된다.

또 어떠한 장군이 특정인을 가깝게 교유하며 일부러 횡설수설하여 자신의 계략을 말해 준다. 그러면 적국의 스파이는 장군과 가까이 지내던 그 사람에게 정보를 얻어 가게 될 것이다. 이것은 먼 사람을 가깝게 보이며 거짓 정보를 적국에 주어서 계략을 어긋나게 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런 정도의 방략은 현대의 상술에도 많이 쓰이는 것이다. 특히 상술의 경쟁과 발달이 심화함에 따라서 자신의 진상을 현혹하지 않으면 자신은 존립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상술의 방략도 심오하지 못하면 자신을 보존하는 수단이 못되고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각별한 배려를 요한다.



유인과 공취책


이로써 이를 유인하고, 어지러운 것은 이를 공취하라.


[해의] 본절의 해석도 각양각색의 형태로 생각할 수 있다. 적장에게 미인이나 귀중한 물건을 제공하는 일, 적군이 작정한 일정한 지역 혹 계략을 바꾸는 양 가장하여 이를 주는 것, 이 편이 일부러 약한 것을 보여서 이를 주는 것 등 천태만상이다.

이에 대하여 태공망은 문벌편에서 적국을 도모하는 계략을 소상하게 말했으며 또 손무의 병법 13편에는 본절의 뜻이 내포되지 않은 곳이 없다. 강적과 대진했을 때에는 머리를 숙이고 비하 수단으로 적을 달랠 수도 있다.

특히 아직 전쟁이 개시되기 전에 이로써 유인하는 방법은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것은 결전 시기에 이 계획이 이루어지는 것보다는 개전 전에 이로써 유인하여 혼란해진 간격을 이용하여 신속 과감하게 공격하는 것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적군의 혼란한 틈을 타서 공취하라는 것도 적합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대체로 병사들이 새로운 지형에 이르러 아직 그 곳 수토나 환경에 익숙하지 않을 때는 간격이 많다. 그러나 일정 기간을 주둔하면 그 곳 수토나 환경에 적응하며 벌써 병사들은 숙달되어 좀처럼 간격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군들은 하오에 막사로 돌아갈 무렵 혹은 식사할 때 등의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유치한 방법이긴 하지만 고대의 장수들은 그 지방의 토호 등을 통하여 술과 안주를 보내 놓고 그 때에 공격하는 방법도 썼다.

그러나 현대전에서는 피아간에 공작, 첩보 등의 활동이 치열해서 좀처럼 성공하기 곤란하다. 그러므로 현대의 전술은 이로써 유인하는 전술도 다양하고 교묘해서 추호라도 방심하면 이로 이끄는 전술에 빠지기 쉽다.

원래 손무가 이로 유인하고 혼란이 있으면 공취하라는 구절을, 태공망의 문도편․문벌편 또 3략․제갈량심서 등에서는 전쟁의 개시 전에 이 계략을 쓰라고 명백히 했다.



정비와 강자


실하지만 이것을 갖추고, 강한 것은 이를 피하라.


[해의] 본절은 내가 실할 때와 적이 강할 때를 가리라고 이른 말이다. 무릇 장수들은 모든 준비가 갖추어져 충실해지면 교만해지기 쉽다. 따라서 실한 것을 가지고도 항상 조심성을 가지고 수시로 검열하여 다소라도 잘못된 것, 부족한 것은 정비해야 한다.

원래 명장들이 싸우면 백전백승하고 방위하면 태산과 같이 견고한 것은, 다른 방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충실한 것을 정비하여 추호의 결함도 없이 갖춘 까닭이다.

즉 실하다고 교만하여 방치해 두면 병사들은 태만해지고 창검은 녹이 슬고 결국 노폐해진다. 또 강한 적을 피하라는 것은 적국이 강하면 싸울 것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뜻이다. 손무의 경우도 그 당시 제나라, 진나라 등은 강대하여 그들과는 싸움을 피하였다. 까닭에 강대한 나라와 친선을 맺어 미약한 자기 나라의 국위나 권위를 높이는 것은 좋지만 싸우면 안 된다. 초패왕 항우가 강대하고 유방은 오직 한중의 왕이 되었을 때에도 장자방은 한왕에게 어떠한 굴욕도 인내하고 싸움을 피하라고 간청했다.

그리하여 한왕은 여러 해 동안 한중에 들어가서 병력을 실하게 하고도 부족하여 정비를 하며 촉에서 집극 벼슬에 있던 한신을 초빙하여 갖추는 데 주력했던 것이다.



노이요지책


노하게 하고 요란스럽게 하라.


[해의] 본절도 시계편인 까닭에 전쟁을 개시하기 이전에 쓰는 것이 상책이다.

그것은 당사국에서 노하여 서두르게 되면 준비에 실과 갖추는 일이 소홀해진다. 더욱이 출정 전이라 그 군왕이 노하여 장수들을 독촉하고 핍박하게 되는 까닭에 장수들은 불만으로 안절부절하게 되고, 정밀하게 정비하려면 계획은 좌절되고 허술한 손질을 하여 출진하는 결과를 자초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정비가 불비한 군기나 전차를 가지고 출진하여 싸우게 되면 큰 환난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즉 중차의 바퀴나 혹은 한 부속품이 잘못되어 전복되면 이를 조종하던 병사가 죽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이런 틈에 적의 기습을 받게 되면 혼란을 자초하여 전군이 살상되고 나아가서는 나라가 망하는 예가 많다.

이와 같이 전쟁 준비를 하는 기간에 주장이 노하여 장수를 핍박하게 되면 전군의 혼란이 야기되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고대전에는 노하게 하여 혼란하게 하라는 구절을 시계편은 물론 전지에 이르러서도 많이 쓰였다. 즉 일정한 지역에 복병을 해 놓고 유인하려는 계략을 세우고 적군의 장수를 모욕하여 노하게 해서 요란스럽게 하는 것, 장수나 군왕의 인격을 비방하여 병사들 앞에 수치를 주어서 노하게 하는 일도 있다.

우리 나라 병참에 이르기를 왕이 노하면 천하가 소란하며, 장수가 노하면 진중이 소란하여 결국 나라는 공허하고 진중은 허탈해진다 했다.

상대국을 노하게 하여 소란스럽게 하는 것은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까닭에 이런 방법은 상술에도 많이 쓰인다. 즉 상대방의 주인을 노하게 하여 그 부하들을 핍박하여 소상한 계략을 흐리게 하여 나의 뜻하는 계략을 성취하려 할 때도 이런 계략은 절실하게 필요하다. 만일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길 때는 어떠한 굴욕을 참고라도 인내하는 것이 성공하는 첩경이다.



굴욕을 인내


낮추어서 교만하게 하라.


[해의] 이 말도 강적을 만나서 싸워야 아무 승산은 없고 오직 패망을 자초하기 쉬울 때에, 전절의 노이요지와 같이 흔히 쓰이는 구절이다.

낮춘다는 것은 지극히 힘들다. 더욱이 무인으로서, 그것도 자기의 부하들이 많은 면전에서 적장에게 욕설을 당하거나 혹은 수치를 당하고도 그것을 천연스럽게 넘기는 것은 죽는 것보다 힘든 일이다. 그러나 이 수치, 굴욕을 참을 수 없는 자로서 만고의 대공을 세운 명인은 한 사람도 없다.

역사의 예를 찾아보면 삼국통일의 대공을 세운 신라의 무열왕 김춘추는 강대국 고구려의 보장왕의 발뿌리에 무릎을 꿇고 친선동맹을 애원하는 굴욕을 참았지만, 후일 3국을 통일하여 단군 성조의 핏줄을 계승하는 성군이 되었고 또 이순신은 죄인이란 터무니없는 누명을 쓰고 형리와 옥리들 발뿌리에 무릎을 꿇고 조아리는 비굴을 보였지만 왜군의 수십만 대군을 일거에 공멸하는 만고의 대공을 세운 것이다.

또 한나라의 명장 한신은 불량배들의 바지 가랑이 밑으로 기어나가는 비굴을 참았지만 결국 한나라 통일에 으뜸 가는 대공을 세운 것이다.

이와 같이 자신의 깊고 높은 뜻을 낮추고 강대한 제국의 왕이나 장수를 능히 달랠 줄 아는 도량이 필요한 것이다.

흔히 장수들은 체면을 내세우는 예가 많다. 물론 체면을 모르는 인간은 파렴치한이고 인격을 구비하지 못한 인간이다. 그러나 국가의 중대사에 이르러 만민에 이익을 가져오기 위하여는 일시의 비굴이나 굴욕쯤은 인내할 줄 아는 것이 용기와 슬기인 것이다.

인간의 심성은 원래 교만끼가 있어서 천하의 명사들이 뭇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으면 더욱 교만해지는 것이다. 까닭에 민족 국가 혹은 자신의 성공을 위하여 머리를 숙이고 그 뜻을 낮추어 상대방의 교만을 높이는 일은 많은 인명을 보존하는 살신성인의 방법도 되는 것이다.



피로와 안일


편안한 것은 피로하게 하라.


[해의] 편안한 자는 화락하고 단결이 되어 애향심이 싹트고 애국충정이 조성되는 것이다. 까닭에 안일한 형세에 있는 나라에는 호사마다격으로 어떠한 일을 만들게 해서 그 나라 백성들을 피로하게 만들어야 한다.

백성들이 피로하면 군왕을 원망하고 병사가 피로하면 그 장수를 원망한다. 백성이 피로하면 군왕의 도가 순조롭게 행하여지지 않고 병사가 피로하면 장령이 시행되지 않으며 전투력을 상실한다.

이런 책략은 현대의 첩보전 혹은 상술에도 많이 이용된다. 상대방 기업가에게 진기한 골동품이나, 그림, 고급 자동차 등을 보내서 상대방을 호화롭게 만들며 그 다음에는 미녀와 보옥을 보내서 주색이나 방탕함을 조장하여 피로하게 만들어 기업의 기능을 상실하게 한다. 이와 동시에 사상적으로 견실하지 못한 것을 주입하여 분망한 생활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시켜 종사원들의 피로를 거듭하게 하는 것이다.

까닭에 기업가는 건실한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고 그 종사원들이 안정되지 못하면 그들 생활은 안정될 수 없는 것이다․

본절의 일이노지책은 그 나라의 형세와 군중의 형세를 전망하고 이것을 앞으로 이끌어나가는 높은 책략을 이르는 것이다.



이간전술


친하면 떼어 놓으라.


[해의] 이 구절은 이간작전에 해당하는 말이다. 원래 본절은 전쟁 이전, 아직 상호 국교가 있을 때 전개되는 전술이라 당연히 시계편에 관련된 구절이라 하겠다.

더욱이 현대 국가들은 이간전술을 평상시부터 상용하는 풍조가 생겨서 아무리 동맹국이요 친선을 도모한다고 하지만 역시 그 척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이간전술이 내포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영국이 아편전쟁 이래 세계를 휩쓰는 영토확장 내지 경제 수탈책의 하나로 권모와 패도 통치를 한 이래 한때의 조류를 형성한 예가 있었다.

이러한 조류는 극동에도 침투해서 중국에는 조직성을 갖는 첩보 조직을 이모란 자가 청방․흥방 등의 조직체를 갖고 침략해 오는 일본군을 막으려 했으며, 일본은 그들대로 첩보망을 조직하여 극동 일대를 휩쓸었다.

이와 같이 그릇된 이간전술이 발전되고 그 방식도 다양해져 어느 정도는 소기의 목적을 달할 수가 있겠지만 오히려 그보다 많은 대가로 불신을 받게 되는 것이다. 까닭에 이간술이란 남용하면 한때는 작은 이익을 얻지만 앞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간책에도 섬세하고 조심성 있는 책략을 써서 가능하면 어떤 인물 혹은 한 사건에 국한한 거세 전술을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체로 이간전술의 양상을 보면 그 나라의 중신을 거세하여 간신으로 대치한다. 자신의 첩자를 군왕이나 중신에 접선시켜 통치의 방향을 빗나가게 한다.

형세가 이에 이르면 백성들은 군왕이나 그 중신을 불신하게 되는 까닭에 민심은 흉흉해지고 재야에 있던 소위 호걸들이 머리를 들고 활거하게 된다. 그런 형세는 벌써 이간전술의 첫 단계이고 그 다음에는 많은 재화를 갖고 호걸들을 매수해서 군왕의 빗나간 시책을 공박하여 군왕의 권위를 추락시킴으로써 올바른 도를 행하지 못하게 하는 형세에 이른다.

이러한 2단계에 들어가면 그 다음에 군왕은 자신의 권위를 회복하려고 사원치원책을 쓰게 되며, 백성들의 뜻은 아랑곳없이 강력한 힘으로 통치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 예를 들면 한왕의 모사 장자방은 초패왕을 거세할 때에 이 작전을 썼다. 항우는 모사 항백과 친하여 그에게 계략을 주어서 범중의 계략이 빗나가게 했다. 이렇게 하여 범중을 거세하고 항우는 폭군이라 민심을 잃게 한 후 항우의 중신 중 유능한 한신, 진평 등 많은 인재를 한나라로 끌어들여 중용했다. 결국 항우는 눈귀를 가리웠고 손발을 묶기는 꼴이 되어 한고조에 참패했다.

이와 같은 이간책이 많이 쓰여진 것은 중국 춘추 이래 전국에 많이 성행했다. 그러나 이렇게 졸렬한 이간책으로 천하를 얻은 제후는 나라가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권모로 망한다.



승리하는 법


그 갖추지 못한 것을 치고 불시에 나가서 치는 것, 이것이 병자의 이기는 것이지만, 가히 먼저 말할 수는 없다.


[해의] 본절은 출전하여 싸울 때에 해당되는 말이지만 시계편에서 그러한 계략을 세워서 병사의 훈련은 물론 제반 설비에도 힘을 기울이라는 뜻이다.

장수는 항상 5사 7계를 알고 동시에 전황을 살펴보면 형세를 판단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말했다.

대체로 적군의 기치나 창검, 혹은 대열을 보면 군사들의 사기나 또 능력을 알 수 있으므로 갖추지 못한 곳이 있으면 불시에 공격하라는 것이다. 결국 장수가 전쟁에 승리하는 것은 갖추지 못한 곳을 불시에 공격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오직 장수만이 아는 것이지 현황을 보지 못한 사람은 누구도 예측할 수가 없고 또 말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장수의 계략은 오직 자신이 혼자 알고 그 비밀을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

만일 작전계획이 외부에 누설되어 적국의 수중에 들어가면, 지금까지 세워둔 계략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새로운 계략을 세워야 하니 전반적으로 큰 지장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묘산은 성패


대체로 싸우기 전에 묘산하여 이길 셈이 있으면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아직 싸우기 전에 이기지 못할 셈이 있으면 얻은 것이 적을 것이다. 셈이 많으면 이기고 셈이 적으면 이기지 못한다. 하물며 셈이 없는 데서랴. 그러므로 나는 묘산을 보고 승부를 볼 수 있다.


[해의] 이상의 말은 만사에 있어서 사전에 정밀한 탁상계획를 세우고 이 계획을 종묘에 제사하고 중신이나 출정할 장수가 모여서 회의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물론 손무의 그 시절에는 왕이나 혹은 제후든 간에 중요한 결정은 모두 종묘의 결정이라 했으니 묘산이란 최고수뇌들의 회의에서 산출한 계략이었다. 까닭에 이 계략은 누구도 범할 수 없는 중대 회의였다.

손자는 싸우기 전에 그 묘산을 보면 이기고 질 것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을 말했다. 물론 묘산의 계획은 시계편에 있는 항목에 따라서 추산할 수 있겠지만 그 중에도 섬세한 계략을 세우면 싸우기 전부터 얻을 것이 많을 것이라 했다.

싸우기 전에 얻는 것이 있다는 것은 그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릇된 일을 발견하면 우선 자신의 시책부터 개정하고 시정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좋은 묘산이란 그 나라의 지략가와 어진 인재들이 모여서 계략을 세운 계획서라, 그 계략에는 새롭고 슬기로운 방법이 있어서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방법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동시에 묘산이 적다는 것은 어진 신하와 지혜 있는 인재의 묘산이 못되니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은 견해로 볼 때 묘산이 많으면 이기는 것이며 묘산이 적으면 그 정도로 그 나라는 미약하여 싸워서 이기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하물며 아무 계략도 없이 큰일을 하나의 도박처럼 생각하는 무리에 있어서는 승산을 논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따라서 그는 묘산 하나로 능히 싸움에 지고 이기는 것을 충분히 식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설


칠계를 운용


손무가 시계편 서두에서는 5사를 말했고 본절부터는 5사를 가지고 7계라는 형체로 전개하여 그 양상의 이폐를 다양하게 말했다.

시계편 서두에는 일정한 체에 대한 설명이다. 다시 말해서 도의 형체, 하늘의 형체, 혹은 땅이나 장수, 법 등의 실체를 소상하게 설명하기 위하여 다섯 가지, 즉, 사로 나누었다. 그리고 5사의 형체에서 형성된 그 쓰임새, 즉 용도를 가지고 상호간의 우열을 가리는 기준을 삼은 것이 7계라 할 수 있다.

즉 임금의 통치가 착하고 악한 것을 알며, 또 천문지리를 활용하는 방법이나 장수들의 행위가 쓸만하며 병사들의 교련이 잘 되어 싸울 수 있겠는가 등 모두 전쟁의 수행과정에서 그 활용성을 말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오래된 고전문이라 문사의 뜻이 깊고 해석하기 어려운 까닭에 손무의 병서를 읽어 이를 활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그것을 쓰는 방법도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은 손무의 병서를 애독하고 잘 쓴 까닭에 명장이 되지만 이와는 반대로 같은 병법을 애독하고 습달했는데도 실지로 전쟁에 나가서 패하고 망한 장수가 많다.

물론 그런 것도 인물의 기능에 달려 있는 것이지만 그보다는 고대의 문헌은 너무도 총괄적이요 또 형이상학이어서 그런 것이리라. 현대의 학문과 같이 분과적으로 나뉘고 단계적으로 소상한 이론을 전개했으면 누구나 쉽게 읽고 습달하면 어느 정도의 기준까지는 같은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옛날 병가의 대가들도 손자의 병법은 시계편을 충분히 공부하면 수백 종의 병서가 있다 하지만 읽지 않아도 싸움에 이길 수 있다 했다.

또 당나라의 명장 이정은 손자의 병서를 태공망의 6도에 버금가는 것으로, 이 손무의 병법을 상중하 3단계로 배우고 그 척도에 따라서 훈련을 시키면 좋다고 했다. 이와 같이 손무의 병서는 그 뜻이 깊어 활용하는 방법에서 복합성을 일깨워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앞으로 전개될 그의 병서의 권모에서도 무궁무진함을 알 수 있지만, 그러나 그의 병서는 시계편이 가장 심오하다고 할 수 있다. 전기에도 손무의 내력에서 말했지만 손무는 태공망 이래 병가들이 많이 배출된 제나라에서 출생했고 그 곳에서 병법을 배우고 습득해서인지 시계편은 문사의 내용이 6도의 내용과 같이 세분화 되지는 못하고 오직 13편에 지나지 않지만 대체로 6도의 영향을 받은 구절이 많다.

대체로 그의 도와 천관에서 후학들이 많은 의론을 갖지만 이는 당시에 왕도에서 씌어졌던 홍범구주의 광범한 자연학을 체득한 탓이라 생각된다. 특히 손무는 7계라고 했지만 사실에 있어서 병사에 관한 무인이 필연적으로 알고 습득할 범위가 너무도 방대하다. 즉 무인이면 장군의 도를 알고 법령이며 병사의 강약 혹은 사졸의 습달과 상벌 규정을 알면 충족한데 천하의 정세를 모두 배우라 했으니 고대 사회에서 그의 병서를 습달하기 난해했던 것도 예측할 수 있다.


능숙한 계략


병사는 궤도요 속임수라 하지만 그 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는 뚜렷한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교묘하고 능숙한 속임수라도 명분이 뚜렷하지 않으면 일시의 곡예사는 될지라도 오랜 시일을 두고 자신의 속셈을 눈치 채이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

이것이 시계편의 계략과 작전 행사의 차이임을 볼 수 있다. 그것을 분석해 보면 전쟁 이전의 계략은 적국이 오랜 시일 눈치를 채지 못하고 속아 주어야 그들의 계략이 빗나가서 우리에 이익을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싸울 때의 계략은 불과 수시간 혹은 수일 내에 결전이 끝나면 아무리 무모한 적군이라도 자신들의 패한 원인, 즉 속은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아차 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순간에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실례를 들면 적장을 달래어 술과 미녀를 보내서 그들이 술과 미녀에 취하여 있을 때 불시에 공격을 하여 공멸했다고 할 때, 장수는 자신의 패인이 술과 미녀에 있었음을 알지만 이미 패망했으니 어쩔 수 없다. 이것은 소위 군략작전에 속하는 것이며 오랜 세월을 두고 적군의 군왕이나 그 나라 국민이 속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자기 자신이 아닌 남, 그것도 많은 사람 혹은 한 집단 내지 한 나라의 군왕을 위시하여 전 국민을 속이며 오랜 시간을 지속한다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정하지만 또 사람에 따라서 천태만상인 까닭에 이를 하나의 사건으로 묶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크고 작은 사건을 막론하고 명분이 뚜렷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명분이 없으면 그 나라 군왕과 만백성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서 내가 뜻하는 대로 조정한다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만일 적국의 민심이 한 곳으로 묶였지만 그 민중 심리를 운영하는데 기능이 절묘하지 못하면 오히려 큰 화근을 던져 주게 된다. 이와 같이 일정한 명분을 내세워서 적국의 민심을 자기의 계략에 속아서 빗나가게 하려면 같은 계략이지만 불과 미소한 차이로 그 뜻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까닭에 병략이 궤도라고 하지만 시계편에 이르는 궤도는 그 계략이 깊고 높으며 섬세하고 명분이 뚜렷하여야 하는 것인데, 옛 모사들은 이것을 군략과는 뜻이 다른 정략이라 했다.

손무는 시계편의 5사를 알고 7계편을 말할 때 「군왕은 누구가 도를 행하는가」를 알라고 한 것이다. 이 말은 즉 정치 전반의 내용을 소상하게 알라는 뜻이며 만일 적국의 형세를 모르면 어떻게 계략을 쓸 수 있으리요.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병법을 속임수로 착각하고 무질서한 행위로 기만술을 거침없이 감행하여 사람들을 속이는 예가 많다. 이것은 병법에서 말하는 궤도가 아니요 일종의 파렴치한들의 사기 행각에 불과하다고 평할 수 있다.


계략과 명분


명분은 그 나라의 도에 따라서 차이를 가져올 수 있지만 영토․민족․문화 등은 모두 고정되어 있다. 영토가 없으면 국가나 제후도 존립할 수 없으며, 또 백성이 없으니 나라가 존립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다음은 문화의 유산이다. 한 민족이 일정한 지역에서 삶을 영위해 나아가려면 자연히 통치 제도가 필요하며, 여러 가지 형태의 제도와 방법이 강구된 것이 즉 도이다. 이것은 현대의 용어로 이르면 주권에 속한다.

국민․영토․주권을 나라의 3대 요소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주권, 즉 도라는 제도는 오래 전부터 전승해 온 문화의 유산인 것이다.

이러한 제도하에서는 주권자, 즉 왕에 따라서 여러 가지 형태로 도가 시행되는 것이며 그 왕이 착하고 악함에 따라 각양각색의 도가 존재하는 것을 소상하게 아는 것을 손무는 「임금은 누가 유도인가」라 한 것이다. 이와 같이 임금의 도를 알면 자연히 그 임금이 명분있는 도를 하는지의 여부를 알 수 있다.

이런 것은 제일차적인 명분에 속하고, 그 다음에는 삶을 위하여 존재하는 미풍양속은 물론 그 나라의 법과 영으로 시행되는 도를 시행하라고 주장하는 것도 명분에 속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주권자의 도를 모르면 7계에 해당하는 명분을 알 수가 없으니 어떻게 계략을 쓸 수 있으며 이길 수 있으랴. 까닭에 명분을 아는 것이 곧 적을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모든 계략에는 명분을 원칙으로 세워진 것이 손무가 이르는 제도에 속하는 것이다. 즉 국가나 민족의 안녕을 위하여 명분을 원칙으로 세워진 계략이며 그 7계의 계략은 다시 자기 나라에서 쓰여질 때와 적국에 대하여 쓰이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대내의 계략은 통치의 수단으로 시행되는 때가 많다. 즉 적국의 침략을 방어하거나 혹은 다른 나라를 도모하려 할 때에는 군국의 요책의 형태로 정치가 변화되며, 또 대외적인 명칭은 간첩 혹은 첩보의 형태로 형성되는 것이다.


지자와 궤도


대저 중국의 무경 7서를 비롯하여 수많은 권모서 중에는 신의를 중요시하고 있다.

원래 무인도 문인과 같이 급제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장수들의 자격도 무경 7서를 읽어야 했으므로 장수들의 자격도 급제의 유무로 해석을 했다.

그러나 주장된 자가 무력, 즉 병권을 위임받을 장수를 등용할 때는 반드시 그 심복자를 구하는 것이 모든 병서의 상례이다.

그러나 손무의 병서에는 지자(智者)를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그것은 주장의 지혜가 뛰어나면 그 밑에 있는 막장들은 능히 부릴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므로 손자는 주장이나 대장은 슬기가 없이는 선용되는 용병을 할 수 없는 것이라 판단했다. 특히 손무는 시계편에서 태공망의 6도의 무도편을 들어서 슬기 있는 용병술로 대처함을 말했다.

이것은 같은 슬기가 있는 장수라고 하지만, 그 장수의 지혜의 척도에 따라서 승패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손무의 글에 장유숙능이라고 한 것은 장수가 슬기가 있어서 적병의 형세를 살펴보고, 그 능숙한 정도를 간파하는 것이다. 즉, 적병의 형세가 쓸만한 것을 못 쓰는 것같이 과시했고, 또 유능한 것을 무능하게, 그리고 가까운 것을 멀게 하여 일부러 잘못됨을 과시한다.

이와 같은 것은 이른바 병사의 궤도이다. 그러므로 장수된 자는 적군의 형세를 보고 그들의 지략의 수준을 정확하게 측정 판단해야 한다. 그러므로 장수가 대장에 순종을 하고 복종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순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적군에 이길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라 하겠다.

만일 자신의 장수가 적장의 지모에 넘어가서 싸움에 패하면 심복이나 순종이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그러므로 손무는 반드시 이기는 싸움, 즉 백전백승의 계략은 장수의 지혜를 첫째로 꼽았던 것이다.

그렇게도 총대장은 물론 장수의 지략이 싸움에 이기는 근본인 것이다. 까닭에 병중을 출정시키는 주장이나, 또 대장은 신의가 있음을 총애하거나, 자신의 심복 등을 고려하여 장수들을 선발하는 것은 크게 잘못이다.

더욱이 손무는 본절에서 6도의 무도편의 문벌을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적과 대치하여 장수가 적진을 직접 살펴본 것도 그 정확성을 분간하기 어렵다. 하물며 첩자들의 정보에 의하여 장막이 잘린 곳을 뚫고 볼 수 있는 혜안의 지혜가 더욱 중요한 것을 말했다. 이러한 지혜로서 이른바 장막 안에서 천 리 밖의 승부를 결정할 수가 있는 것이다.

더욱이 병사에서는 궤도술로 속임수를 갖고 승패를 결정해야 하므로 변화무쌍한 지모의 계략이 요청되는 것이다.

또 손무는 본편에서 이르기를 묘산이 없는 자는 이기지 못 하고, 묘산이 많은 자는 반드시 이긴다고 했다.

이것을 현재의 대기업이나 정당 등에 비유할 수도 있다. 대기업이나 정당에서는 그들의 목적하는 것과, 또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상세한 계략을 꾸며야 한다. 이 계략서 혹은 계획서가 소상하고 많이 꾸며진 기업이나 정당이 승리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무런 계략도, 또는 계획과 묘산이 없는 자는 역시 그의 환상일 뿐으로 어떤 사업이든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장수의 지혜는 변화무쌍하면 승패를 가름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장수의 궤도술은 곧 장수의 지혜와 용병술의 능숙 여하에 있는 것이다.

혹자는 용장 또는 신의 있는 장수를 원한다. 물론 용장도 신의 있는 장수가 없으면 그 군중을 질서 있게 조직할 수가 없다. 따라서 병사에서는 엄장도 인장도 모두 필요하다.

대저 3군을 형성함에 있어서 이상의 장수들이 있음은 물론 예장도 필요한 존재이다. 즉, 3군을 충실하게 훈련하고 부대를 형성함에 있어서는 전기의 장수들 중 어떤 것이든 빼낼 수는 없다.

다시 말해서 믿음과 의로움, 용맹스러움, 군의 기강을 바로잡는 예장, 그리고 병사들은 자신의 자식같이 사랑하는 인장과 명령일과에 모든 병중이 복종하게 하는 엄장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병중을 자유자재로 용병하여 적군에 이길 수 있는 것은 오직 지혜인 것이다. 손무는 궤도술에서 6도의 문벌편을 재치 있게 인용한 것이다. 장막 안에 앉아서 첩자들이 전해온 정보를 분석하여 적국의 내부에도 변화를 끼칠 수 있는 지장만이 능히 할 수 있는 것이다.

첩자를 적국에 침입시켜 적군의 여부를 혼란시키는 것은 문벌이다.


김춘추의 외교


이에 대하여 고대 명인 명장들의 역사를 연구하여 그들의 계략은 어떠한 명분을 내세웠던가를 가려 보기로 한다.

신라의 무열왕 김춘추는 국내적으로는 삼국통일을 내세웠고 대외적으로는 친선동맹이란 명분을 내세웠다. 당시의 현실을 보면 백제의 의자왕은 주변을 침공하다 대야주의 여러 성지를 빼앗겼을 뿐 아니라 동서전쟁으로 오랜 세월 동안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 국력은 소모되고 인명의 살상이 계속되었다. 이에 김춘추는 고구려, 백제 등은 모두 같은 선조의 후손이요 같은 문화를 지닌 민족으로 비록 삼국정립은 되었다 하지만 친선을 도모하겠다는 명분 밑에 오랜 동안 불화로 단절되었던 고구려와의 국교를 재개하려고 조정의 중신들이나 왕의 만류를 무릅쓰고 고구려에 들어가서 보장왕에게 친선을 요청했다.

그러나 보장왕은 지난 날의 신라 왕실과의 관계에 감정을 품고 거절했다. 물론 김춘추의 외교는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돌아갔지만 그의 외교책은 대의명분이 뚜렷한 계략이요, 고구려 보장왕은 명분을 잃은 외교책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그 당시의 역사에 의하면 고구려는 백제의 청을 받아 신라를 치는 대전쟁이 일어날 것을 두려워하던 무고한 백성들은 모두 김춘추의 화전론을 원했을 것이며 보장왕의 무단정책을 원망했을 것이다. 까닭에 고구려의 보장왕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민심을 잃는 결과를 가져왔고 김춘추는 고구려 백성들의 예기를 꺾은 효과를 가져왔다.

김춘추는 다시 당나라에 들어가서 친선을 도모했다. 혹자는 김춘추의 외교를 그릇 생각하는 자도 있지만 그것은 통치술에 있어서 대의명분을 내세운 계략을 무시한 소견이라 할 수 있다. 만일 김춘추가 고구려와 당나라 등 강대국을 달래기 위하여 낮추어 붙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고구려는 백제의 계략에 빠져 신라를 침공하여 결국 동방 3국은 대전쟁을 일으켰을 것이다. 이러한 형세가 된다면 동방을 침공하려던 당나라는 동방이 혼란해지는 것을 틈타서 불시에 침공하여 결국 동방 3국은 모두 당나라의 말발굽에 밟히게 되었을 것이다.


연개소문의 계략


후세의 사가들은 연개소문이 계략이나 그 공과에 대한 논평을 하지 않고 다만 당나라와 송나라 역사에 기록된 사기에 의하여 독재자라고 평하는 것이다. 그것은 김부식의 「삼국사기」의 열전의 기록을 토대로 하는 한편 중국 사서에 의존한 까닭이다. 그러나 연개소문의 계략에는 대의명분이 뚜렷함을 그 당시의 기록에서만으로도 능히 알 수 있다.

이상에도 말했지만 명분 중에 그 나라의 국토를 보존하는 것 이상 큰 명분은 없을진대 연개소문은 능히 당태종의 대군을 공멸하여 선조들이 남겨 준 강토를 한 치도 잃지 않고 방위했다. 그는 강대한 병권을 갖고 있었지만 신라와 백제를 공벌하지 않았다. 동시에 북편에 있는 돌궐이며 말갈 등과 동맹을 유지하여 북편의 넓은 강토를 보존하는 계략을 썼는데 이 이상 더 큰 명분은 없을 것이다.

그 다음에는 영류왕과 그 중신들을 살상하고 정권을 장악한 것을 무도한 독재라고 당사에 기록했다. 물론 그러한 정권 탈취 수단에 대하여는 소상한 기록이 없으니 그에 대한 시비는 가릴 길 없다. 그러나 여기에서 뚜렷한 사실은 그가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왕제인 보장왕을 옹립하고 자신은 어디까지나 그 신하에 그쳤다.

대개의 경우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한 자로서 군왕 위에 오르지 않은 자는 없다. 당시 고구려의 적이었던 당태종은 수나라의 신자였지만 왕을 시살하고, 그것도 부족하여 그 혈육의 형까지 시살하고 왕위에 오른 자다. 이에 견주어 볼 때 당태종은 명분을 상실한 군왕이요 연개소문은 명분을 얻은 재상이었던 것이다. 한데 어떻게 당사에 연개소문을 무도한 자라 하여 공벌하겠다는 병사를 출정할 수 있겠는가. 결국 이것은 고구려를 침략하겠다는 야욕을 나타내는 명분 없는 출병이었다. 까닭에 태종은 침략에 불타는 대군이라 하지만 명분이 뚜렷한 연개소문의 병술을 당하지 못하고 오직 태종은 한쪽 눈을 잃고 패배의 고배를 마셨던 것이다. 까닭에 명분은 병사들의 사기와 직접 관련성을 갖는 것이다.


장자방의 책략


중국의 역사 중에서 한나라 고조 유방을 도와 천하 통일의 대공을 세운 장자방은 태공망과 더불어 뛰어난 계책을 지녔다고 찬양한다. 그것은 장자방이 항상 명분을 중심한 계략이 아니면 책략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때 한신이 정경구에서 배수의 진으로 조나라 광무군의 대군을 공멸하자 모사 광야군의 패권 쟁취를 한고조에 상신하여 고조는 그것을 받아들이려 했지만, 패도정치는 일시의 회맹은 될 수 있지만 왕도정치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혼란을 가져온다고 권한 것은 장자방이었다.

그 까닭은 패도의 권모는, 명분이 오직 제후의 나라를 중심하지만 왕도는 성왕인 선조들의 도를 계승하는 까닭에 명분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데 주안을 두었던 것이다.

장자방의 계략은 항상 대의명분을 밝히고 그러한 원칙을 위주로 쓰였던 것이다. 그것은 전국 때 무규도한 궤도로 일관하여 군왕과 중신, 그리고 백성들 간의 단결을 저해하고 민심을 혼란케 하는 것을 두려워했던 때문이다. 따라서 장자방은 수백 종에 달하는 권모를 말한 책자를 외면하고 오직 삼략과 소서를 가지고 선인 황석공이 가르친 대로 10여 년간을 은거하여 전기의 삼략과 소서를 애독하고 혹은 체득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호걸과 권모가 난무하는 중에도 추호도 거칠 것 없이 종횡무진하게 자신의 계략을 누구도 모르게 이루었다. 이것은 손무가 말한 「능하면서도 능하지 않고 불능을 보인 것이며 부리면서 부릴 수 없게 보인 것이요 가까우면서도 먼 것 같이 보이게 하는」 절묘한 궤도를 유능하게 쓴 것이다. 이런 것은 장자방의 계략이 항상 명분이 있고 동시에 그의 능숙한 행동은 누구에게도 의심을 받지 않았음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제2 작전편


손무의 시계편을 해득하면 전쟁이 발생했을 상대국과 싸울 수 있는 병중․지역․군기․수송․내외․열국에 대한 비용, 빈객 들에 소요되는 경비 등 적을 공격 혹은 방위하는 작전으로 들어가게 된다,

손무의 병서는 전투를 하는 방법에서 공방전이 끝난 후까지를 계략하여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1


일일천금


손무가 말하기를 대저 용병하는 법은 치차천사․혁차천승․대갑십만․천리귀량․내외의 경비며 빈객들에 쓰이는 비용, 교칠의 재료․ 차갑의 봉 등 하루에 천금을 허비하게 된다. 그런 연후에 십만군을 일으킬 수 있다.


[해의] 이상은 3군에서 용병에 쓰이는 병기와 그 경비를 말한 것이다. 흔히 <車>를 거라 하지만 실감을 주기 위하여 차로 발음하는 것이 좋은 것으로 생각된다. 치차는 보병의 편성과 같이 혼성되었던 것이 아니고 치차에도 장수가 따로이 지휘하여 평지에서 싸우기에 적당하다.

치차에는 10여 명의 병사가 탈 수 있으며 말 네 필이 차 한 대를 끌고 달리는 까닭에 이것은 사두차라고 하는 일종의 전차와 같은 것이다. 혁차는 군에 소요되는 무기․식량․의복 등을 수송하는 차이며, 대갑차는 적군을 공격할 때 쓰는 중무장한 차로서 이것을 중차라 하고 전기의 혁차를 경차라고 한다.

처리귀량이란 전쟁이 발생하면 출전하는 거리를 말한 것으로 천 리 이상을 출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손무는 중국 제나라 때에 흔히 싸우던 열국 제후 나라의 거리를 말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천 리 이상이면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을 의식하여 지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이 멀리까지 양곡을 수송하는 것을 이른 것이다.

내외의 경비엔 여러 가지 비용이 있겠지만 전쟁을 신속히 승리하기 위하여 사신을 제 3국에 파견하여 교섭을 해야 하며 또 그 사신들이나 빈객을 맞는 비용이 막대하다.

병기에 칠하는 아교나 전차에 소요되는 부속 재료가 하루에 천금이 소요된다. 그런 후에 비로소 십만의 군사가 출병할 수 있는 것이다.



구전은 패망


병을 부리는 데 있어서 오래 싸우면 병은 무디고 예기가 꺾인다. 성을 공격하면 힘이 굽힌다. 병사를 오래도록 난폭하게 부리면 나라의 재정이 모자라게 되는 것이며, 무릇 병사를 무디게 하고 예를 꺾으며, 힘이 다하고 재화가 다하여진다.


[해의] 본절의 서두에 용병은 신속하게 이겨야 하며 이것을 귀하게 여기는 이유를 설명했다. 적군의 성지를 오랫동안 공격하게 되면 처음에는 왕성하던 사기는 피로하여 무디고 힘에 겨워 병사들은 지치게 된다. 그러므로 병사를 오랜 시일 난폭하게 부리면 이에 소요되는 막대한 군비가 소모되어 그 나라의 재정은 부족하게 될 것이다.

전쟁에 있어서 지구전을 가장 꺼리는 것은 국력과 병력의 소모가 막대한 까닭에, 손무는 시계편에서 말한 궤병술로 불시에 나가서 치고 취하며 강적은 피하여 물러가라고 했던 것이다.



제후도 배반


제후도 그 폐를 틈타서 궐기하면 지혜 있는 자 있다 해도 그 뒤를 잘 감당할 수 없다. 그러므로 병은 졸속하라는 말은 들었어도 교를 오래한다는 말은 아직 들어 보지 못했다.


[해의] 전쟁을 오래 끌어서 막대한 재물의 손실은 물론 병사들의 살상이 많고 그 위에 피로하여 승세가 없으면 그 동안 협조해 주던 제후들도 배반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귀추라 하겠다. 또 제3국 즉 중립을 지키던 나라도 망하는 나라와는 국교를 꺼려서 승세가 있는 쪽을 취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손무는 이르기를 병세가 다소 미약하지만 번갯불같이 빠르게 적군의 허세를 공격하여 승리하는 졸속한 병이란 말은 들었지만, 오랜 세월을 두고 기교를 부린다는 말은 아직 들어 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손무는 상대방이 모르는 사이에 무엇이든지 손쉽게 해치우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전쟁을 질질 끌고 기교를 부리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 말에 쓸데없이 잔재간을 부리다가는 오히려 제 계교에 제가 넘는다는 말뜻과 같다. 까닭에 막중한 국비를 손실하며 싸우는 판국이라 재빨리 끝장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용병의 이해


무릇 병을 오래 부려서 나라를 이롭게 했다는 것은 아직 듣지 못했다. 그러므로 용병의 해가 지극히 많음을 모르는 자는 곧 용병의 무궁무진한 이를 모르는 것이다. 용병을 잘하는 자는 두 번 다시 부역을 않게 하고 양곡을 세 번 싣지 않는다.


[해의] 본절도 용병을 오래 계속한 나라가 부강했다는 말을 들어 보지 못했다고 재삼 강조한 것이다.

병사를 부리는 해는 이와 같이 막심하여 나라의 존망이 달린 것이다. 이것을 모르는 자는 병사의 부림에 이익을 가져오는 것도 모르게 된다. 까닭에 병사를 잘 부리는 자는 거창하지 않고 손쉽게 싸워 이기고 돌아오게 되는고로 군사들이 전선에서 소용되는 식량을 수송하는 데 다시는 부역을 하지 않게 하며 따라서 군량곡을 한두 번 실어 가되 세 번은 싣지 않게 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최전선에서 소용되는 군수물자는 곧 후방에 있는 백성들의 부역과 연관된다는 문사이다.

손무의 용병술은 그가 병서의 문사와 같이 항상 극에서 극으로 싸워 이기는 신속주의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양족의 비방


병사를 부리는 것은 나라에서 취하고, 양식은 적국에 의지하면 군의 양식은 족하다.


[해의] 병사들이 출정하여 싸워서 이기는 것은 나라에서 그 이익을 취하고 병사들이 필요한 양곡은 적국에서 취하여 충족하며 그 나라에서는 병사들에게 수송하지 않게 되니 양곡이 풍족하다는 것을 설명한 구절이다. 우리 속담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받는다라는 말과 같다.

우리 쪽의 병사가 적국을 치는데 우리 쪽의 경비를 안 내고 오히려 적국의 경비를 얻어서 써가며 이기는 전술이라, 실로 기발한 방법이다. 이런 전술은 현대의 상술에도 많이 쓰이는 현상임을 볼 수 있다. A국의 상사의 종사원이 경쟁 상대인 B국의 회사에 가장하고 들어가서 그 회사의 허점을 이용하여 자금을 조달해 써가며 B국 회사를 곤경에 빠뜨려서 A국 상사와의 경쟁에 패하게 하는 전술이다.

이러한 방법은 모두 패도의 권모술수에 해당하므로 권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쟁 상대국인 경우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만일 적국 아닌 동맹국이나 제3국 관계에 있어서 항상 원칙적인 방략을 쓰지 않는다면 일시는 흉하고 성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신용을 잃고 불신을 초래하는 근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국빈의 근원


나라가 군사로 인하여 가난한 것은 멀리 수송하는 까닭이다. 먼 거리에 수송하게 되면 백성들이 가난하게 된다. 군사가 가까우면 비싸게 팔게 되며, 비싸게 팔게 될 때는 백성들의 재물이 다하게 된다.


[해의] 손무는 본절에서 병사들의 군수물자를 먼 거리에 수송할 때는 나라는 물론 그 나라 백성들까지도 가난해짐을 말했고, 다시 가까운 곳에 병사가 있어서 백성들이 비싼 것을 미끼로 자신이 가진 물자를 팔게 되는 경제적인 현상을 설명했다.

본절은 기업가에 있어서도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 즉 전쟁에는 막대한 양곡과 물자가 소비되고 또 파괴된다. 따라서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팔아서 치부하는 일은 고대뿐 아니라 근대국가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다.

그 예를 들면 우리는 6․25 때 막대한 인명의 손실과 많은 재물이 파괴되어 곤궁에 빠졌지만 일본은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제작하고 팔아서 막대한 치부를 하였다. 까닭에 전쟁과 상술은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이다.

그런 형상도 제3국의 경우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자기 나라에서 싸울 때 물자를 아무리 비싸게 팔아 그 돈을 저축한다고 한들 재화의 가치가 없어진 그 나라의 재화는 아무 소용 없는 휴지에 지나지 않는다. 1차대전 때에도 독일의 재화를 갖고 있던 사람은 그 화폐의 가치가 없어서 휴지에도 부족하여 불쏘시개로 썼다는 것이다.



중원에 파급


재물이 다하면 향리마다 부역에 급하고, 재물과 힘에 굴하여 진하면 중원 안도 빈다.


[해의] 장군이 병사를 이끌고 싸우는데 지구전을 하게 되면 경제 상태는 전국적으로 파급되어 결국 경제 상태가 마비되는 것을 이름이다.

그 이유를 보면 전선에 양곡을 보내려고 향리의 마을마다 백성들이 부역을 계속하게 되면 자연히 농사와 생산을 못하게 되어 국가에 바치는 세금을 못 낼 것이니 국고가 비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백성들 자신도 양곡을 먹어야 부역을 하게 되니 자연 소모되는 양곡이나 재화의 낭비가 급증하여 경제불황 시대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라 하겠다.



해설


전쟁과 경비


시계편을 충분히 알고 전쟁 상대국의 형세를 소상히 알았으면 그에 따라서 병사가 동원되어야 할 것이다. 병사가 동원되는 용병에 착수하려면 작전에 들어간다. 따라서 용병의 작전은 시계편의 계략을 토대로 하여 형성되며 그 작전 사무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존속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시계책은 군왕의 기밀 사항으로 존속될 뿐 대부분의 기능은 작전면으로 이양되어 장수들이 집행하는 규범으로 존속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러한 방법은 기업을 하는 데 있어서도 대동소이하다. 그것은 A라는 사람이 특정한 사업에 대하여 계략을 세운 계획서에 따라서, 기업가가 그 사업에 착수하였다고 볼 때 기업가는 대체의 경우 A가 제공한 계획에 준하여 집행할 수 있는 실행예산이 결정되고 기업의 형태며 그에 소요되는 인원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 때부터 기업가는 그 기업체를 합리적이고 능동적으로 부리는 데 그 기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 이때부터 기업가는 A가 제공한 계획서를 참고로 하여 기업 운영, 경영에 착수하고 전 종사원에게 명령을 내리게 된다. 이것을 군에 비하면 작전명령과 비슷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손무는 작전면에서 치차․혁차․대갑 등 병사의 경비로 가장 많은 전차 등을 열거하여 10만군을 동원하는 데 하루의 경비로 천금이 소요된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전쟁에 필요한 예산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10만대군을 편성하려면 손무가 이르는 그 범위 밖에도 많은 기구와 예산이 허다하게 필요로 하겠지만 우선은 중요한 것만을 열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는 전쟁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장수된 자가 공연히 기공에 팔려서 감언이설로 군왕을 속이며 오랜 시일을 끌고 결판이 안 나면 이것은 전쟁에 이긴다 할지라도 결국 그 나라를 망치는 것이다. 까닭에 장수는 병사를 출동시켜 적과 싸울 때 허점이 있으면 불시에 나가서 힘 안 들이고 손쉽게 이기는 졸속전으로 격파하는 것을 작전편에서 강조했다.

그렇다고 정병 아닌 졸렬한 병사를 이끌고 출정하라는 것은 아니다. 오직 공격하는 방법에, 번갯불같이 공격하여 적은 어떻게 자기가 패한 것도 미쳐 모르게 공격하는 계략을 말했다.


한신의 작전


옛날 한신이 제나라를 평정했을 때였다. 한고조는 한신에게 초왕 항우를 치라고 독촉이 극심했다. 그러나 한신은 아직 강대한 항우를 치기에는 작전 계략이 서지를 않았던 것이다.

그 동안 여러 차례 싸워서 병사는 피로했고 군기는 무디어 강대한 항우를 치기에는 아직 미흡했다. 그러므로 한신은 모사 괴통의 계략대로 제나라의 왕이 되지 않고는 막대한 군비를 도저히 조달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한신은 한고조에 가왕의 형식이라도 명분을 갖추지 못하면 제나라의 제후와 방백들이 전쟁에 필요한 치차 등 많은 병기를 제공하고 또 경비를 조달하지 않으니 앞으로 항우와 대결할 작전계략이 세워지지 않았던 것이다.

한고조의 미움을 산 한신을 제왕에 봉하는 것을 꺼렸지만 장자방의 조언을 받아들여 결국 한신을 가왕이 아닌 정식 제왕으로 봉했다. 한신은 그때부터 항우를 공멸할 작전계략을 세웠다. 이 때 항우는 팽성에서 근 80만이 되는 강병을 유지했고 한고조가 총동원한 대군은 백여 만이라 했다.

그러나 한신은 강병 대 강병의 대결에는 많은 인명의 살상과 재산이 소모되어 전쟁에 이기고 지는 결과를 두려워서 한신은 팽성에 있는 항우를 치는 데 엉뚱한 구리산에 진을 쳤다.

항우는 견고한 팽성을 지키면 한고조의 백만 대군이 공격해 와도 두려움 없이 충분히 방위할 수 있었다. 한신의 작전계략은 드디어 항우를 구리산으로 유인했고 요소마다 졸속하게 공격하는 한신의 계략에 빠져 항우의 80만 대군은 힘껏 싸워 보지도 못하고 오래지 않아 참패하여 항우는 망했고 한고조의 통일 대업은 완성되었다.

이러한 한신의 계략은 전쟁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은 제나라에서 조달하여 싸웠던 까닭에 그는 능히 적에게서 먹고 승리하여 고조의 천하를 만들었다. 또 전쟁의 용병술도 손무가 이른대로 시행하여 대군을 가지고 치열하게 싸운 출혈이 많은 전쟁이 아니라, 실로 신속한 전술로 승리한 것이다.



2


칠할은 수탈


한 가구에 백성들의 비용 중 열 중에서 그 일곱을 빼내어야 한다. 공가의 비용은 차가 파하고 못 부리게 된 파마 감주와 실궁․극순모로․구우대차는 열에서 그 여섯을 뺀다. 그러므로 지혜 있는 장수는 힘써 적에게서 먹는다.

적이 1종을 먹는 것은 나의 20종에 맞먹는다. 기간 1석은 나의 20석에 맞먹는 것이다.


[해의] 본절의 뜻은 전쟁이 장기화해서 온 나라에 파급되면 막대한 재산의 손실을 계상한 경제 계획서와 같은 것이다.

일반 민가가 부담하는 세금․공출․부역 등을 전반적으로 계산을 해보면 한 가구에서 지출되는 열 중에 일곱은 빼앗기는 결과라 했다. 또 공가에 해당되는 3공직을 위시하여 제후와 방백 혹은 대부 등이 소유하고 있는 수레와 말, 그리고 갑주와 시궁, 창이며 칼 등이 모두 전쟁에 나가서 파손된다.

뿐만 아니라 정전제에 따라서 농사용의 농우와 수레도 거의 파괴되며 혹은 폐물이 되어 결국 공가의 재산도 열 중에서 여섯은 손상되는 것이다.

이상의 손실되는 과정으로 볼 때 전 국민의 재산 중 6할 내지 7할이 손상되니 전쟁 후에 오는 불황이란 실로 가공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까닭에 지혜 있는 장수는 식량을 적에 의지하여 먹는 것이다. 적에게서 먹는다는 것은 적국의 식량을 취하여 먹는 것을 뜻하며 적의 식량 1종을 소비해 주면 나의 20종의 식량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것은 적의 식량이 불과 일종이지만 적군은 그 식량을 천리 밖까지 운반하기에 막대한 노력과 부역이 필요한 까닭에 1종은 20종에 해당되는 것이다. 또 우마에 먹이는 사료, 즉 기간 1석을 적에게서 먹이게 하는 것은 20석을 가져다 먹는 것과 맞먹는 것이다.



병세의 증강


그러므로 적을 죽이는 것은 성난 것이요 적의 이를 취하는 것은 재물이다.

차전에서 차 10승 이상을 얻으면 먼저 얻은 그 차를 상주고 다시 그 정기를 고치며 수레는 다른 것과 같이 섞어서 타게 하고 사졸은 잘 교양하여 부린다. 이것이 적에 이기는 것인 동시에 더욱 강해지는 것이라 이르는 것이다.


[해의] 적을 죽여서 성나게 하는 것도 하나의 전술이지만 그보다는 적군의 이를 취하는 것이 재물이라 한 것은 전절에서 말한 적군의 식량 1종이 나의 20종에 해당하는 것과 같이 재물을 취하는 것이 적군의 전력을 소모시키는 것이란 뜻이다.

그러므로 탈취한 적군의 전차는 상으로 주어서 노획한 장병의 사기를 돋구며, 동시에 그 차를 수리하여 정기를 고치고 다른 전차와 섞어서 쓰게 하면 전력은 증강된다. 뿐만 아니라 적군에서 포로한 사졸도 다시 교양을 시켜서 부리면 강하던 병세는 더욱 증강되는 것이다.

이상은 대체로 실리주의라는 것으로, 고대전에서 많이 쓰였던 것이다. 즉 포로를 죽이지 않고 노예로 부려서 그 나라의 농노나 혹은 산업 개척 등에 동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 국가들은 인권의 존엄이란 견지에서 포로라 하지만 강제로 노역을 시키거나 혹은 노예제도를 엄금하고 있다. 국가에 있어서 재력은 만민의 안위요 동시에 안전을 도모하는 근원이 되는 것이다.



병은 민의 사명


병은 이기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그러므로 오래 가는 것은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까닭에 병을 아는 장수는 백성의 사명이요 국가 안위의 주이니라.


[해의] 이상과 같이 병사를 잘 아는 장수는 백성들의 생명을 주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까닭은 장수가 군왕의 명을 받아 출전하게 되면 군왕의 명을 받지 않고도 자전권에 의하여 그 재량에 따라서 적과 싸우고 물러가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따라서 병사들의 생사권은 오직 장수의 장명에 달린 것이다.

이러한 장수가 그 싸우는 계략을 잘 하지 못하면 전선의 병사들의 살상은 물론 후방의 국민들까지도 그 재산과 인권이며 모든 제압을 받는 전쟁 상태가 계속되니 그러면 백성들의 생명은 물론 국가의 안위가 위태롭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병사는 백성들의 생명 재산을 주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나라의 존망을 가름하는 주라고 하는 것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해설


손무의 작전


손무는 지금으로부터 2천여 년 전에 전쟁 비용을 전체의 비용에서 6내지 7할 정도의 경비로 계상했다. 동시에 적국 식량의 1종이 아군의 20종에 해당된다고 지적한 것은 병사와 정치를 연관시킨 심오한 구절이다.

물론 현대전과 같이 수송의 발달이 있었다면 그의 작전편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즉 경비와 수송에만 치우치지 않고 용병계략을 좀더 소상하고 기교 있게 설명했으리라. 그러나 당시 교통의 불편이 심하던 때에 10만 명의 군사면 대도시를 10여 개나 옮겨 놓은 듯한 대사업이라 양곡과 군수품의 조달이 가장 중요한 사업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물론 현대전이라 하여 수송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 당시는 우선 차들이 통할 수 없던 도로와 하천까지 제대로 건널 수 없는 시대라 10여만 대군이 먹고 싸우는 군기를, 그것도 수천 리 길을 수송하게 되니 같은 쌀 한 말이지만 백성들의 부역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적국의 식량을 먹으면 나의 20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는 작전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졸속주의를 강조했다. 이러한 계략을 후세 사람들이 그릇 알고 신중론을 기피하는 경향이 많다.

손자의 졸속은 시계편에 이른 대로 만반의 태세가 이루어진 후 용병에 있어서의 기교를 말하는 것이지 절대로 만사를 요행을 바라서 손쉽게 해치우라는 것이 아니다. 까닭에 기업가도 기업에 착수할 때 적당히 해서 손쉽게 돈을 벌면 되지 지나친 신중은 금물로 생각하는 자가 있다. 이것은 용병의 졸속, 즉 부리는 기교의 졸속을 잘 해득하지 못하는 소행이라 할 수 있다.


당태종의 패인


당나라 태종은 고구려를 치기 위하여 명장 이정, 이세적 등에 명하여 전무후무한 시계의 계략을 세우고 이에 따라 이세적을 대장으로 삼아 이에 따르는 작전을 세우고 고구려를 침공했다.

당태종의 친정군이 요하를 건너서 사비성, 백암성을 점령하고 고연무, 고혜진 등의 수만 군사를 생포하자 초전에 들뜬 태종은 막장들에 명하여 요동성을 분산 공격하되 졸속한 공략을 하고 일거에 평양성을 점령하려는 계략을 세웠다. 그러나 태종의 이 계략을 안 연개소문은 요동의 제성에 장령을 내려서 성지를 견고히 수비하게 했던 것이다.

태종의 대군이 아무리 졸속한 용병술을 가지고 성지를 공략했지만 병사들은 피로하고 양곡은 떨어졌다. 태종의 군이 30만이라 하지만 이 때에는 벌써 요동, 안시, 백암, 오골성 등 10여 성에 분산하여 공격을 했던 까닭에 굳게 닫힌 성문을 깨뜨릴 수 없었다. 졸속한 용병도 정병술에 정병이 있어야 상대방이 뜻하지 않을 때 쳐서 취할 수 있지, 피로하고 굶주린 병사가 아무리 많기로 어떻게 졸속하게 승리할 틈이 있을 것인가.

형세가 이제 이르자 연개소문은 부장 고정의와 같이 정병을 출동시켜 요동 일대의 태종군을 공략했던 것이다. 원병에 힘입은 요동의 성주들은 용기가 백배하여 태종군이 요하를 건너려는 퇴로를 차단하고 오골성 서남방으로 퇴로를 돌리게 했다.

태종군은 할 수 없이 요하 하구를 건너서 임유관으로 빠져나가는 길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연개소문의 대군이 추격하여 할 수 없이 발착수로 도망치는 까닭에 태종군은 십중팔구는 모두 진수렁인 발착수에서 죽고 태종군은 불과 수천 명을 이끌고 도망치는 데 그쳤던 것이다.



제3 모공편


손자는 모공 서두에 이르기를 나라를 온전하게 하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을 최상이라 했다.

이것은 싸우지 않고 굴복시킨다는 것이다. 대체로 용병은 적을 항복시키는 수단이며 목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상호 간의 피를 흘리지 않고 굴복해 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모공이란 모략 혹은 평화공세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었지만 그 근본은 예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다.

아득한 옛날에도 모공의 수단으로 혀끝이나 문필, 음률 등이 적군을 굴복시키는 수단이 되었고 현대에는 적국을 모공하는 수단도 크게 발전하여 이른바 무력공략․문화공세․경제공략․식량공략 등 이른바 심리전술 면으로 다변화해 가고 있다.

이것은 국가 대 국가 간에 있어서 하나의 정치수단이 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가들의 상술도 모공하는 수단이 발전하였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현대 과학 기구 발전을 토대로 그 양상도 다양한 수단으로 발전되었다.


1

 

상선지장군


손무가 말하기를 무릇 용병의 법은 나라를 온전하게 하는 것이 상이요, 나라를 다치는 것은 이에 버금간다. 군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을 상으로 하고 군을 다치게 하는 것은 이에 버금한다.

여를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상이요, 여를 다치게 하는 것이 이에 버금간다. 졸을 다치지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상이요, 졸을 상하게 함은 버금이다. 오를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상이요, 오를 다치게 하는 것은 버금이다.


[해의] 손무는 모공편에서 모공의 대상과 범위며 그 방략의 가치를 주장했다.

첫째가 적국의 나라를 온전하게 두고 복종시키는 장수를 상책이라 한 것은 작전편에 이른바 이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적군이 하나도 상하지 않았으니 그 나라에는 아직 재화나 병장기들이 그대로 있을 것이다. 까닭에 굴복 조건 여하에 따라서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고 그 다음에는 싸워서 살상이 없으니 민심을 수습하는 데 있어서도 수월할 것이다. 그러므로 고대에는 지혜가 뛰어나고 능변가들이 대장의 위촉을 받고 적국에 들어가서 세객을 하여 싸우지 않고 굴복한 예가 많다.

그 예를 들면 6국 때 소진, 장이, 한나라의 장자방 등은 모두 삼촌불란의 혀끝으로 능히 적국을 굴복시킨 인물들이다. 적국이 온전하니 자기 나라도 온전하여 한 명의 병사도 다칠 까닭이 없다. 그러나 남을 굴복하려면 우선 군국책을 써서 무력이 강대해야 한다.

아무리 능변가라 하지만 병력이 없고 나라가 미약한데 누가 조공을 하며 굴복할 것인가? 그러므로 시계책에 따라서 작전을 세우고 용병의 위엄을 떨쳐야 하는 까닭에 열국의 회맹 때에는 으레 병사의 강한 것을 시위한다.

이와 같이 적국을 굴복시킬 때에 장수는 상대국 국경에 이르러 세객을 보내고 또 일부 충돌하여 병사의 위력을 과시하는데, 그 방법이 능하면 싸우지 않고 그렇지 않으면 일정한 지역에까지 침공을 해야 한다. 이러한 척도에 따라 이상에 말한 병사들의 상하고 상하지 않는 것을 가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공벌의 사단계


이런고로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은 좋은 중에서 좋은 것이 아니고, 싸우지 않고 적을 굽히는 것이 좋은 것의 좋은 것이다. 그러므로 상병은 모를 치고 그 다음은 교로 치며 그 다음이 병을 치고 그 아래가 성을 친다.


[해의] 전쟁이 발생하면 인명의 살상과 재산이 파괴된 후에 승리를 하는 것보다는 상호간에 아무 상함이 없이 적국을 굴복시키는 것을 상책이라 한 것이다. 까닭에 백전백승의 명장이 상선지장이 아니고 싸우지 않고 적국을 굴복시키는 것이 상선지장이라 했다.

그러므로 상선지장은 먼저 적에 모략을 써 깨뜨리는 것이다. 모략을 한다는 것은 먼저 적국이 아군을 모략하려는 것을 막고 적국에서 민심을 단결하지 못하게 계략을 쓴다. 그 군왕과 종신 그리고 백성들간에 이간책을 써서 염전사상을 고취하여 군민이 전의를 잃게 한다. 그 다음은 교를 치는 방법이다. 첫째로 경제․문화의 교류를 끊으며 3국을 통한 설복과 고립무원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병을 치는 것이다. 병을 치는 것은 병사로써 적국의 병을 친다는 것이며 이 경우에 적병의 사기를 꺾는 방향에서 공격을 해야 한다.

끝으로 하책은 적국의 성곽을 공략하는 것이다.



공성의 준비


공성의 법은 부득이한 때 한다. 노와 분온을 고치며 기계를 갖춤은 3개월이 걸린다. 거인은 이미 되어도 또한 3개월이 소요된다. 장수가 그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이에 의부한다. 사졸 3분의 1을 죽이고 성을 뺏지 못하는 것은 이것이 재앙이니라.


[해의] 공성을 하는 것은 이상의 방법을 해서 안 될 경우에 부득이 적의 성지를 공격해야 할 때를 말한 것이다. 성지를 공격할 때에는 이에 필요한 기구를 다시 정비해야 한다. 원문에 수라는 것은 정비하는 뜻이다. 물론 기구를 제작하고 고치는 것은 벌써 시계편에서 준비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완비된 병기라 하지만 그 병기를 쓰려면 적어도 3개월 이전부터 정비를 하고 병사들은 그 기구를 손쉽게 쓸 수 있도록 정비를 하여야 한다. 까닭에 성벽을 칠 때에는 성벽의 망루와 또 병진 등에서 쓸 수 있는 방패며 성병을 깨치는 분온, 즉 전차며 또 방첩에 쓰일 토대 등도 3개월 이전에 만들어 두어야 한다.

이와 같이 만반의 준비가 끝나면 병사들은 적군의 그릇되고 부도덕한 것에 분노를 금치 못하여 적국의 성벽을 향하여 개미떼가 기어가듯 공성을 개시한다. 이와 같이 공성을 해서 병사를 3분의 1을 죽이고도 그 성지를 뺏지 못하게 되는 것을 공성의 재앙이라 이르는 것이다. 그처럼 많은 병사를 죽이고도 성읍을 공략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공략 계획에 있어서 장수의 잘못이 있는 까닭이다.



해설


선장론


손무는 모공편 서두에 4단계의 층하를 설정하고, 적국을 상하지 않고 온전한 채로 항복받는 것을 명장 중에도 명장이라 했다. 이와 같이 최고로 뛰어난 장수를 고대에는 상선지장이라 했던 것이다.

이 상장은 시계편에 이르는 지장에 속하는 것으로 그는 지장을 장수편에서 첫째로 꼽은 것이다. 원래 장수는 능하게 하는 것을 선자를 쓴다. 즉 선장 혹은 선능이라는 술어를 쓰며 또 그들의 지혜의 범위를 말하기를 모두 선을 붙여서 부른다.

그 예를 들면 선지적지형세․선지국지허실․선지천시인사․선지진퇴지도․선지산천험조 등. 이와 같이 고대의 병서에서는 선자를 많이 쓰지만 우리말에서 말하는 정직하고 착한 것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이상의 선지를 구비한 장수를 소위 상전지장 즉 선장이라 했다. 이러한 병참은 우리 나라 3국 때 군중에서 쓰인 흔적이 많다.



장군과 설객


손무의 모공에서 상선을 말하여 적국은 상하지 않고 온전하게 굴복시킨다는 구절에서 그 한계가 명확하지 못하여 후인들이 혼동하는 일이 많다. 손무의 시계편에서도 군왕은 누가 잘 하나를 알라 했다. 즉 이것은 장군된 자 충분히 알아서 능변가를 보내는 것도 역시 장수의 권한에 속한다. 까닭에 적국에 들어가서 적국의 군왕이나 혹은 장수를 설득하지만 이것은 모두 자기 나라의 장수의 작전 계략에 따르는 것이다.

역사의 예를 들면 한나라 고조(유방)의 사신 광야군, 역이기란 세객이 제나라에 들어가서 제왕을 설득했지만 그 때의 형세에 따라서 한신은 세객을 믿지 않고 제나라를 무력으로 점령했다. 그러자 제왕은 광야군이 기만했다는 이유로 처형했다.

이와 같이 세객의 운명은 장수의 계략에 따라 성공할 수도 있으며 또 그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까닭에 세객의 활동은 국가의 권위, 즉 무력을 바탕으로 해서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서 장군과 세객 사이에는 마치 수레의 두 바퀴가 서로 도와서 구르는 격으로, 장수는 세객을 믿고 그의 요청을 들어주며 또 세객은 장군의 계략을 신의로 실행하여 상호간에 믿음이 없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적국에 들어가는 세객은 신의․비밀․친한 것, 이 세 가지 조건이 구비되지 않으면 장군은 섣불리 세객을 쓸 수 없다.



2


적군이 굴복


손무는 말하기를, 그러므로 용병을 잘 하는 자는 적국의 군사를 굽힌다. 이것은 싸우는 것이 아니고, 적국의 성을 뺀다 하지만 이것은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적국을 상하게 한다. 그러나 이것은 오래 가지 않는다. 반드시 천하를 온전하게 하고 이로써 다툰다.

그러므로 병은 무디지 않고 이로써 이를 온전히 할 수 있다. 이것이 모공의 법이니라.


[해의] 이 말은 용병을 잘 하는 자는 적군의 사기를 꺾어 싸우지 않고 투항하게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한나라 장자방이 항우의 대군을 칠 때 달 밝은 밤을 택하여 계명산 상봉에 올라가 옥퉁소를 슬프게 불어 항우의 수십만 대군이 향수에 잠겨 고향을 그리고, 결국 탈영하여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예도 이에 해당한다.

이것은 현대전에서 심리전술로 흔히 쓰이는 것이다. 까닭에 적장과 병사가 투항했으니 싸우지 않고 승리한 것이라, 병사는 상하지 않고 온전할 것이다.

손무가 발인지성이라는 것은 싸우지 않고 성곽을 뺀다는 것이다. 물론 적군을 온전하게 뺏는 것은 힘들지만 한 지역의 성곽이나 도읍을 싸우지 않고 얻는 예는 전쟁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즉 그 성곽을 고립무원의 성지로 만들며 식량, 식수, 군수물자 등의 보급로를 끊거나 흑은 무력시위 등의 방법을 교묘하게 써서 적장이 성문을 열게 하는 방법이다.

본문에 발인의 「인」은 적국을 이르는 말이며 사람을 상하게 한다는 것은 적국을 상하게 하는 것이며 그것은 오직 항복할 때 뿐이며 오래 계속되는 것이다. 즉 일시적인 마비 혹은 잠시 동안만 상하게 할 뿐이지 항복해 온 그 때는 즉시 회복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식량 등의 봉쇄를 했을 때 적국이 굴복하면 그 즉시로 봉쇄된 식량을 해제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모공책은 병력으로 서로 싸우지 않고 오직 모공의 계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따라서 병사들의 사기는 추호도 무디지 않고 오직 이해를 가지고 싸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싸우는 목적이 천하 만민이 들어도 반드시 당당한 명분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다. 이상의 모공 계략은 적군을 손상하지 않고 적장을 달래어 그 지역을 모두 점령하는 상책의 한 방략이라 할 수 있다.



대적전술


손무가 이르기를, 그러므로 용병하는 법은 10배이면 이를 둘러싸고 5배이면 이를 공략하고, 갑절이면 이를 나누고 비슷하면 잘 싸우고, 적으면 도망가고, 그만 못하면 이를 피하라고 말하였다.


[해의] 본절의 문사는 병중의 수가 많고 흑은 적은 데 따라서 적을 공격하는 용병술이다. 10배이면 둘러싸라는 것은 아군의 병력이 적의 10배가 되면 충분히 적군을 포위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또 5배의 군사가 있으면 포위할 수 없고 오직 정면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그러나 갑절 즉 배이면 두 개 내지 세 개로 나누어 복병을 쓰는 방법으로 기병술을 쓰라는 것이다. 적의 병세와 나의 병세가 비슷하면 잘 싸우는 것이다. 또 적으면 도망가고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러한 병법은 태공망의 6도와 주나라 대사마법에도 수록되어 있는 전투방법이다.



미군의 환


대저 장수는 나라의 보니라. 보되는 자 주도하면 반드시 나라가 강하고 보되는 자 틈이 있으면 나라는 반드시 약하다. 그러므로 임금이 군사에 대한 근심거리가 셋이 있다. 3군이 나갈 수 없음을 모르고 이를 나가게 하는 것, 3군이 가히 물러날 수 없음에도 이를 모르고 물러나게 하는 것을 미군이라 이른다.


[해의] 무릇 장수는 나라의 임금을 보필하는 중신이다. 까닭에 그 장수가 만사에 용의주도하여 임금을 보필하면 그 나라는 강해지고, 만일 그 장수가 용의주도하지 못하고 틈이 있으면 그 나라는 반드시 약해진다.

그것은 장수가 틈이 있으면, 자신의 허물에서 오거나 병사들의 불만에서 오는 것도 있겠지만 더욱이 그 임금과의 사이에 간격이 생기면 더욱 혼란에 빠지는 것이다. 또 임금이 그 나라의 3군을 쓸 때 세 가지의 근심거리도 모두 이 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임금과 장수와 틈이 생겨 불신하게 되면 3군이 있다 하지만 소위 얽어 묶인 미군이 되어, 나갈 때 능히 나가지 못하고 물러갈 때 능히 물러가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삼군의 권을 알라


3군의 일을 모르고 그 3군의 소임을 같이하면 이는 군사들을 미혹시킨다.


[해의] 3군의 권을 모르고 소임을 같이하면 이는 군사들이 의심한다. 3군이 이미 미혹하고 또 의심하면 이것은 제후의 난에 이른다. 이것은 이른바 혼란한 군으로 적을 이기게 이끄는 것이다.

본절은 3군의 병사를 모르는 자, 또 3군의 병권을 모르는 자가 3군의 대장의 소임을 맡게 되면 그 3군의 군리와 병사는 의혹되며 이에 따라 제후는 반란을 일으킨다.

이것이 싸우지 않고 적을 이기게 하는 것이다. 즉 미약한 병사가 강대한 병사를 끌어들여 스스로 망하는 이른바 난군인승이라 하는 것이다. 까닭에 3군을 통솔한 중임을 맡은 장수가 병사는 물론 용병 작전을 모르는 자가 어떻게 3군을 나가고 물러 가게 할 것인가.

대장의 장령이 그 절제를 잃고 군기가 혼란되면 뭇 병사는 미혹될 것이다. 이와 같이 미혹되면 3군의 병사는 대장의 명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니, 자연 3군의 권위는 땅에 떨어져 전군은 모두 의혹에 빠지는 것이다.



백전백승


그리하여 이기는 것을 아는 것이 다섯 있다. 저와 더불어 가히 싸울 수 있고, 저와 더불어 싸울 수 없음을 아는 자가 이긴다.

병사의 중과의 부림을 아는 자 이긴다. 상하 그 욕망이 같은 자 이긴다. 염려하는 자가 염려하지 않는 자를 기다리는 자는 이긴다. 장수가 능하고 임금이 제어하지 않는 자는 이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 위태롭지 않다. 저를 모르고 나를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진다. 저를 모르고 나를 모르면 매양 싸워도 반드시 위태롭다.


[해의] 본절은 이기는 것을 아는 다섯 가지를 말한 것이다.

적을 안다는 것은 결국 시계편의 기본인 5사를 충분히 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5사란 전쟁터에 나가서 적과 싸울 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항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본절은 적과 싸워서 이기고 지는 것을 점치는 방법으로 이것은 전쟁에만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자신의 뜻을 이루고 또 사업을 성공할 수 있겠는가를 가려보는 데도 좋은 기본이 되는 것이다.

첫째는 적과 더불어 능히 싸울 수 있고 적과 더불어 싸울 수 없음을 아는 자가 이긴다라고 한 것은, 적과의 형세를 알고 그 적과 능히 싸울 수 있고 또 어떠한 방법으로 싸울 수 있겠는가를 헤아리는 것이다. 이것은 적군의 병세를 5사에 기준하여 그 승부를 가려 본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둘째는 병중이 많을 때와 적을 때에 그것을 어떠한 용병술에 따라 병진을 형성하여 공격하고 방위할 것인가를 헤아릴 수 있는 자는 이긴다는 뜻이다. 이것은 적과 싸우는 용병술을 이르는 방법이다.

셋째는, 장수와 사병의 뜻이 일치단결이 되어 있으면 그 병사는 강한 병사라, 능히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장수와 병사가 일치단결이 안 되었다고 하지만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이 같음을 본절에서 말한 것이다.

그 예를 들어 적군이 아군의 앞을 가로막을 경우의 전황을 고찰하기로 한다. 이 때 장수는 병사들의 마음이 자기의 뜻과 합치가 못되었다고 볼 때, 그들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과 같이 만드는 것을 뜻한다. 즉 전면의 적을 격파하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욕망을 가지게 하여 적과 싸우게 하는 방법이다.

이 때에 장수의 마음은 이기기 위함이요, 병사들은 고국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으로 결사적으로 분전하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이 장수와 병사의 마음은 서로 다르지만 싸움에 승리하는 것은 같은 욕망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방법은 현대 기업가들이 그 기업을 성취하는 방법으로 청부제라는 방법을 쓰고 있다. 그것은 기업가와 청부인의 목적은 모두 자신의 기업을 성취하려는 뜻이겠지만 일정한 청부를 약속한 일을 달성하는 욕망은 동일하여 기업자와 청부인은 소정된 사업을 열심히 할 것이다.

넷째는 염려를 말했다. 우리가 세상 모든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생각을 굳힌다는 것은 신중을 뜻한다. 우리 속담에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고 했다. 얼핏 보기엔 어리석어 보이지만 그런 습성이 중요한 사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서 성공하는 근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다섯째는 장수는 유능하고 임금은 그 장수를 믿고 잔소리를 안 하며 간섭하지 않을 때는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장수는 싸움에 나가면 임금의 간섭을 받지 않고, 형세의 변함에 따라 나가고 싸우며 혹은 물러가는 권한을 갖는다. 이것을 장수의 전제권이라 하고 임금이 장수의 권한을 제재하지 않는 권한을 임금의 전제를 제어한다고 한다.

그 임금이 장수를 믿고 지나친 간섭이나 잔소리를 안 하면 장수는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여 승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손무는 말하기를 적의 형세를 알고 나의 형세를 소상하게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했다. 여기에서 남을 알고 나를 안다는 것은 시계편의 5사는 물론 현실에 당면한 문제까지를 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형세에 밝고 용병술이 능하면 저와 나를 가려 보고 강하면 피하고 허하면 공격을 하니 패할 일이 없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또 자신을 알지만 상대방의 형세를 모를 경우에는 한 번은 지고 한 번은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상대방이 어떠한 계략을 쓸지를 몰라서 졌지만, 그 다음 싸움에는 자신이 패한 것을 토대로 계략을 세우게 되니 자연 이기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고 저도 모르는 자가 욕망에만 가득해서 싸우려 들면 그것은 백 번 싸워도 매양 지는 편이 되는 것이다.

이상으로 모공편의 원문을 읽고 그중 어려운 점을 설명했다고 본다. 특히 본편은 일반사회에서 흔히 쓰이고 또 긴요한 사항이라 새삼 숙고하기를 바라는 구절이다.



해설


분산이합술


용병술에 뛰어난 장수는 적국을 항복시키는데 그 최상책으로 적을 점령하지만, 부득이하여 병사를 투입할 때의 용병하는 방법을 말했다. 즉 아군이 적군의 10배가 될 때에는 충분히 적의 성읍을 포위할 수 있지만 그 이하의 형세로는 포위하지 말라고 했다.

그것은 10만의 대군을 가지고 적이 만 명의 병사를 가졌을 때에는 포위하여 공격을 해도 동서남북 등 주위에서 균형을 갖고 공격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만일 잘못하여 에워싼 군에서 추호라도 미약한 곳이 있으면 적군은 결사적으로 공격을 하여 퇴로를 뚫고 도망가게 된다.

또 병사가 5배에 이르면 정병술로 당당하게 공격해도 능히 깨칠 수 없다. 따라서 공연한 용병에 생각을 굴리거나 혹은 번잡한 용병으로 병사를 피로하게 하지 말라는 뜻이다. 또 적병의 배가 되는 경우에는 두 대로 나누어 한 부대는 대결하고 한 부대는 기병술을 가지고 공격하는 것을 말했다. 이것은 모두 병사들의 분합술을 이르는 것으로, 이로써 장군은 평소 병사들의 훈련에 힘써야 한다. 용병술이 능한 장수는 백만 대군으로 나누고 합하는 방법을 순식간에 이루지만, 그렇지 못하면 손무가 이르는 졸속한 공격을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능한 장수는 그가 뜻하는 형태로 병사를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는 훈련을 거듭하여, 그 병사들이 어떠한 장령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도 거침없이 감당할 수 있는 습득을 쌓아서 숙달해야 되는 것이다.


미군과 고려


후대의 사가들이 미군, 고려의 예를 들 때 으레 부견과 오한을 지적한다. 이에 부견과 오한의 전황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후한 광무제의 신하 오한이 공손술을 칠 때 그 부장 유상과 합의하여 공손술을 모공키로 하고 군을 두 대로 나누어 가지고 진을 쳤다. 공손술은 적장 오한을 보자 자신의 군세를 몰아 일거에 공격을 개시했다. 그러나 불과 20여 리 밖에 매복해 있던 유상의 군대가 불시에 오한의 군과 합세하여 좌우에서 협공하는 바람에 공손술은 그만 대패했던 것이다. 당시의 병력수나 형세도 대동소이하지만, 결국 공손술의 군은 오한의 군과 같이 이합집산하는 훈련이 부족하여 한 곳에 묶인 채 참패를 했다.

또 부견은 무려 90만 대군을 이끌고 동진을 일거에 병합할 기세로 남진해서 회수의 비수 강변에 진을 쳤다. 이 때 동진의 장수 사현은 불과 8만의 적은 군사로써 부견의 90만 대군을 격파한 것이다.

물론 이 때에도 사현은 부견의 선봉대의 부장인 양양 외 주서에게 명분을 세워서 내통했던 것이다. 부견의 대군이 비수강에서 20리쯤 떨어진 곳에서 싸우는 것이 좋다는 주서의 말을 듣고 후퇴할 무렵, 주서는 돌연 자중지란을 일으켰다. 이 때에 사현의 정병은 불시에 공략하여 결국 백만 대군이 있다 하지만 묶인 채로 부견군을 멸한 것이다.

이상과 같이 공손술의 병사나 부견의 병사는 미군과 고려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참패한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오한은 광무제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용병술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승리를 한 것은 이른바 장능이군불어제의 결과이다. 부견은 병사를 잘 알던 명장 왕맹이 죽고 자신은 병사와 병권을 잘 모르고, 3군을 장악한 이른바 3군의 군사, 군권을 모르고 그 소임을 같이하여 3군이 모두 의혹되어 혼란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현실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기업가가 기업의 경영을 모르고 또 그 전략을 모르면 아무 효과도 없이 많은 인원만 동원되고 소란을 피우지만 그 소득이 없을 때가 많다.


모공과 첩보전


모공이란 나라의 손실은 물론이요, 병사들의 살상도 없이 적군을 굴복하게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물론 고대전에도 모공으로 상대국을 굴복시키는 방법으로 세객을 보내고, 또 첩보원을 보내서 정치적 공작을 해왔다.

이와 같이 모공술을 갖는 것은 적국을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데도 뜻이 있지만, 싸울 때는 이 편이 꼭 이겨야 하는 것이 근본 목적이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선능한 꾀로 적국 내지 적군을 공략하는 것은 한 사람의 첩보원이 한 사단 내지 일군의 힘에 해당되는 것이라 했다. 따라서 근대국가에 있어서는 이 모공의 수단이 더욱 확산된 것이다.

더욱이 모공과 정보는 밀접하여 표리와 같은 것으로 근대국가에 있어서 통치에 정보를 하나의 수단으로 여기는 경향이 많다. 물론 그 원인은 2차대전 후 사상전이 지극히 치열했던 것이다.

이 무렵에 소련의 국제공산당은 허무주의․무정부주의․사회주의 등을 앞세우고 치열한 국제공산당 운동을 확산했다. 특히 이 무렵에 소련의 KGB는 광대한 정보와 첩보활동을 전개하여 그들은 싸우지 않고 공산권을 확대했다. 까닭에 2차대전을 끝낼 무렵에는 약소국의 해방이라는 미명하에 세계의 형세는 자본주의적인 자유국가와 공산을 목적으로 하는 해방팀, 즉 소련의 위성국의 블록으로 양분되는 실정에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결국 정보의 활동을 확대하는 한편, 이에 따르는 대외의 첩보와 적국 내에 있어서 음폐공작의 확대였다.

사실상 세계 정세의 추이를 보면 2차대전에 있어서 소련의 음폐활동은 미약적인 활동을 전개했던 것이다. 이러한 폐단을 간파한 미국은 정부기구를 통합하여 대통령부에 직속하는 형태를 만들어서 자국의 올바른 정보를 관리하는 한편, 대외에도 그 시책을 시행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정보의 평정이 드디어 우주시대로 돌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우주시대로 경쟁을 낳게 한 것은 결국 다름아닌 상대국을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려는 목적이다.

이것이 손무가 병법에서 모공을 강조한 것이다. 또 손무는 모공에서 지피지기 백전불위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 문장은 적국의 실정은 물론 아국의 실정도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것은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근대전에서는 적국의 실정을 알고, 그 허약한 점이 있으면 은밀한 공작으로 적을 쓰러뜨리는 공작을 실천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손무의 모공과 현대의 모공은 그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물론 고대에도 문벌(육도)책이 있어서 모략으로 강력한 적국의 충신을 거세하는 따위의 공작은 흔히 쓰인 것이다.

그러나 정보의 우주시대를 맞는 현대전에 있어서 고도의 첩보활동은 경제문화 내지 각 부문으로 침투하여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전개되고 있다.

그 예를 들면 강태공을 문왕의 유일한 간첩이었다고 한다. 흔히 생각하기엔 강태공은 위수가에서 낚시만을 드리우고 있던 한가로운 사람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태공은 은나라를 은밀히 떠돌아 다니면서 나라의 실정을 소상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 이태공은 어느새 적국의 제후들과도 내통이 있었던지 태공망이 후일 문황과 같이 은나라를 치고 들어갈 때 많은 제후들이 태공을 반갑게 맞았다.

사실상의 기록에는 문왕과 태공이 만나는 것은 인사문제와 낚시의 묘와 결부시켰으나, 태공망은 이미 천하의 형세를 시위장중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즉, 천하가 돌아가는 모든 것을 자신의 손바닥을 보듯 소상하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군주와 가장 친한 자가 간첩이며, 또 비막비어 간첩이며, 신막신어 간첩 등 이 세 가지의 사항이 지켜지지 않으면 국가의 큰일을 결행할 수 있는 모사를 얻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 밖에 천하를 통일하여 한나라를 세운 한고조 유방의 모사 장자방은 초패왕 항우의 어전회의에 참석하여 항우를 위해 열변을 토했다. 그 까닭에 범증 같은 모사도 거세되고 끝내는 항우의 충신은 모두 없어졌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는 것이다.

원래 모공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이르는 것이다. 만약 모공이 성공하여 적국이 붕괴되면 적군이 출정시킨 병사도 스스로 의혹을 느껴 혼돈해질 것이다.

더욱이 근대의 전쟁은 총력전이기 때문에 온 나라가 총단결하게 되고 자연히 출정한 병사들도 사기가 충천하여 적군과 싸울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할 수가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제4 군형편


군형은 고정된 병세의 체를 말함이 아니고, 그 무한대한 지혜에 따라서 부리고 쓸 수 있는 형상을 말한다.

따라서 군형은 일정하게 고정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요, 형체가 이루어지기 이전의 형상을 말한 것이다.

그 예를 들면 산봉우리 한 기슭에서 피어나는 듯한 한 조각의 구름이 바람을 만나 그 부림새를 펴려 할 때는 순식간에 고체의 봉우리는커녕 온 천지를 뒤덮는다. 이것은 눈으로 볼 수는 있지만 그 체가 없는 형상이다. 따라서 손무의 군형편은 하나의 무한대한 형상을 만들기 위한 병세 이전의 군형을 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


승리는 재적


손자 말하기를 옛날에 잘 싸우는 자는 먼저 이길 수 없는 듯이 하고 이로써 적에 이길 수 있음을 기다린다. 이길 수 없음은 나에게 있고 이길 수 있음은 적에 있다.

그러므로 잘 싸우는 자는 능히 이기지 못하고 적이 능하지 못한 이것으로써 이긴다. 그러나 가히 해서는 안 된다.


[해의] 먼저 이길 수 없게 한다는 것은 적으로 하여금 교만심을 조장하여 이 편에 대한 경계심을 줄이고 이로 하여 적의 계략을 빗나가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이 이길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으로 공격해 올 때 신속한 공격을 하면 능히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손자가 시계편에서 이른바 병사는 궤도라고 한 것을 근본으로 군형을 형성하는 것을 뜻한다. 적에 이길 수 없도록 보이는 방략은 천태만상이다. 장수된 자가 어떠한 군형을 적에게 보여 그들의 계략을 그르치게 할 것인가는 그 때의 환경에 달려 있다.

까닭에 적에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오직 나에게 있음이지 적에 있는 것이 아니며 또 능히 적에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적의 계략에 있다고 했다.

따라서 상선지장은 아무리 신출묘계한 지모를 갖고 있지만 자신은 능하지 못한 듯이 적에 보이는 것은, 결국 적이 가진 계략으로는 이기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적이 나에게 이기지 못하게 하는 계략인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우리 인간의 심성면으로 볼 때 겸양 혹은 겸손으로 통할 수도 있다. 무릇 대인관계의 경쟁이 치열하여 그것이 한 문중 혹은 한 지역에 파급되고 그것이 극대화된 것이 결국 국가 사회의 전쟁으로 변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까닭에 한 개의 행위 내지 심성이 그 의사를 표시하는 것, 즉 손무가 말하는 보이는 것과 상통하는 말일 수 있다.

까닭에 본절의 문사를 우리들의 행위나 심성면으로 가려 보면 지덕이 높은 자가 그 옷이나 용모를 일부러 무지한 듯이 보이는 것도 있다. 이것은 하나의 소박하고 소탈이라고 한다면 그만이고 또 호주머니에는 푼전이 없는 건달이 호사스러운 옷을 입고 억만장자인 양 허풍을 떨어 보이는 것과 전자의 경우는, 모두 대인관계에서 오는 것이고 오랜 세월에 걸친 사람들의 습성에서 오는 것이리라.

그러므로 적에게 이기기 위하여 이러한 궤도술을 능숙히 하는 것이 이른바 손무가 말한 상선지장이라는 것이다. 까닭에 궤도는 대의명분이 없이는 쓸 수 없고 또 명분이 있어도 신중을 기하며, 또 싸울 수 있어도 살상을 줄이는 싸움을 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면 헛되이 써선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은 손무의 시계편에 말한(병자궤도야 고능이시지불능 용이시지불용 이하략) 구절로, 본 뜻은 전장에서 설명했지만 이것은 그 형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지 당장에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 쓰는 것은 아니다. 유능한 사람이 못난 사람 형상을 하여 적에게 보이는 형상뿐인 것이다. 또 없는 자가 있는 것같이 보이는 것 뿐이지, 보이는 그것을 그대로 쓰는 자는 전쟁에는 패하고 망한다. 까닭에 군형의 본질을 그릇 해석하고 속임수를 써서 사업을 경영하려는 자가 있지만 이것은 그 사업을 오히려 그르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궤도에는 항상 대의명분이 있고 그 형상에 의해서 상대방이 오랜 시일까지도 알 수 없게 하는 것이 능숙한 형상을 유지하여 대성을 거둘 수 있는 명인이라 할 수 있다.



선공장은 구천


잘 지키는 자는 구지의 아래로 감추고 잘 치는 자는 구천 위에서 움직인다. 그러므로 능히 스스로를 보전하고 온전한 이김을 한다.


[해의] 본 구절은 형상을 만들어 적에게 보이거나 혹은 뭇사람에 보이는 속임수의 극치를 묘사한 문장이다.

이 구절이 손무의 군형의 높은 이상이며 방략이 어떤 것인가를 말해 주는 구절이다. 즉 상선지 장수가 수비하는 방략은 구천지하라 했고 또 공격할 때에는 구천지상이라 했다. 이러한 구절은 중국 고대 병가에서는 흔히 쓰이지 않는 말이다.

이들 9천이나 9지라는 용어는 주나라가 기자를 통하여 홍범구주를 조선에서 도입한 제도에 따라서 천문지리 등을 제정할 때, 홍범구주의 9의 숫자를 상징하여 제정하면서부터 9천 혹은 9지라는 용어가 쓰인 것인데, 이는 중국 상고사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상은 공자 이래 군왕의 존엄을 천의 사상에 비유하여 통치의 방술로 흔히 쓰여서 천과 지는 곧 군왕을 상징하는 까닭에, 천지에 견주는 용어는 곧 역천이라 하여 천지의 명칭을 아무에게나 쓰는 것을 꺼려 온 것이다. 군왕의 이름자와 같은 문자를 쓰는 것을 꺼린 것도 모두 이러한 사상에서 유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손무가 병사를 숨기는데 군왕의 권위로 주관하는 땅보다 더 깊은 그 밑으로 숨는다는 것은 하나의 형상이지만 이것은 군왕의 위엄을 능가하는 것이다. 또 이 말을 당시의 풍속으로 보면 황후는 땅이라 했다. 그렇다면 9지의 밑이란 황후의 침실 밑이란 말도 될 수 있다. 하기야 황후의 침실 밑에 숨어 있으니 천하의 아무도 그를 찾아볼 수 없으리 만큼 깊고 깊어서 실로 땅속 깊이 숨은 것보다도 더욱 안전하게 감추는 방법이 될 것이다.

또 적을 공격하는 방법은 9천지상에서 움직이는 것 같은 형체를 가지라고 하였다. 9천이란 곧 군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신성불가침에 속하는 것인데 어떻게 장수가 군왕보다 높은 곳에서 병사를 가지고 용병술을 하란 말이겠는가. 그러므로 병략가들은 흔히 쓰지 않는 구절이다.

따라서 많은 병략가들은 이 구절을 해득할 때 그 범위를 넓히거나 혹은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을 꺼리는 것이 당연하다.

더욱이 무인은 통치에서 문인에 비하여 천대를 받던 고대 천황 통치하에서, 그것도 일개의 무인이 감히 천지의 명창을 거리낌 없이 쓴 것이 구절이다. 물론 손무의 군형의 본뜻인 9천 지상이라는 것은 군왕의 군국지요책을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군국책의 형체는 태공망의 6도에서 약간 보일 뿐 고대 중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한데 오직 삼략에는 군국책이 있지만 이것은 한나라 때 장자방의 소장이니 손무가 그 책자를 볼 까닭이 없었다. 이에 대한 소론은 앞으로 해설에서 졸자의 뜻을 밝히겠지만 본절에는 9지와 9천에 대한 군형을 거론하기로 한다.

손무는 고능자보 이전승야라고 했다. 이것은 전문에서 주석을 설명했지만 군형의 형상을 9지의 하에서 9천의 상에까지 미치는 것이라, 위에는 군왕에서 밑으로는 심산계곡에 있는 초부에까지 이르는 형상을 말한 것이다.



變化無雙한 軍形


원래 군형은 병세를 이르는 것이다. 까닭에 군형을 고정된 것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용병에 따라서 천태만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손무는 본절에서 9천의 위에서 움직이고, 또 9지의 밑에서 숨는다(동어구천지상 장어구천지하)라고 했다. 이 문제는 전기에서 간략하게 말했다.

3군의 대장이 수십만 내지 수백만에 이르는 많은 병중의 군형을 용병함에 있어서 그 병세를 적군이 모르는 사이에 병사를 움직이는 것이다. 즉, 대군을 적군이 모르게 숨기는 것이나, 또 수많은 대병세를 움직임에 있어서 적군이 모르게 동하는 것이다.

그렇게도 감쪽같이 움직이며 숨기는 것을 표현함에 9천지하에 숨는다고 했다. 또 군형을 움직이는 데 있어서는 9천지상이라고 했다.

결국 하늘 위나, 또 땅속 깊이 있는 것은 사람의 손이 미치지 않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군형을 형성할 수 있는 장수와 싸우게 되면 백선백승을 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술은 오직 이 작전을 세우고 싸워서 이긴 장수만이 알 뿐, 이것은 이른바 사람이 미치지 못하는 9천의 위에서 움직인 것이다. 또 깊고깊은 9천의 밑에 숨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술을 병법에서 최고의 군략이라 하는 것이다. 형체를 영구히 감출 수 있는 것으로 손무의 병법에서 말하는 군사의 형태를 장수 자신만이 알고 누구도 모르게 움직이고, 또 감추라는 것이다.

이러한 군형에 있어서 우리의 3국 때 고구려의 병마도원수 강이식과 병부상서(군부대신) 겸 병마부도원수 을지문덕의 살수대첩을 들 수가 있다.

대저 살수대첩은 영양왕 재위 23년(서기 612)이었다. 수나라의 양제는 그 부왕인 문제가 도원수 강이식 장군에 의하여 임유관에서 참패한 것을 보복하기 위한 싸움을 걸어왔다.

이때 동원관 병사가 113만 명에 요역 등의 잡부까지 합치면 무려 200만 명에 이르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미중유의 대전쟁이었다. 이 때의 총대장은 주군인 양제 자신이 친정으로 주장이 되어 직접 지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많은 육군의 병사가 아울러 수군에 있어서도 대병선이 500여 척에 근 10만에 가까운 병사를 동원하여 이른바 육해군 합동으로 고구려를 급습하는 전황이었다.

그러나 이 싸움에서 수나라 양제의 200만에 이르는 수육군은 참패했다. 그런데 이 고수전의 전쟁사를 수서와 당서에서는 우기의 대홍수로 싸움은 형성되지 못하고 큰물에 병사와 병장기가 많을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편에서 수당서를 중심하여 연구한 결과 수나라의 대군은 고구려의 병술인 군형과 양배술에 의하여 전멸된 것이다. 물론 당서와 수서의 기록에도, 그 당시 큰물로 인하여 살아서 돌아간 장병은 불과 4,5천에 미치지 못했다 했으며, 또 군선도 거의 홍수로 일실했다고 했다.

고수전의 결과로 수나라는 망했다. 그 뒤를 계승한 당나라 고종 때 적장 이세적에 의하여 고구려는 망했다. 그로부터 당나라는 즉천무후 때 강력한 황제천하의 역사를 만듦에 있어서 관선을 주도로 했고, 민간에서는 역사의 편찬을 금했다.

따라서 이 때 역사를 편수하는 데 주관을 했던 종초용은 자국의 좋지 않은 것은 모두 제거하고 국위를 세우는 권위적인 것을 기록하는 방법이었다.

따라서 고수전의 진상은 누구도 평가할 수 없는 환경에 이른 것이다. 물론 고수전의 전쟁기록이 이와 같은 형세로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그와 더불어 고구려 전술에서 변화무쌍한 용병술과 군형에 의하여 가리워져 수당 때의 병략가들은 사실상 몰랐을 것으로 판정된다.

첫째로는 군형 문제이다.

대체로 수나라가 나라를 들어 병사와 요역 등을 합쳐서 200만을 동원했고, 수군을 강화하여 고구려를 친다고 했을 때 우리 고구려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이 무렵에 병마도원수 강이식과 대신 을지문덕은 모량산에 제방을 쌓고 큰 저수지를 이룩하기에 주력을 했을 것이다.

이렇게 국방의 요새지를 형성하는 것을 우리 3국(고구려․백제․신라) 등에서 군국책이라고 했다. 이것을 살펴보면, 수나라의 막강한 병사를 우리는 살수에서 수장을 지낼 준비를 하고 있음을 극비에 준비했다.

더욱이 평양성 수백 리 밖, 그것도 모량산의 심심산골에서 제방을 쌓는 것과 수나라의 침략과의 관계를 알고 살수의 수공을 생각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오직 살수 주변 주민의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 제방 공사로 소문이 돌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것을 말하여 병세를 9천지상에서 움직이는 것이라 하겠다. 손무의 이와 같은 전술을 습득한 한신도 제나라 전왕을 칠 때 유수에서 제방을 막았다가 수공을 해서 제나라 대군을 공멸한 사실이 있는 것이다.

살수의 수공을 수당 때의 사관들이 그 사실을 일부러 은폐하기 위함인지 수공의 사실을 잘못 기록하고 있다. 즉 수나라 대군이 살수를 건너서 평양성 밖까지 가서 싸우다 돌아갈 때 수공을 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만약 수나라의 대군이 살수를 넘었다면 평양성은 함락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수공의 전법을 모르는 자는 수나라 군이 돌아갈 때 수공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같이 당시의 수공은 절묘한 것으로서 실로 9천지상에서 병사를 움직인 까닭에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수공의 진상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는 양배술이다.

그 당시 전군 사령관이었던 을지문덕 장군은 무려 만여 리에 걸친 원거리를 적국을 유인하여 살수에 이른 것은 너무도 능숙한 양배술이라 적군도 감히 수공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라 판단된다. 특히 이 수공법은 중국의 병서에도 수없이 많은 구절이 있다. 또 양배술에 있어서도 병서는 물론이요, 권모서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따라서 선능하여 적군의 의심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라 하겠다.



무지명과 무공명


이기는 것을 보는 것은 뭇사람이 아는 바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잘하는 중에도 잘하는 것이 아니다. 싸움에 이기는 것을 천하에서 가장 잘하는 것이라 하지만 그것은 잘하는 중에 가장 잘 하는 자가 아니다. 그러므로 가을의 미세한 낙엽(추호)을 들었다고 힘이 많다고 할 수 없고, 해나 달을 보는 눈을 밝다고 할 수 없고 뇌정을 듣는 것을 밝은 귀라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옛날에 선전자라 이르는 것은 이기기 쉬운 것에서 이기는 자이다. 따라서 잘 싸우는 자의 이기는 것이란 지혜 있다는 이름도 없고 용맹한 공을 세웠다는 것도 없다.


[해의] 본절은 군형의 기틀을 장수의 마음에 심어주는 하나의 교훈이다. 아무리 높고 광대한 군형을 가지려 해도 장수의 마음이 협소하고 웅대하지 못하면 이 군형이 병사에 쓰일 때 결국 장수의 지명 혹은 공명에 지나지 않는 형상이 될 것을 두려워 한 구절이다.

흔히들 싸움이 일어나서 두 개의 병사가 서로 격전을 하여 많은 살상을 하고 싸우는 것을 누구나 눈으로 볼 수 있고 또 지고 이기는 장면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싸움을 하는 장수를 선능한 장수라 하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이 두 장수가 격전하여 이기는 것을 천하의 가장 명장이라 하지만, 이것은 상선지장이 아니다. 그 예를 들면 이러한 양상은 나라 전체를 좌우하는 군형 중에서 오직 미세한 일부분에 불과하다. 까닭에 가을에 길가에 떨어진 나뭇잎 같은 것을 들었다고 누가 그 사람이 힘이 굉장히 센 장수라고 할 것이며, 또 천하를 밝게 비치는 해와 달을 보는 눈을 가졌다고 어찌 밝은 눈이라 할 것인가. 한 천하를 진동하는 천둥소리를 들었다고 누가 그 사람의 귀를 총명하다고 칭찬할 것인가.

까닭에 장수가 오랜 세월 국록을 낭비하여 십년 양병 일일지용격으로 정밀하게 훈련한 병사를 이끌고 전지에 나가서 많은 인명과 재산을 소비하며 싸워서 이긴 것을 군형의 쓰임새로 보면 터럭과 같은 한 부분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것은 즉 사람이 해와 달을 보는 것이나 또는 추호를 드는 것, 혹은 만인이 다같이 들을 수 있는 천둥소리를 듣는 데 비한 것이다. 옛날의 명장이라 이르는 장수는 싸움에 이기지만 힘 안 들고 쉽게 이기는 것을 소위 가장 뛰어난 명장이라 한 것이다.

이러한 명장들은 천하의 대지를 갖고 있지만 세상에서 그의 지혜를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대지의 명장은 아무리 강대한 적군이라도 힘 안 들이고 쉽게 이기는고로 용맹이 뛰어나다는 공명의 평을 듣지 않는다. 그것은 지혜 있는 장수는 항상 지혜 없는 것으로 보이게 하는 겸손도 있겠지만 앞으로 이바지할 군형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승자는 불혹


그러므로 그 싸움에 이기고 틀리지 않는다. 틀리지 않는 것이란 그대로 두는 것이며 이것이 패한 자에 이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잘 싸우는 자는 패할 수 있는 땅에 서지 않고, 그리하여 적이 패할 수 있는 것을 잃지 않는다.

그런고로 이기는 병은 먼저 이기고 뒤에 싸움을 구하고, 패하는 병은 먼저 싸우고 뒤에 이기는 것을 구한다.

용병을 잘하는 자는 도를 닦고 법을 보존한다. 따라서 능히 이기고 지는 것을 다스린다.


[해의] 전승불혹이란 장수가 싸우기 전에 소상한 묘산에 따르는 것이다. 만일 적과 대진하여 당장 적을 공격해도 능히 승산이 있지만, 그 승산의 계략을 그대로 두고 적이 틀리는 묘산 밑에 싸움을 걸어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것은 적이 잘못된 계략에 빠져서 패망하게 되는고로 결국 패한 자에 이기는 것이라 쉽게 이기는 것이다. 잘 싸우는 자는 형세를 잘 알고 불리한 형세에서는 싸우지 않는다. 즉 병세가 미약한 것, 불리한 지형에 있을 때 등 자신이 없을 때에는 싸우면 안 되는 것이다. 동시에 적이 패할 수 있을 때는 이를 놓치지 않고 공격하여 이긴다는 것이다.

이것을 선장은 입어불패지지요 이불실적지패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기는 병사는 먼저 이기고 후에 싸움을 거는 것이요, 패하는 자는 아무 묘산 없이 덮어 놓고 싸우고 뒤에 승리를 거두려 하지만 벌써 때는 늦은 것이다.

전쟁에 있어서 이기고 지는 것을 군형상으로 보면 모두 이와 같은 것이다.

원래 용병에 능숙한 장수는 평소부터 도를 잘 닦고 모든 법도를 보전하여 정병에 주력하는 것이다. 이것은 곧 싸움에 이기고 지는 것을 항상 연마하여 다스리는 대법인 것이다.

 


해설


수비와 공격


이기지 못할 자는 수비하고 가히 이길 수 있는 자는 공격을 하라 했다. 수비를 할 때에는 장어구지지하에 잠겨 숨으란 것은 그 병세를 숨기라는 뜻도 있겠지만, 자기 나라의 영토는 한 치라도 잃지 않게 보존한다는 뜻도 내포된 것이다.

즉 수비란 그 성읍 혹은 나라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 그 영토의 위와 밑까지 보존할 수 있는 것이며, 까닭에 9지의 밑까지 보존해야 되는 것이다. 고대에는 영토를 관리하는 사공직 벼슬이 있어서 국가의 전 영토를 관장했던 것이다.

동시에 구천지상이란 천문지에 있는 일월성세 등을 이르는 것이며, 병사를 동원해서 공격할 때에는 높은 위치에서 밑을 밝게 보고 그 허실을 찾아 공격을 하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생각할 때 잘 공격하는 명장은 그 움직임이 천문 지리를 알고 그 법도에 따라 적을 공격하여 이기고 능히 스스로 온전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2


지생과 전량


손무가 말하기를 병법은 1에 말하여 도, 2에 말하여 양, 3에 말하여 수, 4에 말하여 칭, 5에 말하여 승이라. 지는 도를 낳고 양은 수를 낳고 칭은 승을 낳는다.

그러므로 이기는 병은 일로써 수를 헤아리는 것 같고 패병은 수로써 일을 저울질하는 것과 같다.

이기는 자의 싸움은 높은 계곡에 물을 저장해 두었다가 터놓는 형상이니라.


[해의] 용병하는 법도에 있어서 도량형의 법칙에 준하여 생성하는 법칙을 말했다.

지생도라는 것은 땅이 있으므로 척도가 생기고 따라서 땅의 원근․험조․평단 등의 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다음은 도가 있으면 그에 대한 용량을 가려야 한다. 가령 어느 지역에 이는 병세는 어느 정도의 병력수를 가지고 어느 정도의 지형을 점령하고 있는가를 계량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그 양을 헤아리려면 수가 필요하다. 또 수가 필요하니 이에 따라 저울이 필요하고 그 저울이 있어서 헤아릴 수 있기에 이긴다는 계산법이 생긴다.

이와 같이 용병에는 그 법도가 있어서 이것을 승패에 비하면 이기는 병사는 일(일은 24냥쭝)을 가지고 수는 1냥쭝의 24분지 1을 재는 것 같고 패병은 분을 재는 작은 저울로 일을 계산하는 방법과 같다.

까닭에 이기는 자가 싸우는 것은 천 길 높은 계곡에 물을 모아 두었다가 그 막았던 제방을 일시에 터놓으면 물길이 조수같이 흘러 내리는 것과 같다.

적수가 천 길에서 흘러내리는 형세를 이용한 것이 수공법이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의 수공이나 한신의 유수의 수공 등은 모두 적수가 천 길 위에서 흐르는 형세를 병세에 인용한 작전이라 할 수 있다.



제5 병세편

 

병세란 용병가가 계략하는 형상에 따라 형성된 병사의 형태를 말한다. 손무는 병세에서 3군의 운영, 병중의 이합집산, 기병․정병의 병세를 설명한 것이다.

더욱이 손무는 병세에서 능숙한 훈련을 쌓은 정병을 합하고 나누는 법도가 뛰어난 까닭에 신속한 병세로 적에 공격하는 것을 위주로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손무의 병세는 신속한 공격을 하는 까닭에 정병이 필요 없고 오직 기병술에 필요한 병력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병세는 어느 것이 기병이고 정병이라는 분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막측하다는 것이다.



1


숫돌로 달걀을 쳐라


손무가 말하기를 무릇 중을 다스리는 것은 과를 다스리는 것과 같이 수를 나누는 것이다. 중의 싸우는 법, 과를 싸우게 하는 이것이 형명이다.

3군의 중이 반드시 적을 맞아 패하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은 기정이다. 병으로 가하는 것은 숫돌을 달걀에 던지는 것과 같은데 이것이 허실이다.


[해의] 무릇 병중이 많은 것, 적은 것을 다스리는 것은 그 수를 나누어 싸우려 하는 데 그 뜻이 있으며 여기서 싸우려는 형태의 명칭이 생긴다. 즉 기병 혹은 정병 또는 병들의 명칭으로 불린다.

3군의 많은 병중이 필요한 것은 이와 같이 적을 공격하고 방위하는 데 있어서, 그 병중을 여러 가지로 모으고 나누어 쓰는 데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병세를 잘 쓰는 것은 마치 숫돌을 달걀이 쌓인 곳에 던져서 힘 안 들이고 그 달걀을 일시에 깨어 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숫돌을 달걀에 던지는 것은 허실이다. 이 구절은 적군의 병세가 미약할 때 이쪽이 강력한 병세를 가하면 그것은 마치 달걀을 돌로 깨는 듯이 손쉬운 일이다. 그러나 병세를 잘 판단하지 못하여 허술한 줄 알고 강병을 가했는데 상대방도 강하여 양쪽의 강자가 충돌되면 좌우편에 상함이 많을 것이다. 그것은 숫돌을 같은 숫돌 위에 던졌으니 패하고 상함이 많은 것이다.

이렇게 병세를 가하는, 즉 공격하는 것을 정확히 판단하여 허약한 곳을 치면 그 병세는 꺾이는 것이다.



변화막측


무릇 싸움은 정으로써 합하고 기로써 이긴다. 그러므로 기를 잘 내는 자는 무궁하기를 천지와 같고, 강해와 같이 마르지 않고 끝과 처음이 반복되는 해와 달과도 같다. 죽었다 다시 살아나는 춘하추동 4시와 같은 것이다.


[해의] 병법에 병세를 합하여 당당하게 공격하는 것을 정병이라 한다. 또 불시의 공격 혹은 방비를 하기 위하여 병세를 여러 개로 나누어 공격하는 것을 기병이라 한다.

물론 기병, 정병도 천태만상한 형태의 병세가 있으며 또 그 병세를 쓰는 방법도 모두 이를 지휘하는 용병술에 따를 것이다. 용병을 잘 하는 기병이 출격하는 것은 하늘과 땅이 무궁함과 같이 무궁하여야 하며, 또 그 무궁한 술책이 마치 강해에 흐르는 물 같이 다함이 없어야 한다.

그것은 명장들이 기병술을 다하지 않는 것을 말한 것이다. 또 그 기병술은 능숙하여 처음과 끝을 알 수 없어야 하는 것이다. 마치 해와 달이 순환하며 이에 따라 네 계절의 변화에 의해 삼라만상들이 춘하추동으로 줄었다가 되살아나는 것과 같이, 또 형세에 따라서 고요하던 병세가 어느새 살아나서 천둥이 치는 듯이 강력하게 움직이는 듯하여 그 병세의 무궁무진함을 이르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병세란 하나의 고정된 형태가 되면 그 병세가 백만 대군이지만 결국 묶인 미군이 되어 스스로 혼란을 일으켜 패한 사실은 전기의 미군편에서 부견과 사현의 싸움에서 설명했다.



오행을 인용


소리는 다섯에 지나지 않으나 그 오성의 변화는 다 들을 수 없다. 빛은 다섯에 지나지 않으나 5색이 변화하는 것을 가릴 수 없다. 맛은 다섯에 지나지 않지만 오미의 변화를 가릴 수 없다.

전세는 기정에 지나지 않으나 그 기정의 변화를 끝까지 밝혀낼 수가 없다. 기정의 병세가 서로 변하여 그 끝이 없이 순환하는 것을 누구가 능히 궁함이 없이 다할 것인가.


[해의] 본절은 병세가 기병, 정병에 불과하지만, 변화무쌍하게 변한다는 것을 음률의 5성에 비하였다. 그것은 병사들의 함성 혹은 금고, 북 등의 소리는 불과 5성에 지나지 않지만 그 소리의 변화를 누구도 가히 알 수 없다. 또 군에서 쓰는 정기도 청황적백흑 등 불과 5색에 지나지 않지만 병사의 기폭의 색깔 변화는 역시 누구도 가히 판단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1. 5성은 율력지, 종률에 있는 궁, 상, 각, 치, 우의 5성을 이른다. 이 5성도 바람의 순환이나 또 이를 울리는 사람의 묘기에 따라서 여운을 내어 황종률 혹은 임종률 등으로 변하여 극치를 이루는 것이다.

2. 5미는 원래 동방의 홍범구주의 제1강에 5행학이 있어서 천지는 물론 삼라만상의 기질을 다섯 종류인 금, 목, 수, 화, 토 등으로 구분했다. 그 중에서 맛은 5미라 하여 단 것(감미)․신 것(산미)․짠 맛(함미)․매운 것(신미)․쓴 맛(고미) 등으로 나눈다.

본절의 구절을 보면 손무는 당시에 동방의 문화권에서 많은 재료를 수집하여 병법을 집필했지만 후대에 이르러 그의 문헌이 많이 수정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대한 실례로 사마양저는 그 병법이 태공망의 병법을 일부 발취하여 쓴 것이지만 후대 그가 죽은 뒤에 사마양저의 병법으로 제정된 것을 보아도 당시 제나라의 풍토를 알 수 있는 것이다.

까닭에 손무의 군형이나 병세는 태공망의 병법을 많이 연구하는 동시에 그 시대 소위 그들이 이르는 구이족의 병술을 많이 인용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격수의 급세


물결이 빠르게 흐르는 것이 돌을 떠내려 가게 하는 세이다. 독수리가 빠르게 나르는 것이 훼절에 이르는 마디이다. 그러므로 잘 싸우는 자는 그 세나 험 마디의 짧음에 있다.

세는 쇠뇌를 쏘는 것과 같고 마디는 기틀을 발동하는 것과 같다.


[해의] 이것은 병세를 급류의 수세와 독수리의 빠른 날개가 적을 제어하는 형세에 비유한 것으로 실로 병세의 극치를 이룬다.

대저 고대의 병략가들이 수세를 가지고 병세를 논한 자가 많고 또 장수들은 이 물의 흐르는 것을 이용하여 싸운 예가 많다. 그러나 손무는 물의 유약론을 주장한 도가와는 달리 물의 가장 험한 세를 말했고 또 독수리가 맹수로서 뭇짐승을 먹는 것을 증오하기보다 그의 훼절을 갈파하여 마디로 쓴 것은 병세에 있어서 실로 적합한 예라 할 수 있다.

아군의 병세로 적군의 미약한 것을 칠 때 불시에 홍수가 나서 그 급류에 돌과 또는 제방이 떠내려가듯, 사나운 병세로 공격하면 적군은 손 쓸새 없이 궤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취조지질 지어훼절자 절야이다. 마디란 예절에서 유래한 것이다. 예절의 극치를 말한 충신의 절개를 소나무와 같이 청청히 기개를 변하지 않는 것, 또 대나무에 마디가 있고 그 마디는 윗마디 아랫마디가 뚜렷한 것에 비유했다.

이와 같이 상하의 마디가 분명한 것, 그런 대나무의 마디는 위에서 예리한 쟁기로 쪼개면 위에서 밑까지 대번에 세로로 쪼개진다. 이것이 절개를 지키는 사람들의 파죽지세라 한다. 예를 들면 자신이 받드는 상사가 그만두면 자신도 그 상사와 운명을 같이할 셈으로 충실히 한다.

그러나 세상이 질서와 마디를 잃어서인지 상의 총애로 그 밑에 있는 자가 그 상을 해하고 자신이 윗마디에 오르려는 자가 있는 세상에는 절을 논할 필요도 없겠다.

한편 독수리 등은 먹이감을 급습할 때, 상대방이 공포에 떨며 움츠리는 그 순간을 이용하여 자신의 힘과 속력을 적에게 가하는 것이다. 그런고로 독수리의 힘은 쫓기는 짐승의 힘과 합한 무서운 속력이 되는 것이다. 그 순간을 절이라 하는 것이다.

그 예를 들면 사람이 발을 땅에 딛고 있을 때보다는 다리를 들고 나가려는 찰나에 공격을 하면 아무리 장정이라도 맥을 추지 못하고 쓰러뜨릴 수 있는 것이다.

원래 만물의 구조는 모두 마디가 있어서 움직인다. 즉 손에도 발에도 마디가 있고 또 우리의 생활하는 방식에도 예절 등의 마디가 있음으로 해서 사회의 질서, 군의 기율, 기업체의 규율 등이 유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상선지장은 병세를 무한이 험하고 그 마디는 지극히 짧게 하라는 것이다.

병세가 험하지 않으면 강한 적을 칠 수 없고, 마디가 길면 오히려 이 쪽에서 훼절을 당하는 독수리의 날개에 맞아서 잡히는 짐승의 신세가 되는 것이다. 더욱이 병세는 전차에서 수십 명의 명궁이 일제히 쇠뇌를 쏘아대는 험한 형세와 같이 하며, 마디는 부싯돌에서 번쩍하는 불빛과 같이 짧아야 효과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이 말은 손무가 시계편에 말한 신속한 공격과 상통하는 구절이다. 이러한 형세와 마디의 이용은 비단 병가에서뿐 아니라 고도한 심리전술 혹은 상술이나 기업의 전략에도 쓸만한 것이라 할 수도 있다.



해설


제갈량의 팔진


촉의 제갈량은 손무의 병세편에서 분수를 발전 시켜 팔진법을 형성하여 정병을 구성하고 삼분천하를 이룩했다. 손무도 이르기를 병세란 천태만상이지만 불과 기병과 정병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흔히 「삼국지연의」 소설을 읽은 사람은 제갈량을 신출귀몰하는 전법을 가진 신기한 인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허구적인 소설에 불과하다. 사실상 병세를 무궁무진하게 형성할 수 있는 명장은 분수의 변화 형태를 조종하여 기복이 많은 병세는 필연적으로 신출귀몰한 병세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중달을 도망가게 했다는 구절을 병법상으로 따져보면, 병사의 궤도에는 누구나 쓰는 속임수다. 그 예를 들면 고구려의 명장 연개소문은 당나라 태종의 30만 대군을 격멸한 용병술에 능한 만고의 명장이었다. 그러므로 당나라에서는 고구려의 명장 연개소문이 죽기만 기다리고 있었지만 좀처럼 그의 죽음은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 당나라에서는 태종이 죽고 명장 이정도 죽었다. 그러나 고구려의 연개소문은 죽었다는 소식이 없었다.

따라서 당나라의 장수 이세적은 고종의 밀령을 받고 고구려의 내정을 탐사했지만 아직도 연개소문은 생존하여 정권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소문과 벌써 죽었다는 두 가지의 정보가 있었다. 당나라 고종은 이세적을 시켜 좌위대장 계필하력, 패강도 총관 소정방, 정명진, 임아상, 방효태 등 대장 등에 30만 대군을 주어 일거에 평양성을 포위케 했다. 물론 이 때는 백제를 평정한 때라 당나라의 사기는 충천했다. 이때는 벌써 연개소문은 죽었지만 그 사실을 은밀히 감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 때에 고구려의 명장 태조영(후일발해태조)은 남생, 남건과 같이 연개소문의 장수기를 전진에 드리우고 분전하여 당나라의 대군을 살수와 마읍 지방에서 적장 방효태 등 많은 장수를 격퇴하고 대승했다. 결국 이것도 죽은 연개소문의 대장기를 올리고 적군을 혼비백산하게 했던 것이다.

이와 같이 병세의 분수를 기정 두 개로 나눌 수 있지만 이것을 쓰는 명장들은 그 세를 험하게 쓰며 또 절제 있는 방법으로 쓰는 까닭에 범용한 장수는 감히 쓸 수 없는 것이다.



2


치세의 한계


분분운운하여 어지럽게 싸우지만 가히 어지럽힐 수 없다. 혼혼돈돈하여 둥근 형상을 하지만 패하지 않는다.

난은 치에서 나고 겁은 용에서 나며 약은 강에서 난다. 치란은 수이다. 용겁은 세이고 강약은 형상이다.


[해의] 양군이 서로 어울려 격전이 벌어지면 분분하고 운운한 모습은 헤아릴 수 없다. 한편에서 공격하는 병사가 나가면 상대방에서도 이에 대항하여 나와서 싸우는 것이 실로 분분운운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두 군대의 싸움이 격심해지면 혼돈이 혼돈을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은 그 둥근 형상을 유지하고 있는 까닭에 패하지 않는다. 아직 패하지 않는다는 것은 병중을 통솔하는 명령이 있어서 분분운운하고 난투상이 혼돈한 그 병사들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까닭에 양군이 어울린 모양은 어느 편이 우군이며 적군인지 분간할 수 없다. 또 머리도 꼬리도 없는 하나의 둥근 형상이지만 패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어지러운 싸움은 결국 군을 다스리는 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난생어치라 했으며 혼란할 때에 이르면 겁을 먹게 마련이다. 만일 겁먹은 모양을 적군이 알면 그들은 용기를 낸다. 이와 같이 약한 것이 생기면 반드시 강한 것이 있는 것과 같이 항상 상대적인 현상은 갖고 있다. 즉 어지러우면 다스려지고, 겁이 생기면 용기를 내고, 약하면 강해지는 것은 모두 혼돈하게 싸우는 모습이다.

이상의 어지러운 것을 다스리는 것은 수이다. 수라는 것은 혼란한 군사를 어떻게 해서 기병이거나 혹은 정병으로 나누어 정돈된 군사로 편성하는 것을 이름이다. 즉 혼돈하여 양 군이 모두 지쳐 있을 때 그 군대를 불시에 기병으로 나눌 수 있는 병사가 다스려지는 군사이다.

또 용기와 검은 병사들의 세를 이루는 것이다. 즉 용겁세야는 두 가지 형태의 세를 형성하는 것이다. 용감한 병사는 험준하고 강한 세력을 이루고, 비겁한 병사는 미약한 병세를 이루는 것이다. 이것은 양군이 싸우는 병세에서 가릴 수 있다는 것을 손무는 지적한 구절이다.

병세가 강하고 약하다는 것은 형상이며, 이 형상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은 오직 장수가 저 편의 균형을 얼마나 체득했는가에 따르는 것이다. 그 예를 들면 싸우던 군대가 일부러 미약한 듯이 혹은 패하는 형상을 보이고 도망치는 병세가 즉 군형에 속한다. 이 때에 적군이 추격해 올 때 홀연히 병세를 나누어 기습하는 것이 기병의 세를 이루는 것이다.

까닭에 병사들이 혼란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 기병과 정병을 형성할 수 있는 다스림에 속하는 것이다. 또 용감하고 비겁한 병사들의 사기도 곧 이것으로 병세를 강하게도 또 미약하게도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강하고 약한 병세가 즉 그 병사의 형상이라 하는 것이다.



적동지책


그러므로 적을 잘 움직이는 자는 그 형상을 나타내어 적을 반드시 이에 따르게 하고 반드시 적에게서 이를 취한다.

이로써 움직이게 하고 그것을 근본을 삼아 때를 기다린다. 그러므로 잘 싸우는 자는 승리를 세에서 구하고 사람을 책하지 않는다. 따라서 능숙한 사람을 택하여 세에 맡긴다.


[해의] 본절은 군형에 능숙한 장수가 적군을 궤도로 어긋나게 하는 계략을 말한 것이다. 아무리 적을 유인하려고 거짓 패하는 양 도망가는 것을 가장하지만 그가 도망가는 형상이 능숙하지 못하면 적이 경계하여 이에 응하지 않는 것이다. 까닭에 형이란 상대성을 갖는 것으로 자연이 순화하는 듯이 티끌만큼도 의심이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형이란 병세에 무한대한 이익을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적은 나의 속임수를 모르고 나의 형상을 보고 반드시 동하게 만들어 그 계략에 말려 들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적을 유인하여 어느 정도 끌어오다가 적의 병세에서 가장 미약하게 이른 때를 기다려 불시에 아군의 분수, 즉 기병술로 신속한 공격을 하면 적은 손쉽게 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손무는 이르기를 능택인 이임세라 하여 병세를 강하고 험하게 만들려고 하면 공연히 사람을 꾸짖고 힐책하는 것보다는 우선 우수한 형에서 이루어진 병세를 만들며 그 병세에 따라 적재적소에 장수를 쓰는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구절은 군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요, 일반 상술에도 지극히 필요한 구절이다.

능태인임이라는 말은 현대의 경제가 고대와 같이 한 사람이 만능주의라는 제도에서 분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지배인은 뭇 종사원을 통솔하고 기업의 형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세, 즉 영업이나 생산 혹은 선전 등 각 분야에서 운영되는 형세를 관찰하여 이에 필요한 인재를 선택하여 쓰면 되는 것이다.



목석의 세


세에 맡기는 자는 그 사람을 싸우게 하기를 목석을 굴리는 것과 같이 하는 것이다. 목석의 성질은 편안하다. 고요하여 위태로우면 움직이고 모나면 고치고 둥글면 간다.

그러므로 사람을 잘 싸우게 하는 병세는 둥근 돌을 천 길이나 높은 산위에서 굴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해의] 잘 싸우는 자 혹은 능숙한 자가 사람을 싸우게 하는 것은 그 세를 잘 만드는 여하에 있다. 높은 벼랑에서 돌이나 나무를 밑으로 굴러내려 적을 공격하는 방법을 병세에 비유한 것이 본절이다.

그것은 병세가 아무리 강하고 힘이 있다고 하지만 산 밑에 있는 적을 무찌를 수는 없다. 벼랑 밑으로 뛰어내리려 하지만 적을 무찌르기 전에 먼저 자신이 죽을 것이요, 또 설혹 죽음은 면할 수 있지만 힘을 다하여 적군 앞에 이르렀을 때는 피로하여 적에게 먼저 죽임을 당할 것이다.

이와 같이 불안과 공포가 그 마음에 깔리면 용기를 잃고 비겁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 생각이 없는 목석은 높은 벼랑 위에서 굴리면 그 고체의 안정된 형체와 중량에 따라 점점 가속하여 굴러 내려갈 것이다. 고체란 평탄하지 않고 위태로운 땅에는 자연 움직이게 되며 네모난 곳이면 멈추고 둥글면 가게 되어 있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라 했다.

이러한 목석의 구르고 움직이는 것을 사람들의 심성에 비유한 구절이다. 즉 병사들의 마음이 단결이 되어 오직 장수의 명령대로 움직이면 생명을 구할 수 있고 또 위태롭지 않게 생각하게 되면 결국 장수는 하나의 목석을 천 길 위에서 굴리는 병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이와 같이 형에 능숙하고 병세를 강하게 만들 수 있고 이에 따르는 사람의 기능을 알아서 그 병세에 던지면 자연 병사들은 자신도 모르게 그 세력에 휩쓸려 자신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같은 목석 중에도 잘 굴릴 수 있는 둥근돌 혹은 둥글어 잘 굴릴 수 있는 목석을 선택하여 굴리는 것과 같다.



제6 허실편


허실이란 갖추지 못한 것과 갖춘 것을 말하는 것이다. 갖춘 것은 강병이요, 갖추지 못한 것은 미약병이다. 그러므로 병사에는 허하고 실한 것을 모르면 공격하고 수비할 수 없는 것이다.

손무는 허실편에서 이르기를 장수가 적과 싸울 의욕을 가지고 병사를 오로지 하나로 하고 적의 실한 것은 분산하라 했다. 적의 형세가 사분오열로 분산된 것을 나의 전일된 강세로 치면 이는 반드시 숫돌로 달걀을 치는 것과 같다 했다.

이와 같이 허하고 실한 것을 알고 능히 적의 형세를 조종하여 노출시키고 나의 형세는 감추어 적이 살피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적을 치고 방위하는 데 기본 요건이 되는 것이다. 또 손무는 말하기를 병형은 무형을 으뜸이라 했다. 그것은 병세를 물의 형태와 같이 무상세를 말하며 신묘의 극치를 바라는 까닭이다. 또 그는 5행과 4계절의 무상에 병세를 비유하여 허실을 말했는데 이 허실의 구절은 실로 병사의 극치를 이룬 방법이다.



1


이해를 알라


손자 말하기를 무릇 먼저 싸움터에서 적을 기다리는 자는 편안하고 뒤에 싸움터에 이르려고 달리는 자는 피로하다. 그러므로 잘 싸우는 자는 적을 조종하고 적에게 조종되지 않는다.

능히 적군을 스스로 오도록 부리는 자는 이로 인한 때문이다. 능히 적군을 부려서 이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것을 해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군이 편안하면 이를 피로하게 하고 배불리 먹으면 능히 이를 굶주리게 하고 안정하면 이를 동요하게 한다.


[해의] 본절은 전쟁에 이르기에 앞서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적군의 동정을 살펴서 그들로 하여금 서둘게 하여, 장수는 물론 뭇 병사들까지도 안정을 주지 말고 피로하게 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이 편에서 먼저 싸움터에 이르러 진을 칠 때 좋은 지형 등을 점령하면 반드시 적군은 당황하여 달려올 것이다. 당황하여 달리고 서두는 곳에 반드시 그 병세에 실하지 못한 것이 발생할 것이다. 그 실하지 못한 곳이 즉 허한 곳이며, 먼저 싸움터에 이르러 기다리는 측은 주위를 살피며 적군이 이르는 것을 보고 있으니 안정된 것이다.

이것을 실한 형세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그 해를 줄이고 이를 많이 얻는 자가 능히 허실을 잘 가리는 명장이다. 그러나 전쟁이란 이러한 허실을 모두 알고 허를 버리고 이익을 취하려 드는 까닭에 전편의 시계편과 균형을 능숙히 하는 장수는 적군이 모르는 사이에 손쉽게 계략을 써서, 적은 이에 따르는 이를 취하려고 다투어 이를 것이며 그렇지 않고 능숙하지 못하면 적은 이르지 않을 것이다.

손무는 말하기를 적일능도노지하고 포능기지하며 안능동지라 했다. 즉 적군이 편안히 있으면 이로 적군을 동하여 피로하게 하면 반드시 그 실한 병세는 허약한 곳으로 변하는 것을 뜻한다.

그 예를 들면 적이 먼저 싸움터에 이르러 편안한 때에는, 아군은 어떠한 이로 유인하여 적군의 진지를 이동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계략이다. 가령 A 기업가는 어떠한 지역에서 B 기업가와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한데 A 기업가는 벌써 특정한 지역에 이르러 가장 좋은 지역에 사무소를 개설했다면 B 기업은 이미 A에 뒤졌으니 서둘러야 한다. 이런 경우 A보다 B는 피로하고 안정되지 못한다.

그러나 B는 계략을 써서 자신도 모르게 그 신설했던 사무실을 이에 의해 제3자가 많은 돈을 받고 이동하게 하면 B의 계략은 능숙하다 할 수 있다.

동시에 포능기지의 계략으로 식량을 봉쇄하거나 식수 등을 단절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며, 또 적이 많은 식량을 낭비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계략이다.



무인지대


그 나가지 않은 곳으로 달리게 하라. 그 뜻하지 않은 곳에 달리라. 천 리의 행군을 해도 지치지 않는 것은 사람이 없는 땅을 가는 때문이다.


[해의] 적을 이로써 유인하기 위하여 계략을 쓰는 것이며, 가령 적군이 어떤 곳에는 아무 대책을 세우지 않은 곳에 아군이 병사를 달리게 하여 유인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에는 하등의 방비가 없어서 아군은 훈련을 겸하여 달릴 수 있고 또 아무 저항을 받지 않으니 추호도 피로할 것은 없다. 형세가 이에 이르면 적군은 할 수 없이 아군이 달리는 곳에는 자연 병사를 배치하여 병진을 가설해야 하니 그들은 자연 움직이며 피로해진다.

이러한 계략은 이른바 천 리를 행군해도 피로하지 않은 것은 적병이 없어서 싸우지 않아서 피로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까닭에 적을 유인하기 위하여 달리는 것도 정병이 없는 곳을 택하지 못하고 불시에 공격을 받게 되는 예도 많다. 그러므로 손무는 행어무인지지라 하여 거칠매 없는 무인지대로 유인술을 쓰면 추호도 병사가 피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비와 공격


쳐서 반드시 갖는 것은 그 지키지 않은 곳을 친 때문이요, 지켜 반드시 굳은 것은 치지 못하게 지키는 때문이다. 그러므로 잘 치는 자는 적으로 하여 그 지킬 곳을 모르게 하고 잘 지키는 자는 적이 칠 곳을 모르게 한다.


[해의] 적군을 공략하여 성읍을 빼앗는 자는 반드시 적군의 수비가 허술한 곳을 쳐서 이기는 것이다. 이것은 반드시 그 성읍을 방비하는 태세에서 잘못된 곳을 발견하고, 그것이 발단이 되어 뜻을 이루는 것이다. 만일 적의 성읍이 그 지킬 곳을 견고히 하였다면 이 성읍은 칠 수 없는 성읍으로 공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에 잘 싸우는 자는 반드시 적이 지킬 곳을 모르는 곳을 공략하여 공취하는 것이다.



신미의 술


미호미호 무형에 이른다. 신호신호 무성에 이른다. 그러므로 능히 적의 생명을 장악한다. 나아가 막을 수 없는 것은 그 허를 찌르는 까닭이다. 물러가서 따를 수 없는 것은 빨라서 이에 미치지 못한 까닭이다.


[해의] 공격하고 수비를 한다는 것은 표면상의 형세에서 오는, 즉 병세나 견고한 성벽 등을 말하는 외에 무형한 군형과 시계편의 오사 등을 균명하여, 그중에서 추호라도 결함이 있으면 이것을 확대하여 계략을 세우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가령 상대방의 성지와 병세는 강하고 견고하지만 그 장수가 도를 올바로 행하지 못하여 병사들의 불평은 없는가, 혹은 임금과 그 장수와 틈이 있지 않은가 등 유형 무형의 간격을 찾아야 하며 또 소리 없이 들을 수 있는 지혜를 갖추면 그 장수는 적군의 살생권을 장악한 장수인 것이다. 이것을 가리켜 적군의 사명을 능히 잡은 명장이라 한다.

이러한 명장들이 그 허를 찌르고 공격하는데 누구도 이를 막을 수 없고 또 물러갈 때 그를 추격할 수 없는 것은 모두 순식간의 일인 것이다.



장욕과 형세


그러므로 내가 싸우고자 하면 적은 성벽을 높이고 도랑을 깊이 파고 지키더라도 부득불 나와 더불어 싸우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적이 구출해야 할 곳을 치는 때문이다.

내가 싸우려 하지 않으며 땅에 금을 그어 놓고 지킨다 하지만, 적이 나와 더불어 싸울 수 없는 것은 적의 계략을 어긋나게 했기 때문이다.


[해의] 본절은 장수의 전욕을 설명한 것이다. 병사를 이끄는 장수에는 전욕이 가장 소중하다. 그러므로 본절에는 아욕전이라 하여 장수가 싸울 욕망이 있고 병사들도 사기가 충천해야 능히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만일 장수가 싸울 욕망이 있으면 아무리 성벽을 돋우고 잠토를 깊이 파며 견고해도 이것을 공략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욕망이 없으면 성지가 아니라 땅 위에 금을 그어 놓았지만 싸우지 않을 것이다.

우리 나라 명장이 이르기를 장수의 전욕 중에서는 뭇 군사의 마음을 단결시킬 수 있고 기모의 욕망이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까닭에 장수가 싸울 의욕이 없으면 만사에 있어서 그 계략에 배반되는 것이므로 지키거나 혹은 방위를 해도 모두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

한고조 때 세객 광야군은 자신이 제나라에 들어가 제나라 전왕과 화평을 성립시켜 한신의 군에게 물러가라 했지만 한신은 전욕을 가지고 무력으로 평정했다.

만일 한신이 전욕이 없이 그대로 제나라를 일시 굴복했었더라면 병사들의 전욕과 사기가 저하되어 항우와의 대전에서는 쉽사리 승리할 수 없었으리라는 것이 후대의 군략가들의 평론이다.



적의 분산책


그러므로 적군의 형체는 나타내고 나는 나타남이 없으면, 곧 나는 집중하고 적군은 분산한다. 나는 오로지 하나가 되고 또 적은 나누어 십이 된다. 이렇게 나누어진 십을 전일된 하나로 치는 것이다. 즉 나는 중이요 적은 과이다. 이로써 능히 중으로 과를 치면 나와 더불어 싸우는 자는 약한다.


[해의] 적군의 형체는 알 수 있게 들어내어 누가 보아도 명백히 알 수 있게 하고, 또 자신의 형체는 아무 형체도 없이 감추어서 무형으로 만들라 했다. 그리고 나는 뭇 병사를 오로지 하나로 단결하고 작은 여러 갈래로 분산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적군의 전욕을 상실시켜 분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와 같이 적을 여러 개로 분산하여 힘을 약화시킨 후 아군의 단결된 병세로 이를 공략하면 손쉽게 이길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이 계략은 전절에 말했지만 장수가 전욕을 지니고 앞으로 기병의 모계를 가지고 적을 일거에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유비무환


그러므로 앞을 갖추면 뒤가 적어지고 뒤를 갖추면 앞이 적어지고 왼편을 갖추면 오른편이 적고 오른편을 갖추면 왼편이 적어진다. 모두들 갖추려면 병력이 적어진다.

적은 것을 갖추는 것은 적군 때문이다. 많은 것은 적군으로 하여 나에게 갖추게 하는 것이다.


[해의] 본절은 군비를 갖추는 것이 아니라 적군의 허실을 알기 위하여 병사의 많고 적은 것, 또 전후좌우 등의 갖추고 적은 것을 말했다. 더욱이 허실편에서는 장수가 적국의 허실에서 병세의 허실을 보고 판단하지 못하면 그 장수의 승리는 기할 수 없다는 것이 본절의 뜻이다.

이상과 같은 방법으로 적의 적은 곳, 혹은 미약한 곳을 택하여 공격하면 아무리 막강한 병세를 갖고 있어도 패하는 예가 많다.

그 예를 들면 천하에 용맹이 뛰어난 장사라 할지라도 불의에 급습을 받으면 그 용맹을 다하지 못하고 쓰러진다. 그러므로 아무리 강대한 병세라 해도 소상하게 살피면 반드시 허한 곳이 있을 것이며 또 갖추어진 병세라 해도 그 실한 것을 허비하면 역시 허해진다.



2


오월의 전례


그러므로 싸울 땅을 알고 싸울 날을 알면 천 리에 이르러 회전할 수 있다.

싸울 땅을 모르고 싸울 날을 모르면 왼쪽은 오른쪽을 구할 수 없다. 앞은 뒤를 구원할 수 없다. 하물며 먼 곳은 수십 리에, 가까운 곳은 수 리에 분산되어 있어서랴.

나로써 이를 헤아려 보면 월나라 사람의 병사가 많다고 하지만 그 이김에 있어서 무슨 도움이 있으랴. 그러므로 전쟁의 승리는 가히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적이 비록 많다 하더라도 싸울 수 없게 해야 하는 것이다.


[해의] 전쟁할 지형을 알고 싸울 날짜를 소상하게 알지 못하면 이에 대한 병사의 동원은 물론 모든 준비를 하여 적에 뒤져서 서둘러 달리는 바가 없을 것이다.

더욱이 그 싸울 땅이 천 리에 이르는 까닭에 좌군이나 우군의 거리가 멀면 수십 리 혹은 가까와야 수 리의 거리에 있다.

이와 같은 현황을 생각할 때 아무리 강대한 군이라 해도 자연 그 허실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손무는 병사의 허실을 찾는 데 있어서 형세의 허실은 물론 싸우는 시기와 지형이며 또 적군의 전방이 강하면 후방이 약할 수가 있으며, 그 약한 곳을 칠 때에 지형이나 날짜를 택하여 강한 곳에 구원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도 허실을 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본절은 전황의 추이에 의해 싸우게 되면 그 허실의 있고 없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허실은 자신을 이롭게 하는 동시에 적군을 해롭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손무는 자기의 오와 월나라의 형세를 견주어서 예로 들었다. 당시에 오나라와 싸우고 있던 월나라에는 가가호호 병사 없는 집이 없이 많은 병사를 가지고 강병을 자랑했지만 싸움에 있어서는 싸울 때마다 매양 이기지는 못했다 했다.

손무가 오왕 합려의 대장이 되어 월을 친 것에 대하여는 학설이 구구하다. 그러나 손무가 오왕 함려에 임용된 것은 함려의 초임기 시절로 보이며 손무는 오군을 이끌고 당시의 초와 남제, 그리고 월나라를 쳐서 이긴 후 그는 일체 벼슬을 받지 않고 재야에 은거하여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후일 함려는 월왕 구천에 패하여 죽었고 그 아들 부차는 와신상담 끝에 월을 쳐서 보복한 유명한 이야기는 후일의 사실이라 하겠다.



필승의 법


그러므로 말하여 어떻게든 싸움에 이겨야 한다. 적이 비록 병사가 많다 하지만 가히 잘 조종하여 싸움이 없게 하라.

그러므로 이를 계략으로 얻는 것과 잃는 그것을 알며, 꾸며서 그들의 동정의 이치를 알고 그 형세가 사생의 땅임을 알고, 이에 따라 사방 중 어느 편이 족하고 부족한가를 알아야 한다.


[해의] 본절의 승가위야라는 것은 싸움은 기어이 이겨야 살 수 있고 지면 병사들의 생명은 물론 그 나라까지 망하는 까닭에 어떻게 해서라도 이기라는 뜻이다. 그러나 전쟁은 부득불 안 할 수 없을 때 일어난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자기보다 작은 나라 즉 병사가 미약한 나라와의 대결뿐 아니라 강대국과도 싸울 수 있다.

강대국이라도 장수가 전의를 잃으면 굴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왕성히 싸울 욕망을 가지고 적군의 형세를 살피게 되면 반드시 허약한 곳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이 강병을 치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적군과 무턱대고 싸움을 해서는 안 되며, 가급적 적의 형세를 잘 유인하고 달래어 빈틈이 있을 때 불시에 공격을 해서 일거에 쓰러뜨리는 것을 말했다.

적의 계략과 허실을 알아서 적의 형세가 강하고 지형이 유리하면 이를 피하고 도망가서 적의 형세를 움직이면 반드시 적군도 사지에 이르게 될 때 치면 손쉽게 이길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까닭에 각지이지 유여부족지처라 하여 동서남북 등 어떤 곳이든 반드시 부족한 곳, 즉 갖추지 못한 곳을 치면 아무리 강병이라 해도 동요를 가져온다.

이와 같이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허점을 틈타 번개같이 공격하면 천하의 명장도 불시의 공격을 받고 맥을 쓰지 못하고 생포할 수 있는 것이다. 까닭에 적병이 강하다고 전욕을 잃고 있으면 적은 안정된 자세에서 사기는 높아지고 아군은 겁을 먹게 되는 것이다.



무형이 상책


그러므로 병은 그 형체를 없이해야 한다. 즉 병이 무형하면 심간도 엿들을 수 없고 지자도 계략을 쓸 수 없다. 따라서 형으로 인하여 중에 이기는 것을 둔다. 중은 능히 모른다. 사람마다 나의 이기는 형을 알고 내가 적을 제압하고 이기는 소위를 알 수 없다.

그러므로 그 싸움에 이긴 방법을 거듭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병의 형은 무궁에 응한다.


[해의] 본절의 뜻은 병의 형체를 감추어서 적군의 간첩이나 또 지혜 있는 장수도 나의 병형을 계략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병형이 극하면 무형에 이른다는 것은, 형의 극치라 한 것을 이른 말이다. 그것은 아직 형체가 없으니 적군의 첩자가 아무리 탐색하여 보려 해도 무형한 형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지장이 있다 하지만 형체를 모르면 자기의 병세와 비교하여 척도를 가릴 수 없는 것이다.

이 말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 가장 적합한 말일 수도 있다. 원래 인간의 심성은 간사한 것이라, 알면 안다고 교만하고 또 모르고 약하면 강자에 아부하고 의지하는 까닭에 자신의 형체를 모두 노출시킨다. 그러므로 그 인간의 지혜, 특기 등 실력을 있는 그대로 노출한다.

이런 경우 그들이 생존경쟁에서 패하고 이길 수 있는 것은 오직 지상재료에서도 지자들은 능히 그 승패를 판가름할 수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것은 벌써 자신의 형을 들어내는 것으로 손자는 이를 금한 것이다.

그러므로 싸움에 능한 장수는 적의 형세가 많으면 그와는 대결하지 않고 오직 그대로 두고, 상대방이 허점을 드러낼 때까지 그대로 두어 둔다는 것이다.

능히 싸워서 이길 수 있지만 나의 병사나 손실이 많음을 고려해서 그대로 두는 그 뜻을 세상 사람들은 알 까닭이 없다. 그러나 나만은 적의 어느 곳을 쳐서 이길 것인지 그 소위를 알고 있는 것이다.

까닭에 전승불복이라 하여 싸움을 여러 차례 하지 말라 했다. 아무리 이기는 싸움이라 할지라도 그 싸움이 끝나면 병사의 살상자는 많고 병장기가 상하고 무디어 쓸 수 없게 된다. 이러한 형세로 싸움을 반복하면 그 병사는 싸움에 이기고도 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형태를 보이지 않고 적병의 형세에 응하는 무궁무진한 것을 상으로 치는 것이다.



병형과 오행


대저 병형은 물의 형상을 말한다. 물의 형은 높은 곳을 피하여 낮은 곳으로 달린다. 병사의 형도 적이 실하면 피하고 허한 곳을 친다. 그러나 물은 땅에 절제를 받아 흐르고 병은 적을 절제함에 따라 이긴다.

그러므로 병은 그 세를 항상 없이하며, 물은 항상 그 형세가 없다. 능히 적의 변화에 따라서 이에 취하여 이기는 것을 이름하여 신이라 한다.

그러므로 오행에 무상승하고 네 계절에 상위 없으며 해에 길고 짧음이 없고 달에는 죽고 삶이 없다.


[해의] 본절은 병형을 물의 형상에 비교하여 허실을 논한 것이다.

물은 높은 산에서 흘러 낮은 곳으로 달린다. 그러나 물의 흐름은 땅 위로 흐르는 까닭에 땅의 제재를 받는다. 다만 땅속에서도 낮은 땅을 흐르는고로 가장 낮은 땅을 상대로 하여 흐르는 그 이치를 손무는 병사의 형에 비한 것이다.

이와 같이 병사도 처음부터 특정한 형세를 드러내어 적에 과시하는 우쭐할 생각을 버리고 오직 적군을 상대로 여기에 제약을 받아야 한다. 즉 강하고 실한 적을 만나면 이를 슬쩍 피하라는 것이다.

물도 도도하게 흐르지만 절벽이 앞을 가로막으면 요란스럽던 물소리는 가시고 낮은 곳을 택할 때까지 그 곳에서 수세를 모아서 힘이 생기면 그 때는 앞을 막은 절벽도 능히 제압하여 넘쳐 흐른다. 병세도 이와 같이 강병을 만나면 피하는 것은 결국 적의 허를 나의 실한 것으로 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이 신술이다. 그러므로 오행에는 무상승이요, 사시무상위라 했다. 오행에는 금목수화토 다섯 가지의 성질을 가진 물질이 있다. 이 다섯 가지의 물질 중 어느 것이 이기고 진다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은 다섯 가지가 항상 조화되어 하나의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어떤 것이 좋고 나쁘다고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네 계절도 뚜렷하여 춘, 하, 추, 동이 있지만 역시 가면 오는 것은 어느 한 계절의 위치고 고정된 것은 아니다. 이것이 사시무상위라는 것이다.

또 해는 짧고 긴 날이 있고 달은 회삭과 만월이 있어서 죽고 사는 것 같지만, 형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무형한 병세를 능히 할 수 있음이 허실의 명장이다.



제7 군쟁편

 

손무의 군쟁은 용병술 중에서 극치를 다한 계략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군쟁편의 기․심․힘․변 등의 4치의 술은 현대의 발전된 심리학도 가히 미치지 못할 정도로 높은 경지에 이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후대의 군략가들은 물론 일반에서 그의 유서를 애독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것에 있다 하겠다. 더욱이 그는 우직의 계략에서 50리를 달리는 경쟁에는 상장군도 그 반을 못 가서 쓰러진다는 예를 들어 군쟁의 절실함을 깨우쳤다.

까닭에 본편은 고대의 병사학이지만 현대 사회에서 기업을 하거나 또 여러 가지 기업전략 면에서 이 구절을 이용하여 상쟁에 운영하면 소기의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명분이 없는 우직술을 써서 3자에 해를 끼치는 속임수는 오히려 그 사업에 막대한 화를 초래할 것이라 할 수 있다.



1


군쟁과 우직


손무가 말하기를 무릇 용병하는 법은 임금의 명을 받은 장수가 병중을 모으고, 군을 합하여 서로 사귀어 합하며 막사에 둔다. 그러므로 군쟁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

군쟁의 어려운 것은 우로써 직을 삼고 환을 가지고 이를 취하는 데 있다. 따라서 그 길을 돌아가는데 이로써 하고 적군보다 늦게 떠나서 그보다 먼저 이른다. 이것이 우직의 계를 아는 자이다.

그러므로 군쟁을 이로써 하며 위태로움을 다투는 것이 군쟁이다. 군을 일으키는 데 이것을 이로써 다투면 즉 미치지 못한다. 군을 빙자하여 이를 다투면 그것은 치중을 버리게 된다.


[해의] 군쟁은 적군과 싸우기 위하여 장수가 군왕의 명을 받고 많은 병중을 합하고 군사를 편성하며 이 중병을 통솔할 장수와 군리를 명하고 그들을 군영에 주둔시켜 화친단결을 꾀하여 장수의 명에 순종하게 하며 또 이들을 어떠한 병술로 부려서 상하지 않고 승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행하는 것이다.

더욱이 고대에는 일정한 상비병은 있지만 대개의 경우 그 상비병은 삼공직을 위시하여 후왕, 방백 등이 갖고 있으며 그 외에는 향약규정에 따라 장정을 동원했던 것이다.

따라서 장수의 선택은 물론 병사를 동원해서 적군과 다툴 수 있는 병력을 동원하는 것이 어려운 일의 하나이다. 그 다음은 용병술이다. 손무는 이르기를 군쟁이 어려운 길로 돌아가는 것을 곧게 가는 것으로 알며, 환난을 오히려 이로 삼으라 했다.

이것은 죽을 곳에서 살아나고 해로운 곳에서 이익을 얻으라는 전화위복하는 계략을 말하는 것이다. 만일 곧바로 가면 삼일이면 행군할 수 있는 거리를 십여 일이나 걸려야 목적지에 이를 수 있는 길을 걸어가는 것은 반드시 적을 유인할 꾀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새 아군은 적군보다 늦게 떠나고 돌아왔는데, 사실인즉 아군은 벌써 먼저 이르러 안정된 형세로 적을 맞을 수 있다는 이것이 소위 우직의 계략이다.

이와 같은 우회 작전은 적과 싸움을 하지 않고 자기의 병세를 실하게 하고 또 적의 병세를 피로하게 하여 그 허실을 추구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까닭에 군쟁은 그 이익을 다투는 동시에 위태로운 것을 다투는 것이다.

용병에 이로 유인하여 취하고 위태로운 것은 다투어 머물지 않고 무거운 군쟁기를 갖고 달리는 것이다. 따라서 바로 가건 혹은 돌아가는 것은 수단에 불과할 뿐 병사들이 싸움에 이로운 일이면 그것으로 군쟁의 수단은 달성된 것이다.



치중과 군망


이리하여 쟁기를 거두어 달리며 밤낮 놓지 않는다. 길을 배로 겸하여 가고 백 리에 이를 다루면 즉 3군의 장수도 사로잡혀 버린다.

굳센 병사는 먼저 가고 피로한 자는 뒤진다. 그 법은 10리에 이를 것이다. 50리의 이를 다투는 것이면 상장군은 그 반에 이르러 쓰러질 것이다. 그 다툼이 30리이면, 즉 3분의 2에 이른다. 이런고로 군에 치중 없으면 망하며 양식이 없어도 망한다.


[해의] 병사들이 무거운 군쟁기를 등에 메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리는 것은, 적을 만나고 치라는 명이 있을 때 쓰기 위함이다. 만일 달리는 그것이 다툼이 되어 백 리의 다툼을 한다고 치면 오히려 3군의 장수는 모두 생포될 것이다.

굳세고 잘 달리는 자는 먼저 이르며 피로한 자는 10리에 이를 것이다. 또 50리의 다툼이면 연세가 많은 대장은 반절에도 이르기 힘들다.

이런 경우 30리의 다툼이면 모름지기 그 군의 3분의 2정도밖에는 이르지 못하는 것이다. 까닭에 병사들은 쟁기와 식량을 갖고도 행군에 불편한 치중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군쟁에 있어서 용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군무치중즉망이라 한 것이다.



이동과 궤립


그러므로 제후의 꾀를 모르는 자는 먼저 사귀지 말라. 산림, 저택의 형세를 모르는 자는 행군을 하지 말라. 길잡이를 쓰지 않는 자는 지리의 이를 얻을 수 없다. 따라서 병은 속임으로 서고 이로써 움직이며 나누고 합하는 것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빠를 때는 바람과 같고 느릴 때는 숲과 같다. 침탈은 불길과 같으며 움직이지 않을 때는 산과 같아서 감추어진 것을 알기 어려우며 움직일 때는 뇌진과 같다.


[해의] 본절은 제후들에 대하여는 그 계략을 먼저 들어 소상하게 알기 전에는 자기 군의 행군하는 노정을 말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만약에 제후들 중에는 자기 편의 계략을 고의로 적국에 누설할 경우도 있지만 무의식 중에 계략이 적국에 알려지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따라서 군의 대장이 명명한 세객 등을 제하고는 장수들도 영문을 나가서 제후들과 교제를 금했던 것이다.

또 행군에 있어서는 장수가 그 지방의 지리를 소상하게 알지 못 하면 일정한 지역에 주둔하고, 그 지방 지리를 잘 아는 길잡이 없이 군을 행군시키면 그 지방의 지리의 편익을 얻지 못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이와 같이 용병에 있어서는 소상하고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행군 도중 홍수 등 예측하지 못한 재난은 물론, 적군의 기습에도 크게 당황하게 된다. 그러므로 병은 속여서 서고 그 이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다. 까닭에 이사립은 병사의 철칙으로 이 편의 계략을 은밀히 하고 적의 형체를 아는 것은 용병술의 기본 원칙으로 행군하는 과정에도 필요한 것이라 하겠다.

그 다음은, 이리동 이분합위변자야는 군사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하나의 행동도 이롭지 않은 것을 해서는 안 되고, 또 적을 만나 싸울 때는 기병과 정병의 합하고 나누어지는 변화를 누구도 모르게 유지해야 되는 것을 말하였다.

그렇지만 병사는 그 빠르기는 바람과 같고 또 느리게 행군할 때에는 송림이 움직이듯 하며, 만약 적군의 양곡이나 군수물자를 약탈할 때에는 불길이 거세게 일어나듯 하여 병사의 고요함을 태산에 비유했다. 즉 태산의 그늘이 그 숲에 싸여서 분간할 수 없음과 같고 움직일 때는 하늘에서 천둥이 치듯이 재빠르게 하는 것을 군쟁의 으뜸으로 삼았던 것이다.



2


성지와 권위


향교의 땅을 얻으면 병사들에게 나누어 준다. 도읍의 성지를 점령하면 그 이를 나누어 주라. 권위에 따라 움직인다. 먼저 우직의 계를 아는 자는 이긴다. 이것이 군쟁의 법이다.


[해의] 본절은 지방의 땅을 점령하여 얻은 재화나 양곡 등은 먼저 뭇 병사들에 나누어 주라는 것이다. 또 도성을 점령하면 삼군의 장수 중에서 그 공로에 따라 이익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

3군의 장수와 병사들에 나누어 주는 것은 물론 대장의 권위로 법도에 따라 불평불만 없이 해야 한다. 더욱이 도성에는 그 곳 방백, 즉 장리며 대부들이 있어서 그들의 예우도 모두 대장의 권위를 잃지 않게 하라는 것이다.

손무는 다시 강조하기를 선지우직지계자승은 군쟁의 법도라 했다. 이와 같이 군쟁에 있어서 우직의 계략은 병사를 출동하는 데 있어서 안정된 세를 유지하는 첩경이라 할 수 있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목의 치


군정에 말하되 말을 해도 서로 들리지 않으므로, 금고를 친다. 서로 볼 수가 없어서 정기를 쓴다.

무릇 금고와 정기는 사람의 귀와 눈을 하나로 하는 소위이다. 사람의 마음을 전일하면 용자라 해도 혼자는 나갈 수 없고 비겁한 자라도 혼자서는 물러갈 수 없다.

이것이 중병을 쓰는 법도이다. 그러므로 야전에는 불과 금고를 많이 쓰고 낮싸움에는 정기를 많이 쓰는 것은 사람의 이목을 변하게 하는 까닭이다.


[해의] 본절은 3군의 병중을 다스리는 군정이다. 즉 병사들이 사방에 흩어지고 그 위치에 따라서 구릉 등이 가리워 상호 간에 의사를 소통할 수 없어서 북을 울리거나 꽹가리를 치는 것이다.

또 싸움터에서 병사들이 소란할 때에는 언어로는 중병을 움직일 수 없다. 따라서 군에서는 금고를 만든 것이다. 또 정기는 산 중에 숲이 많거나 서로 보이지 않을 때에 기폭을 올려서 식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정기의 효과인 것이다. 까닭에 이 금고와 정기는 장수의 명에 따라 병중을 하나로 묶는 데 큰 효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방법은 밤과 낮, 그리고 산악과 평탄한 지역에서도 편의에 따라 각양각색의 형태로 쓰이는 것이다. 결국 병중을 나누고 합하는 데 큰 변화를 가져오는 3군의 병중을 다스려 그 마음을 전일하는 데 방패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삼군탈기


3군의 사기를 뺏을 수 있으나 그 장수의 마음은 빼앗을 수 없다. 이런고로 아침의 기는 예리하고 낮은 태만하고, 게으르며 저녁의 기는 막사로 돌아갈 생각뿐이다.

용병을 잘하는 자는 그 예기는 피하고 태만하고 돌아갈 때에 친다. 이것이 그 기를 다스리는 것이다. 다스림으로 난을 기다리고 고요한 것을 가지고 소란함을 기다린다. 이것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먼 곳을 기다리고 편안한 것으로 지친 것을 기다리고 배부른 것으로 굶주린 것을 기다리는 이것이 힘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렬한 기를 막지 말며 당당한 진을 치지 말라. 이것이 변을 다스리는 것이다.


[해의] 본절에서 손무의 병세는 항상 실한 것을 주장하여 정병을 유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고, 또 적이 허하고 미약한 곳을 신속히 노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같은 정병이요 형세를 갖지만 어떻게 순시라도 해이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그의 전술은 심리전에서 변화하는 미소한 간격만 있으면 번개같이 치는 까닭에 이에 패한 장수도 능히 자신은 어떻게 패한 것을 모르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흔히 말하여 졸속전이라 이르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흔히 군이 아닌 일반 사회에서도 볼 수 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큰일을 해치운 사람, 혹은 남이 모르는 사이에 크게 성공한 사업가는 모두 이런 점에서 그의 장점을 취할 수 있으리라. 물론 그런 것을 알고 모르고는 그 사람의 지혜에 있겠지만, 그런 지혜는 없을지라도 타고난 재질에서 올 수도 있다.

이것을 우리는 담력이니 기백이라 하여 유독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사람들 중에 그 행동과 마음의 통일 과정을 능숙하게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더욱이 근대에는 기와 무를 일치시키는 기합도 등이 발전되어 자신의 육체와 기를 합일한 것으로 합하지 못한 상대방의 허점을 공격하는 것은 모두 4치술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러나 나 자신의 마음과 육체가 합일되지 않은 힘으로는 상대가 아무리 미약해도 공격할 수 없는 것이다. 까닭에 손무의 병세는 항상 상대방과 겨룰 수 있는 병세를 갖추었고 능히 군쟁으로 적의 온 병사의 기를 뺏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 대장의 마음은 가히 빼앗을 수 없다고 했던 것이다.

이 말은 태공망의 사마법(주제)의 삼군지상은 가탈사야나 필부지지불가탈사라는 것에서, 손무는 병사의 기를 다스리고 그 마음을 다스리고 그 힘을 다스리는 3치를 한 후, 끝으로 기정의 변을 다스리는 이른바 손무의 4치술을 말하는 것이다.

까닭에 병세의 허실을 알고 또 그 변하는 용병술에 따라서, 실한 것은 허하게 할 수 있는 4치의 방법을 이용하는 용병술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쟁에 능한 장수는 북을 치고 기폭을 울리며, 또 나가고 물러가는 법도에서도 능히 다투어 병세의 보강에 주력하는 것이다.



제8 구변편


손무는 9변에서 지리의 무궁무진한 이용과 이에 따르는 용병술의 절묘를 말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도유소불유라 하여 누구나 지날 수 있고 쉬이 알 수 있는 평범한 문장이지만 그 이치의 무궁함은 가히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자시를 삼가하는 5위의 구절에 이르러 인간의 심성까지도 속속들이 파헤친 장에 이르면 그의 9변론은 실로 절묘하다 할 수 있다. 더욱이 본편의 5위는 우리가 생존 경쟁을 해 나가는 데 좋은 금언이 될 것이라 믿는다.


1


지리와 용병


손무 말하기를 무릇 용병하는 법에서 높은 구릉을 향하지 말라. 등에 구릉이 있으면 맞서지를 말라. 거짓 패하는 자는 쫓지 말라. 예리한 군대는 치지 말라. 이병은 먹지 말라. 돌아가는 군사는 막지 말라. 포위한 병사는 궐하라 궁구는 쫓지 말라. 절지에 머물지 말라.


[해의] 본절에는 용병할 때 아홉 가지의 변화할 수 있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구릉이면 향하지 말라. 전투에 있어서 높은 구릉은 이로운 곳인 까닭에 장수들은 누구나 구릉이 있으면 이것을 점령하려 한다. 그러나 구릉의 형세를 소상히 알아서 식수가 있으면 그 곳에 복병 등을 매복했는지 알고 향하라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여 적의 이로 유인하는 꾀에 빠지기 쉽다.

2. 등에 구릉이 있으면 거스르지 말라. 적이 배후에 구릉을 의지하여 병진을 쳤으면 완강한 진지라 할 수 있다. 까닭에 이러한 진지를 공격하지 말라는 것은 병자의 교훈이다. 따라서 그 교훈을 거슬러 공격하지 말라는 것이다.

3. 양배는 쫓지 말라. 싸움에 패배하여 도망가는 자를 쫓지 말라는 것은 공연히 상할 것을 두려워한 말이다.

4. 예졸은 치지 말라. 손무는 강병과 싸워서 이긴다 할지라도 그 병사를 상하게 하는 것은 명장이 아니라 했다. 따라서 아침에 병사들이 살기가 등등해 있는 것을 치면 그 예졸은 죽을 힘을 다하여 싸우는 까닭에 이것을 피하라 한 것이다.

5. 이병은 먹지 말라. 태공망도 위수에서 낚시로 문왕을 낚았다는 말과 같이, 적병을 유인하기 위하여 굶주린 자에게는 음식을 보내서 유인하고 배부른 자에게는 미녀와 술 등을 보내서 낚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6. 귀사는 막지 말라. 싸우려던 병사가 돌아가는 것은 그들 스스로 병력을 줄이는 것이다. 오히려 돌아가는 그들을 빨리 돌아가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데 그 병사를 막아서 싸우는 것은 필요 없는 행위라 하겠다.

7. 에워싼 병사는 궐하라. 적군을 포위하였다 하지만 그 중에는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려 드는 자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에워싼 그 군사를 모두 생포하거나 살상을 하려면 이쪽에도 많은 사상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포위한 한 모퉁이를 터주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나 그 터주는 곳은 지형상 적이 도망가기 힘든 곳을 터주는 것이다.

8. 궁구는 쫓지 말라. 고양이에 쫓기던 쥐생원이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 말과 같다. 적은 어차피 죽거나 생포될 것이므로 공연히 따르고 쫓다가 상할 수 있다.

9. 절지에 머물지 말라. 절지란 전군과 후군의 연락이 안 되거나 혹 교통편이 나빠서 수송이 잘 안 되는 곳으로, 이러한 곳에는 다소 형세는 유리하지만 곧 떠나라는 것이다.



제후를 굴역


길은 지나지 않을 곳이 있고 군도 치지 않을 것이 있다. 성도 치지 않을 곳이 있고 땅도 다투지 않을 곳이 있다. 군왕의 어명은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장수는 9변의 이에 능통하여야 용병을 알 수 있다. 장수가 9변의 이에 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지형을 모르고는 능히 땅의 이를 얻을 수 없다.

병사를 다스릴 줄 알고 9변의 술을 모르면 비록 다섯 개의 이는 알지만 능히 용병술에 능하다 할 수 없다. 그런고로 지혜 있는 장수의 생각은 반드시 이와 해를 아울러 생각한다. 이에 따르고 해의 제거에 힘쓰는 것이다.

해를 제거하여 섞이지 않으면 이로써 환을 가히 풀 수 있다.

이와 같이 제후를 굽히는 자는 해로써 하며, 제후를 부리는 것은 그 업으로 하며 제후가 달리게 하는 것은 이로써 한다.


[해의] 장수가 출병하면 언제 어디서 어떤 적군을 만나서 싸울지 그 미래는 점칠 수 없다. 따라서 길을 지날 때는 반드시 그 지형의 이와 해를 알며, 또 적군을 어느 방면에서 맡고 공격할 것 등을 알아야 한다.

그 다음은 성읍이다. 현재는 그 성이 싸움터가 아니지만 언제 그 성을 치지 않을 수 없게 될지 모른다. 따라서 성읍의 형세를 알고 또 지리에 능통해 두지 않으면 적장이 모르는 계략을 쓸 수가 없다.

그러므로 현재 병사들이 가지고 있는 그 땅도 언제 다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군왕의 명령은 어느 하나도 소홀할 수 없는 것이다. 즉 도로․병세․성지․지리․군명을 잘 지키고 운영하는 것을 5리라 하는 것이다.

따라서 9변과 5리를 모르면 장수는 능히 용병을 할 수 없고 싸움에 이길 수 없다. 그러므로 용병을 잘하는 장수는 먼저 9변의 이와 해를 알고 그 자리의 심묘한 것까지 능통하여 이해를 명백히 분간하며 능히 해를 제거하여 전화위복 할 수 있다. 또 용병을 하는 장수가 이해로 뒤섞인 것을 능히 풀 수 없다면 어떻게 3군의 병사가 대장의 명을 믿고 따를 수 있으랴.

따라서 제후는 말을 듣지 않을 때의 위태롭고 망할 수 있는 것을 들어 굴하게 하고, 제후가 그 본업을 지킬 수 있게 권장하여 능히 부릴 수 있으며, 또 이가 있으므로 제후는 장수의 뜻대로 달릴 수 있는 것이다.



2


장군의 오위


그러므로 용병의 법은 적이 오지 않을 것을 믿지 않고, 내게 적이 오기를 기다린다. 치지 않을 것이라 믿지 말고, 내가 칠 수 없는 곳을 믿을 뿐이다.

따라서 장수에 오위 있다. 반드시 죽겠다고 하면 가히 죽고 반드시 살겠다 하면 포로가 된다. 성급하게 성나면 모욕을 당하고, 지나치게 결백하면 욕을 본다. 백성을 사랑하면 가히 번민이 있다.

무릇 이 5자는 장수의 해물이다. 용병의 재앙이다. 군을 뒤엎고 장수를 죽이는 것은 반드시 오위를 가히 살피지 않기 때문이다.


[해의] 원래 용병은 적이 오지 않을 것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언제 적이 공격해 올 것인지는 오직 적에 있으며 이 편에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나는 병세를 갖추고 적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믿지 말라는 것은 자시의 반대어이다. 옛날 항우는 자시심 하나로 패한 것이다. 까닭에 병세가 실하면 적은 영구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만일 내가 적의 성읍을 쳐서 공발할 수 없으면 공격하지 않을 것은 자신의 병세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수에는 5위가 있다.

그 첫째는 필사가살이다. 반드시 죽겠다는 용기를 가진 자는 그 죽음을 가볍게 생각하고 적과의 싸움을 가볍게 생각하여 자신은 물론 많은 병사를 죽인다.

둘째는 필생가로이다. 장수 중에서 유유부단하며 비겁한 자는 기어이 살기를 원한다. 무릇 이러한 성품을 가진 자는 그 성격이 거칠고 부화음란을 즐기고 주색을 좋아하며 간사하고 비겁한 자는 적에 포로가 되어도 살 궁리를 한다.

셋째는 분속하회이다. 장수의 성품이 교활하여 예의와 염치가 없는 자는 대소사를 막론하고 자신의 의견만을 내세우고 앞뒤를 생각 못하고 분노를 잘한다. 이러한 장수에 적군이 야유를 하고 분노하게 하면 병세의 생각은 없고 오직 자신의 분속한 그 성품을 참지 못하여 싸우게 되는 것이며 이로 인하여 참패의 모욕을 받을 것이다.

넷째는 염결가욕이다. 염결이란 청렴결백이 나쁜 것이 아니지만 장수가 염결하면 군중은 명분만을 존중하여 신상이 행하여지지 않는다. 큰 일은 물론 작은 일에도 재물을 아끼지 않고 병중에 후한 신상이 행하여지지 않으면 병사들은 전의를 상실하게 된다.

다섯째는 애민가번이다. 장수가 애민의 정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번민을 하여 군중의 재화로 백성을 구제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장수의 애민이 지나치면 군정을 과감하게 할 수도 없지만 오히려 군왕의 권위를 침범하는 폐단이 있다.

이와 같이 다섯 조항에 해당하는 장수는 장수로서 큰 해물이며 용병하는 데 있어서 큰 재난이라 한다. 결국 그 까닭에 군을 뒤집어 장수와 병사를 죽이며 나라의 존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장수를 쓸 때 반드시 이상에 해당하는 5위가 있는가 없는가를 깊이 살피라 한 것이다.



제9 행군편


행군이란 것은 예나 오늘에나 쓰이는 말이다. 무릇 대군을 이끌고 행군하는 데 필요한 것은 먼저 지형을 알고 어느 지형에 적군이 있는 것을 살피는 일이다. 그러므로 본편은 지형의 이익과 그 변화하는 과정을 알 수 있게 말하여 행군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주는 문헌이다.


1


절산의 방략


손무 말하기를 무릇 군을 두고 적을 본다. 산을 끊으려면 골에 의지한다. 높은 곳은 생지로 볼 수는 있지만 이에 올라 싸우지 말라. 이것이 산에 있어서의 군이다.


[해의] 처군상적의 구절은 행군편에 가장 적절한 말이다. 군의 행군은 식량, 군기, 중차 등 많은 물자가 동원되지만 그보다 적군의 위치와 형세를 모르고 행군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따라서 적군의 형세를 아는 것을 자신을 믿지 말고 오직 적군을 눈앞에서 대면하여 보고 있는 듯이 알고 행군을 권장하기 위하여 상적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절산의곡이란 병진을 치는 데 많이 쓰이는 용어이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 있는 계곡에 병사를 두면 두 산은 끊기는 것이다. 또 산이 높으면 적군의 형세를 볼 수도 있고 그것이 의지가 되어 방위가 좋아서 병사는 죽지 않는 곳, 즉 생지라 하지만 이렇게 높은 곳에서는 기병의 싸움터는 될지 모르나 지극히 불편하다.

까닭에 전륭무등이라 하여 경계한 것이다. 대개 이것이 군을 산에 두는 방법이다.



수변과 공격


물을 끊으면 반드시 물에서 멀어진다. 적이 물을 끊고 오면 이를 물 안에서 맞지 말라. 반을 건너올 때 영을 내려 치면 이롭다.

싸우려는 자는 물가에서 맞지 말고 높은 곳 생지에 처하라. 흐르는 물결을 맞지 말라. 이것이 물 위에 있는 군의 방법이다.


[해의] 본절은 수상전에 대한 방법이다. 물을 끊는다는 것은 물가에 병진을 가설하면 자연 그 물에는 적과의 왕래가 끊기어 절수가 되는 것이다.

본문에 객이란 적군을 이르는 말이며 자신을 찾는 귀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적이 물을 끊고 그 물을 건너고 있을 때에는 적군의 병사가 반쯤 물을 도강했을 때 치면 적의 병력을 거의 상실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반쯤 건너오는 것을 목표로 삼아 불과 소수의 병력이 선봉이 되어 반이 도강했다고 이를 치면 이를 크게 볼 수 없다. 적은 선발대 등 약간의 병력을 무작정 사지에 투입하지도 않겠지만 소수의 병력이 도강해도 이는 생포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소택행군


척택을 끊을 때는 오직 함지에 머물지 말고 가라. 만약 군을 척택 가운데 사귈 때는 반드시 수초에 의지하며 병중은 숲을 등에 둔다. 이것이 군을 척택에 있을 때 치는 방법이다.


[해의] 이것은 행군 도중 소택을 지날 때의 사항이다. 병사를 척택 주변 등에 흔히 있는 함지(땅보다 낮은 곳)에 두면, 적의 기습도 위험하지만 사방을 바라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곳엔 머물지 말고 빨리 지나라는 것이다.

만일 무더운 계절이라 척택에 병사들이 있을 때는 수초에 의지하여 보이지 않게 하며 또 적의 기습이 있으면 수초 속으로 피하기 위함이다. 또 뭇 병사는 나무를 등에 지고 진을 쳐서 항상 전면을 감시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무성한 숲에 들어가면 적군은 그 숲에 불을 놓아, 화공이 두려운 것도 유의해야 한다.

고대전의 전사를 보면 척택에 의지하여 각양각색의 유인책을 써서 승패를 가름하는 예가 많다. 까닭에 이러한 척택지대를 행군할 때에도 장수들이 지리의 편익을 모르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이다.



평지의 진형


평탄한 육지에 있을 때는 가장 쉬운 곳에 있으라. 오른쪽과 뒤를 높이 하며 사지를 앞에 하고 뒤에 생지를 만들라. 이것이 평육지대에 군을 푸는 법이다. 무릇 이 네 가지의 군의 이가 옛날 황제가 소위 4제에 이긴 소이이다.


[해의] 본절은 평지를 행군할 때 진을 치는 법을 말한 것이다. 평탄한 육지에는 병사들이 활동하기 쉽고 또 전차나 기병들이 불편하지 않은 가장 평탄한 지역을 택하고, 그 진의 형세는 오른편과 배후에는 높여서 전면에 오는 적을 공멸할 수 있는 사지를 만들고 후방에는 각군과 연락을 도모하고 사방을 살필 수 있는 생지를 만들어 기동성 있는 행군의 편익을 도모했다.

대저 이상의 산악․수상․척택․평지 등 4개 지역의 이는 황제 헌원이 사제에 싸워 이긴 소이라 했다.(주 : 황제 현원의 실존의 여부는 막론하고 중국에서는 그 시조를 위하는 방략으로 군사는 물론 의술․선도 등 유가 아닌 각문에서도 황제를 내세우고 있다.)



지형의 이해


무릇 군은 높은 것을 좋아하고 낮은 것을 싫어한다. 양을 귀하게 하고 음을 천히 한다. 생을 쳐서 실한 곳에 이르고 군에 백 가지 질환이 없으면 이것은 반드시 이긴다 이른다.

언덕이나 제방은 반드시 양지에 있고 이것을 우배로 하면, 이 병은 지리의 도움을 얻었다 한다. 비온 후에 물 위에 거품이 일면 이를 건너고자 하는 자는 물거품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라.

무릇 땅에 절간․천정․천로․천라․천함․천극 등이 있으면 반드시 가고 가까이하지 말라. 나는 이를 멀리하며 적군은 이에 가깝게 하라. 나는 이것을 맞이하고 적은 이를 등지게 하라.


[해의] 원래 군에서는 높은 것을 생지라 하여 좋아하고 낮은 곳을 사지라 하여 싫어한다. 그러므로 높은 지대를 귀한 양지라 하고 낮은 곳을 음지인 천한 곳이라 한다. 그러나 생을 기르고 그 실을 거둘 수 있으며 또 병사를 양병하는 데 백 가지의 질환이 없으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더욱 병진을 가설 하는데 구․제방이며 또 높은 산을 의지하여 험준한 기세를 만드는 것을 지리의 도움을 얻었다 하는 것이다.

행군 도중 비가 내려 물거품이 일어나는 것은 앞으로 큰 비가 올 수도 있으며, 그 일대에 병사들이 있어서 취사를 하거나 혹은 위에서 내리던 물을 막았는지를 가려보고 그 곳을 건너야 안전할 것이다.

무릇 지형 중에서 절간은 계곡과 계곡 사이에 높은 틈이 생기어 물이 흐르는 지대를 말한다. 천정은 천연적인 분지형 우물을 말한다.

천로는 굴같은 지대이며 천라는 행군하기에 곤란한 갈대와 숲 등이 무성한 지대이다. 천함은 한 번 들어갔다 빠져나올 수 없는 지역을 말한다. 천극은 땅이 갈라져서 틈이 생긴 지역을 말한다.

이와 같이 그 지형상으로 위험한 곳은 교묘하게 이용하여 적군을 위태로운 땅으로 유인하여 불안정한 위치에 서게 하고, 아군은 불정하고 위태로운 곳에 이르지 않고 항상 안정하기 위한 계략이다.

이런 것은 우리가 생활하는 과정에서 흔히 쓰이는 일이다. 그 예를 들면 부모가 자식을 교육하고 애육할 때 위태로운 곳에 가지 못하게 만류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 주위의 환경에 국한할 뿐이다. 교통에서 오는 윤화, 높은 건물에서 오는 추락, 그 외에 과학 문명에서 오는 참화 등에 대하여 어느 부모 형제라도 그 자식이나 일족의 안위를 위하여 걱정하지 않는 자는 없다.

그러나 평지에 낙상을 한다는 격으로 우리가 잠시라도 밟고 삶을 영위하는 지리의 편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이 우리들의 습성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우리는 군인이 아니라도 지리에 관한 것은 꼭 알아두지 않으면 안 된다.

더욱이 근대에 와서 산과 물이며 자연의 풍치를 즐겨 등산하고 물가를 찾는 풍조가 많아짐에 따라서 우리가 굳게 믿던 땅, 즉 산과 물에서 숱한 인명을 앗아가는 예가 많다. 이런 것은 결국 지리의 이해를 모르는 소치라 할 수 있다.



2


복병지대


군 곁에 험조․황정․겸가․임목․예회가 있는 것은 반드시 삼가하고 뒤집고 찾아보라.

이것이 복병의 간계 있는 곳이다. 가깝고 조용한 자는 그 험을 믿고, 먼 곳에서 싸움을 거는 자는 적군이 나아가는 것을 바라는 것이다. 이것은 쉽게 이를 얻으려는 것이다.


[해의] 이것은 지형을 이용하여 전개되는 전술을 경계한 것이다. 험조한 것은 산악지대로 길은 좁고 좌우에 숲이나 산림이 많아서 복병을 경계하는 곳으로, 이런 곳에는 도적이나 맹수들이 살 수도 있는 곳을 말하며 황정은 물이 고인 큰 못이다.

겸가는 갈대와 수초가 있는 물가를 말하며 또 임목은 나무가 무성하여 창칼을 쓰기 곤란한 지대로서 보병이나 전차의 통행이 힘든 곳이며, 예회는 유별나게 숲이나 나무가 무성히 자라난 곳으로서 그런 곳에는 반드시 적군의 복병이 있다고 보고 샅샅이 수색하라는 것이다.

적군이 나와 가까운 곳에 있으되 조용한 것은, 적의 병세는 물론 그 지역에 험조한 곳이 있는 까닭이며 이쪽에서 먼저 공격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또 적군이 먼 곳에 있으면서 싸움을 걸어오는 자는 이 쪽에서 나아가 싸우기를 바라는 자로, 이런 방법은 모두 자신은 평안한 곳에 앉아서 이를 얻으려는 계략이다. 즉 적을 이르게 하여 그 허점을 노리려는 것이며 그 계략이 지리와 일치하면 싸움에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수해는 복차


새가 위로 높이 날면 복병이다. 짐승이 놀라는 것은 전차를 감추어 놓은 것이다. 먼지가 날카롭게 높이 일면 전차가 달려 오는 것이다. 낮고 넓은 것은 보병이 오는 것이다. 흩어져 위로 퍼져 오르는 것은 나무꾼이다. 병사들의 왕래가 적은 것은 영군이니라.

말을 낮추고 갖춤을 더하는 것은 나아가는 것이다. 달려 나아가겠다고 말을 강하게 하는 것은 물러서는 것이다. 약속도 없이 화를 청하는 것은 꾀하는 것이다.


[해의] 본절은 사물을 판단하는 기준을 설명한 것이라 해석된다. 산악전에서 새가 놀라 날 때 곧게 떠오르면 복병이 있다 했다.

새가 나뭇가지에 앉았다 날 때는 반드시 좌우를 살피고 날지만 복병이 있으면 놀라서 곧바로 솟아오른다. 또 맹수는 좀처럼 놀라지 않지만 숲속에 전차를 숨기고 솔가지나 풀잎을 덮어 둔 것을 보면 달아난다. 까닭에 이런 곳에서 복병이 있는 것이다.

큰길에 먼지가 높고 돌개바람이 불어 일 듯하면 이것은 많은 수레가 달려오는 형상이다. 그러나 먼지가 낮추 일고 그 폭이 넓으면 이것은 많은 보병들이 달리는 발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산간의 숲 속에서 나뭇가지가 흩어졌다 위로 치솟는 것은 나무꾼이다.

왕래하는 자는 적지만 병사들이 일정한 시간에 왕래하는 것은 그 부근에 군영이 있는 것을 뜻한다. 군영이 있으면 반드시 다른 군영과 수시로 연락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까닭이다.

적군이 말을 낮추고 갖추는 것을 더하는 것은 그들이 기습 등으로 공격하기 위하여 군비를 갖추는 것이다. 만약 이런 형세를 보면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말을 크게 하며 진격 태세를 갖추는 듯한 것은 퇴각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는 것이다. 그것은 퇴각하는 것을 상대방에 눈치채게 하여 기습에 방비하려는 술책인 것이다.

상호간에 아무런 언약도 없었는데 뜻밖에 친선 화평을 내세우고 강화를 청하여 오면 이것은 반드시 적에게 계략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적의 동정을 소상하게 살펴서 대처하지 않으면 환을 당할 염려가 있다. 따라서 만반의 태세를 갖추는 것만이 이를 방비하는 계책인 것이다.



형상을 판별


경차가 먼저 나와 그 좌우 곁에 있음은 진을 치는 것이다. 진에서 병사들이 분주히 뛰는 것은 계략을 기하는 것이다.

방은 나아가고 반은 물러서면 이것은 유인하는 것이다. 지팡이를 짚고 서는 자는 굶주린 것이다. 물을 길어 먼저 마시는 자는 목마른 것이다.

이를 보고 나아가지 않는 자는 피로한 것이다. 새가 모이는 것은 빈 것이요, 밤에 부르는 것은 두려워함이다.


[해의] 병진을 치면 좌우 곁에 중차를 두어서 진영을 보호하는 것이 상례이지만 병진을 치려 할 때는 중차는 뒤에 있고 경차가 좌우 곁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 것이다.

또 진중에서 병사들이 장령을 받고 분주하게 달리는 것은 새로운 병진을 만들기 위하여 분망한 형태를 이루는 것이다. 양군이 대진하여 싸울 때 반은 나오고 다시 반은 물러가는 것은 결국 이 편을 유인하여 끌어내는 계략이다. 또 적병이 지팡이를 짚고 서는 것은 굶주려 지팡이에 의지하는 형상을 말한 것이다.

군중에서 우물을 파거나 혹은 물을 길어 먼저 마시는 것은 진중에 물이 부족해서 기갈한 것을 뜻하는 것이다. 적군을 유인하기 위하여 이를 제공하였지만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은 병사가 몹시 피로한 것이다.

새무리가 모여 있는 것은 병사들이 없이 비어 있는 것이다. 이런 곳은 병사는 물론 사나운 짐승도 없고 새들의 안식처라 할 것이다.



3


장경이면 소란


군이 소란한 것은 장수가 무겁지 않은 까닭이다. 정기가 움직이는 것은 어지러운 까닭이다. 군리가 노하는 것은 게으른 것이다.

말을 죽여 먹는 것은 군에 양식이 없는 까닭이다. 동이를 메고 돌아가는 것은 집으로 가서 돌아오지 않는 궁색한 도적이다.

순순흡흡 느리게 적과 말하는 자는 중을 잃은 것이다. 상을 자주 주는 것은 궁색한 것이다. 벌을 여러 번 주는 것은 곤궁한 것이다. 처음에 사납고 뒤에 그 중을 두려워하는 자는 정밀치 못함에 이른 것이다.


[해의] 장수의 위령이 잘 시행되지 않고 병중이 불만스러운 일이 있을 때는 군기가 서지 않고 소란스러워지는 것이다.

이것은 장수가 신중하지 못하고 경솔하여 조령모개의 군령을 내리고 통솔을 잘못하는 까닭이다.

진중의 정기가 위엄 없이 가볍게 움직이며 동요되는 형상은 아직 교련이 부족하고 혼란한 까닭이다. 장수 밑에 있는 군리가 병사들에게 노하기를 빈번히 하는 것은 그 병중이 태만하여 장수의 명을 잘 듣지 않아서 노하는 까닭이다.

군중에 약곡의 보급이 끊기고 양곡이 없으면 할 수 없이 군마를 잡아먹게 된다. 따라서 군마를 죽여 먹는 것을 보면 그 군중에는 벌써 약곡이 없고 굶주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병사들이 동이를 메고 돌아가는 것은 군중에서 이탈하여 집으로 돌아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을 나타내는 동태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병중의 동태를 보고 그 형태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적병의 태도가 거칠지 않고 온순한 행동으로 대하는 병사는 그 병중의 무리를 잃고 의지할 곳이 없는 자의 심리작용을 말한 것이다.

군중에서 번번이 상을 주는 것은 군중을 무마하려는 궁색한 일이며 또 벌을 자주 주는 것은 군중의 곤란한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신상필벌은 군을 통솔하는 하나의 법도이다. 그러나 지나친 상벌은 오히려 군중을 크게 해롭게 하는 작용을 갈파한 것이라 하겠다. 장수나 군리의 성품이 처음에는 제법 큰 소리를 치지만 뒤에 이르러 겁을 집어 먹는 것은 그 인품이 정밀치 못해서 뒷처리를 할 수 없어서 겁을 먹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 위신이나 권위를 먼저 내세우는 성격을 지닌 자는, 자신이 앞으로 그 일의 처리는 생각하지 않고 먼저 큰 소리를 탕탕 쳐 놓고 뒤처리를 할 수 없으니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는 수가 많다. 이것은 자신이 큰 말을 쳤지만 그것을 감당할 능력이 없어 대중을 두려워하는 현상이다.



군인


와서 핑계를 말하고 사과하는 것은 휴식을 취하려는 것이다. 병사가 노하여 서로 맞고 오래 합하고 또 서로 가지 않는 것은 반드시 살필지니라.

병사가 많은 것을 이익으로 하지 않는다. 오직 무력으로 진격하지 않고 힘을 기르고 아울러 적을 살펴 헤아리면 그것으로 적을 취하고 자신에 족한 것이다.

대저 무분별하고 오직 적을 쉽게 여기는 것은 반드시 적에 사로 잡힌다. 병사들이 아직 친부하지 않는데 이를 벌하면 복종하지 않는다.

복종하지 않는 것은 부리지 말라. 이런 때는 영을 글로 하고 그를 제도할 때는 무로 한다. 이것을 반드시 취하는 것이라 이른다.

영이 처음부터 행하여지게 그 백성을 가르치면 백성은 복종한다. 영이 본디 행하여지도록 백성을 가르치지 않으면 백성은 복종하지 않는다. 영이 본디 행하는 것은 중과 더불어 서로 얻음이니라.


[해의] 적군과 아직도 싸움이 끝나지 않았는데 찾아와서 이리저리 구실을 말하며 사과를 하고 있는 것은, 적은 아직 전쟁 준비가 안 되거나 혹은 피로하여 휴식을 취하기 위한 계략으로 볼 수 있다. 또 같은 부대에 있는 병사들끼리 서로 노하여 맞으며 오랜 시일 동안 서로 합하지 않는 것이나, 또 서로 헤어지지도 않는 것은 그들 내부에 갈등될 일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잘 살피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현황은 반드시 적군의 형세에도 해당되지만 자신의 군중을 다스리는 방법에도 살펴 두어야 화근을 막는다.

손무는 또 말하기를 병사는 많으면 좋다고 하였지만 그것보다 귀한 것은 적은 병중이라도 정병을 만들고 싸움을 없이하여 그 힘을 기르고 적의 형세를 소상하게 살펴서 그 미약한 적을 힘을 안 들이고 취하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만일 아무 계략도 없이 적을 쉽게 알고 공을 세우려는 자는 반드시 적에 패하여 생금될 것이다.

대저 장수들은 그 병사가 아직 장수를 믿고 친하게 여기지 않으면 자신이 부족한 생각은 않고 성을 부리며 애매한 병사들을 벌하는 데 급급하다. 그런 경우 그 병사는 더욱 불만을 품고 그 장수의 명령을 외면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때에는 그 병에 글을 가르쳐 사리의 분별을 알게 교양을 시키며 무술을 가르쳐 절도 있는 병사를 만들면 그 병사는 반드시 장수의 명을 따르게 되는 것이다.

까닭에 병사나 백성이 나를 배반한다고 그들을 강압하기에 앞서, 먼저 교육을 하며 그 백성들과 더불어 이해를 같이하면 병중이나 백성들은 스스로 따르며 장령을 다투어 따르게 되는 것이다.



제10 지형편


손무는 지형편에 통자․괘자․지자․애자․험자․원자 등 6자를 말하고, 장수가 이 지형을 모르면 적과 싸울 수 있는 병진을 형성할 수도 없고 오직 패배를 가져올 것이라 말했다.

그러므로 상장군 되는 자는 항시 병사들의 배치 상황을 살피고 또 지리의 이익을 능히 가져올 수 있는가 알아야 한다.

불과 소수의 병세이지만 험준한 땅의 도움을 얻으면 대병으로도 능히 이를 제압할 수 없는 것은 지형의 형세가 병세에 그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입증하고 있다. 또 손무는 지형편에서 병사를 그 자식같이 사랑하지 못하고는 지형의 도움을 얻을 수 없다고 하였다.

 


1


지리와 병사


손자 말하기를 지형에 통자 있고 괘자 있다. 지자 있고 애자 있으며 험자도 있고 원자도 있다.

나 가히 갈 수 있고 저 가히 올 수 있는 것을 통이라 한다. 통형은 고양에 있고 먼저 양도를 이롭게 한다. 그로써 싸움에 이로울 수 있다.

가히 갈 수 있고 돌아오기 어려운 것을 괘라 한다. 괘형은 적이 갖추지 못할 때는 나아가 이길 수 있다. 적이 만약 갖춤 있으면 나아가 이기지 못한다. 이로써 돌아오기 어렵고 불리한 것이다.

나 나아가서 이롭지 못하고 저 나와서 이롭지 않은 곳을 지라 한다. 지형은 적과 나를 이롭지 않게 한다. 이 지형은 적이 비록 나를 이롭게 할 수 있지만 나는 나가지 말라. 이를 이끌어 반쯤 나온 후 영을 내려 이를 치면 이롭다.


[해의] 본절은 지형에 대한 것을 설명한 것이다. 지형에 통할 수 있는 것을 통자라 하고, 이 통자는 높은 양지에 있으며, 이런 지형을 먼저 점령하고 있게 되면 양곡의 편의는 물론 식수며 제반 수송에도 가장 편리한 곳이 된다.

병사를 이끌고 진격해서 적을 치는데 그 지형의 불편으로 돌아오기 힘든 괘의 형상이라는 지형이 있다. 이러한 지형은 적이 미약하여 갖추지 못해서 아군에서 그 적을 전멸하고 그 지형을 점령할 수 없으면 나아가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은 자칫하면 돌아올 수 없는 지형인 것이다.

지형은 적이나 내가 모두 나가서 이롭지 못한 지형이다. 이롭지 못한 지형에는 진격할 수 없지만 적을 이런 지형으로 유인하는 것은 병가들이 흔히 쓰는 것이다. 즉 적을 불리한 위치로 끌어 넣고 자신은 안전한 지형을 차지하기 위하여서이리라. 그러므로 이 지형에서는 꾀를 써서 적군이 반쯤 나온 후 이를 치는 것이 이롭다는 것이다.



장자의 중임


애형은 나 먼저 이곳에 있으면 반드시 이에 차게 하여 기다려라. 만약 적이 먼저 이에 있고 차 있으면 그에 따르지 말라. 적이 차지 못했으면 그에 쫓지 말라.

험형의 땅에 나 먼저 그 곳에 있게 되면 반드시 높은 고양에서 기다리라. 적이 먼저 이곳에 있으면 유인하여 가고 이를 쫓지 말라.

원형의 땅은 그 지형의 형세가 고르면 그것으로 싸움을 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싸우면 이롭지 않다. 무릇 이 여섯 가지는 땅의 도이다. 장수의 소임에 이른 것으로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해의] 애형의 땅은 내가 그 곳에 있어서 모든 것을 구비하고 적을 기다리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적이 먼저 그 곳에 있어서 갖추어 있으면 그 곳을 피하여 공격하지 말라는 것이다. 만일 적군의 병세가 갖추지 못하고 허술하면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험형의 지대는 내가 먼저 이 곳에 이르면 반드시 높은 곳에 진을 치고 적을 기다리는 것이 좋다. 만일 적군이 나보다 먼저 그 곳에 이르러 나를 기다리고 있을 때는 이 곳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이런 경우에는 적을 유인하여 끌어내는 것이 상책이며 적을 치려 하면 병사만 피로하고 불리한 형세에 빠질 뿐이다.

적군과 나 사이에 거리가 먼 원형의 땅에서는 그 지형이 평탄하고 고르면 싸우는 데 지극히 불리하다. 그것은 전 병력이 총동원되지 않으면 피아간의 승부를 걸 수 없는 까닭이다.

이상에 말한 여섯 가지는 지형의 도로서 장수된 자의 지극한 소임이다. 장수는 항상 지형을 잘 살피고 적군이 공격해 올 곳과 또 내가 공격하고 방비할 지형의 이를 얻지 못하면 그 병세가 강하다 할지라도 곧 피로해지며 노병이 될 것이다.



장자대과


그러므로 병에는 주자․이자․함자․붕자․난자․배자 등이 있다. 무릇 이 6자는 천지의 재앙이 아니라 장수의 허물이다.

대저 그 세가 고르고 하나로 열을 치는 것을 주라 한다. 병사는 강하고 군리가 약한 것을 이라 한다.

이가 강하고 졸병이 약한 것을 함이라 한다. 대리가 노하여 복종하지 않고 적을 만나면 원망하고 스스로 싸운다. 장수가 그 기능을 모르는 것을 붕이라 한다. 장수가 약하며 엄하지 못하고 그 가르치는 것이 밝지 않고 이졸이 무상하면 병진은 종횡으로 어지러워진다.

그 장수가 적을 헤아리지 못하여 적은 것을 합하여 중을 이루며, 약한 것으로 강을 치며 병에 선봉을 태할 줄 모르는 것을 배라 한다.

무릇 이 여섯 가지는 패배의 길이다. 따라서 이는 장수의 귀한 소임으로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해의] 이상과 같이 병사에는 달아나는 것, 이환한 것, 함정에 빠지는 것, 그 병사가 붕괴되는 것, 혼란해지는 것, 패배하여 달아나는 것이 있어서 이 여섯 가지는 장수가 그 지형을 살피지 못한 데서 오는 것이며 천지의 재앙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첫째, 주라는 것은 하나로써 열을 칠 수 있을 때 공격하는 수법으로, 무예가 뛰어난 장수가 적은 정병을 이끌고 공격하는 수단이다.

둘째, 병사들은 강하지만 그들을 통솔하는 군리들이 미약하여 능히 그들을 잘 조종할 수 없을 때 흔히 일어나는 것이다.

셋째, 군리는 능숙하여 강하지만 병사들의 훈련이나 그 교양이 없어 미약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아무리 군리가 나갈 때 나가라고 명령을 해도 결국 군리와 졸병은 손발이 맞지 않아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군중에서 장수와 군리가 병사를 꾸짖고 노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것은 병사들이 불평을 갖고, 불평을 하게 되면 장수나 군리의 명을 따르지 않는 까닭이다. 이런 경우 병사들은 장수나 군리에 대한 분풀이로 적을 만나면 스스로 싸우게 되는 고로 결국 그 병사는 붕괴되고 말 것이다.

넷째, 장수가 엄하지 못하고 미약하여, 병사를 가르치고 교양을 못하며 군리와 병사는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모를 때이다. 이런 경우도 병사들은 갈팡질팡하고 그가 할 바를 모르게 되는 고로 결국 혼란한 병사이다.

다섯째, 장수가 적의 형세를 모르고 있으면 그 병세를 증원할지 혹은 그 병세로 될지를 모르는 자이다.

여섯째, 약한 병사로 강한 적을 칠 줄 모르고 용장을 선택하여 선봉을 세울 줄 모르는 것도 전기와 같이 패병이다.

이상의 여섯 가지는 모두 장수가 패하는 원인으로 장수는 잘 살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손무가 이른 대로 강병이니 혹은 약병이니 하지만 이것은 장수된 자가 병사들을 가르치지 못했고 또 훈련에서 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며, 형세가 나쁘고 또 조건이 나쁘다는 것 등은 모두 구실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2


필승전도


손무 이르기를 대저 지형은 병의 도움이다. 적을 헤아려 기어이 제하고 험애, 원근을 계략함은 상장군의 길이다.

이것을 알고 용병하여 싸우는 자는 반드시 이기고 이것을 알지 못하고 용병하여 싸우는 자는 반드시 패한다. 그러므로 전도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임금이 싸우지 말라 해도 반드시 싸워서 이겨야 한다.

전도가 반드시 이기지 못하면 임금이 반드시 싸우라 해도 싸우지 않음이 좋다. 그러므로 나아가 이름을 구하지 말고 물러가서 죄를 피하지 않고 오직 이것으로 백성을 보전하고 임금을 이롭게 하는 자는 나라의 보배니라.


[해의] 지형은 병사에 있어서 크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3군을 이끄는 상장군은 항상 적군의 형세를 소상하게 알며 또 피차간의 지형이 험조하고 원근에 있는가를 살펴서 이에 따라 병력을 투입하는 유능한 용병술이 아니면 싸워서 이길 수 없다.

싸움에 이기고 지는 것은 이와 같이 지형의 이를 얻어야 하지, 그렇지 못하면 백전백패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까닭에 싸움은 반드시 이기는 싸움을 해야지 이기지 못할 싸움을 해서는 안 된다. 설혹 군왕이 싸우지 않아도 좋다고 할 경우에도 싸워 이기면 좋지만 만일 군왕이 싸우라 하지만 이기지 못할 싸움을 해서는 임금을 괴롭히고 백성의 신명 재산을 보존할 수 없다.

이기지 못할 싸움인 경우에는 싸움에 져서 패전지장이 되는 것보다 오히려 임금에 소상하게 간하고 자신의 죄를 받게 되면 이는 그 장수한 사람의 죄로 말미암아 임금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요, 동시에 백성들의 안전을 보전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군은 항상 적의 형세를 소상히 알고 필승의 신념을 지니고 있어야 하지 추호라도 이에 부족하면 싸워서 반드시 이기지 못할 것이다.



병졸애자


졸을 보는 것, 영아와 같다. 그러므로 이와 더불어 깊은 시냇가에 갈 수 있다.

그 졸을 보는 것, 애자와 같다. 그러므로 이와 더불어 죽을 수 있다. 사랑하니 능히 명령할 수 없고 후하다 하지만 능히 쓸 수 없다. 어지럽다 하지만 능히 다스릴 수 없다.

비유컨대 교자와 같이 쓸 수가 없다.


[해의] 본절은 장수된 자, 그 병사를 생각할 때 어린 영아와 같이 사랑하라 했다. 어버이가 사랑하는 그 자식이 귀여워 같이 시내에 이르러 헤엄치며 또 무릎에 앉히며 사랑한다.

이렇게 귀여운 자식에게 어떻게 가혹할 명을 내릴 수 있고 또 그 병사 많다한들 어떻게 가혹하게 쓸 수 있으랴. 또 사랑하는 자식이 죄를 지었다고 엄중한 벌을 줄 수 있으랴. 그러므로 장수된 자는 그 병사를 자기의 사랑하는 자식과 같이 사랑함으로써 능히 병사들은 장수의 뜻에 따르고 장령 받기를 즐겨 기다리는 것이다. 만일 장수가 병사를 그 교자와 같이 알고 소홀히 하여 사랑이 미치지 못 하면 병사는 따르지 않을 것이다.



거이무궁


나의 졸을 칠 수 있는 것을 알고 적이 칠 수 없음을 모르는 것은 이기는 데 방해가 된다. 가히 적을 칠 수 있는 것을 알면 내 졸이 칠 수 있는 것이며 그 지형이 싸울 수 있음을 모르고 싸우지 않을 것을 싸우는 것 등은 모두 반의 이김이 있다. 그러므로 병을 아는 자는 움직일 때 매혹되지 않는다. 병을 일으켜 궁하지 않는다. 그 이기는 것에 위태롭지 않고 하늘과 땅을 알아서 가히 온전한 이김을 할 수 있다.


[해의] 본절은 아군의 군사로써 능히 적을 칠 수 있는 계략은 있지만, 적의 형세가 아군의 군사로 칠 수 없음을 모르고 싸우게 되면 반반의 승리를 예언했다. 즉 이것은 나는 알지만 적의 형세는 모르는 경우이다.

또 지형이나 병졸의 경우도 이상에 말한 것같이 싸우면 반은 이길 수 있고 또 반은 패할 수 있다.

병자를 동하게 될 때는 매혹되지 않고 일사불란하여야 하고, 또 병사를 일으켰을 때는 그 계략이 무궁무진한 것을 으뜸으로 치는 것이다. 까닭에 자기를 알고 나를 아는 것은 백전백승의 방법이다.


지형외 이


손무가 이르기를, 지형을 아는 것은 병세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뿐만이 아니라 지형을 아는 자 병세를 움직임에 있어서 동이불미 거이불궁이라 했다.

이 구절은 지리의 도움을 얻는 전쟁을 이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흔히 병사에서는 천운이 좋다고 하지만, 지리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또 지리와 천운이 좋다고 하지만, 인화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 했다. 인화는 오직 슬기 있는 명장만이 할 수 있는 것인 까닭이다.

대저 명장들은 지형의 이를 잘 이용한다. 그중에도 발해를 세운 대조영은 지형을 최고로 이용을 했던 까닭에 나라를 세운 명장이었다.

대조영은 고구려가 멸할 무렵 고구려의 장수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보장왕이 항복했기 때문에 왕성에서 포로가 되어 당나라에 끌려가서 당나라 영주의 군영에 감금되어 있었다. 대조영은 적군의 군영을 탈출하여 다시 고구려 땅으로 잠입 귀환했다.

그리하여 그는 압수변에서 의병을 모아 당나라 군을 몰아내는 의거를 일으켰다. 그러나 고구려에는 당나라의 도독부가 설치되고 군대가 주둔하여 있었다.

그러므로 식량은 물론이요 병장기 등도 모두 당나라 점령군이 탈취하여 갖기 때문에 대조영은 의병을 일으켜 당나라 군과의 싸움에 무척 곤란했다.

그러나 그는 석전을 위주로 한 무장에 약간의 병장기를 얻어서 의거를 일으켜서 영고탑(구도성)을 탈환함에 성공하였다.

대조영은 그 승세를 틈타서 북부에 국내성 등의 여러 성을 탈환하여 복구를 하고 지세가 유리한 천문령을 정거하고 대당나라 군과 대치하여 자궁을 결승하는 싸움을 조전했다.

이에 따라 당나라의 즉천무후는 대조영의 반군을 섬멸한다는 미명 하에 이해고란 장군에 10여만의 원군을 주어서 요동 방면에 있는 설필하력 이근행․고간 등이 이끄는 20만과 합류하여 싸우게 했다.

이에 당나라의 이해고를 총대장으로 한 30여만의 대군을 이끈 그들은 천문령을 3면으로 포위하고 결전을 시도했다.

그러나 험준한 산세를 이용한 대조영은 접근해 오는 적군에게 돌을 굴려서 적병을 방어하여 잘 싸웠다. 형세가 이에 이르자 기라성 같은 당나라의 장수들도 싸움에 지쳐 기진맥진한 형세였다.

이에 대하여 대조영은 야음을 이용하여 산 위에서 돌을 굴리고, 또 석전으로 돌격해 진격했다. 뜻밖에 이해고의 병세는 주력이 무너지며 퇴각을 시작했다.

이에 대조영은 승세에 편승하여 총공격을 했다. 이와 아울러 고구려의 유민과 패잔병으로 근거해 있던 병사들도 모두 힘을 내어 합세했다.

따라서 대조영은 여세로써 요동의 제상은 물론이요, 요서의 야율의 세력까지 가세함으로써 고구려 구강을 복구하여 이른바 남북조시대를 형성했다.



제11 구지편


손무의 병법 중에 9지편은 복합적인 기술이 많아서 초심자는 난해한 점이 많다. 물론 본편은 그 명칭이 9지라 했고 지리의 9지를 말했지만, 그러나 그 9지는 수없이 변화될 수 있는 형세의 관점에서 설명한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강감찬 장군이 거란의 대군을 맞아 적군의 핵심지 귀성에 불과 만여기를 망지에 던져 그 병사는 수십만 대군에 포위되어 함정에 빠졌지만, 그 사지에서 신속히 싸워 적군을 무찌르고 살아 나와 결국 이길 수 있었던 전술도 역시 이 9지의 변화를 선용한 멋진 병술이라 하겠다.



1


형세의 판단


손무 말하기를 용병의 법에는 산지가 있고, 경지가 있고, 쟁지가 있고, 교지가 있고, 구지가 있고 중지가 있고, 비지가 있고, 위지가 있고, 사지가 있다.

제후가 스스로 그 땅에서 싸우는 것을 산지라 한다. 적군의 땅이 깊지 않은 곳을 경지라 한다. 내가 얻어도 또 이롭고 저가 얻어도 역시 이로운 것을 쟁지라 한다.

나도 가히 갈 수 있고, 저도 가히 올 수 있는 곳을 교지라 한다. 제후의 땅이 삼속하고 먼저 이르러 천하의 중을 얻는 것을 구지라 한다. 적군의 땅에 깊이 들어갔을 때 성읍 등이 많음을 중지라 한다.

산림․험조․저택 등 무릇 행군하기 어려운 길을 비지라 한다. 들어가는 길이 좁고 쫓다가 돌아올 때 우회하는 곳으로, 저가 적은 병중으로 나의 많은 중을 칠 수 있는 곳을 위지라 한다. 신속하게 싸우면 살고, 신속하게 싸우지 않으면 망하는 곳을 사지라 한다.


[해의] 본절은 전편의 지형과 달리 양군의 싸움이 가열해졌고 따라서 그 전세의 변화에 의한 여러 가지의 형세를 고찰하여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

1. 산지인바, 이것은 제후에게 세객을 보내서 항복받고 그 제후가 자발적으로 자기 땅을 유지하기 위하여 싸우는 것이다. 제후를 시켜 자기 땅을 지키는 것은 이상적이다. 그들은 자기의 성읍과 그 마을, 또 자기의 부모처자를 위해서도 결사적으로 싸울 수 있는 것이다.

2. 적국의 국경 지대로 들어가지만 곧 나올 수 있는 지역이다.

3. 두 나라가 서로 다투는 땅을 쟁지라 한다.

4. 제후가 적국의 영토를 점령할 때 그 제후는 3속의 주가 되는 것을 이르는 것인바, 이와 같은 땅은 맹주되는 제후들의 출입이 빈번한 땅으로서 구지라 한다.

5. 적군을 치고 깊이 들어갔을 때 성읍의 백성과 반항하는 자가 많은 곳이 중지이다.

6. 산림이 험조하고 소택 등이 있어서 행군하기 어려운 곳을 비지라 한다.

7. 들어가기에 좁아서 적을 추격하여 들어가면 나오기 힘들어 멀리로 우회하지 않고는 빠져나올 수 없는 곳으로, 이런 지대는 적군의 적은 병력을 가지고 가히 아군을 방비할 수 없다. 이것을 위지라 한다.

8. 적군을 번개같이 속공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땅을 사지라 한다. 손무는 초와 싸울 때 자기의 병사를 사지에 던져서 살아 나오는 작전을 썼다는 것을 후세의 병략가들이 격찬한다.



약탈자족


이런고로 산지에서는 싸우지 말라. 경지에는 머물지 말라. 쟁지에는 치지 말라. 교지에는 끊기지 말라. 구지에선 사귀어 합하라. 중지에선 노략질하라. 비지에선 간다. 위치에선 꾀한다. 사지에선 싸운다.

이른바 옛날 용병을 잘하는 자는 적군으로 하여 능히 앞뒤가 서로 미치지 못하고 중과 서로 의지하지 못하며 상하 서로 거두지 못하게 하고 졸은 떨어져 모이지 않고 병사는 합하여 정돈이 안 되고 그 이에 합하여 움직이고 이에 불합하면 그친다.

감히 묻노라. 정돈된 적의 많은 무리가 곧 오려고 한다. 이를 어떻게 기다리는가? 가로되 먼저 그 아끼는 곳을 뺏으면 된다.


[해의] 본절에선 위에 말한 9지에 대처하는 방법과 적국을 조종하는 방법이 주로 설명되어 있는 구절이다.

1. 산지에선 싸우지 말라(산지즉무전). 제후가 스스로 싸우며 그 영토를 보존하면 그 땅에서 싸워서 얻을 것은 하나도 없다. 옛날 중국이나 우리 나라 고대의 정치 제도를 보면 제후가 다른 제후를 정복하여 회맹을 갖고 맹주가 되는 경우가 있다.

강력한 제후는 3개의 나라에서 무려 30여 개의 제후국을 거느려야 천하의 맹주가 되었던 것이다. 이런 경우 제후가 그 나라를 스스로 지켜 주는 것으로 성과는 클 것이다. 더욱이 고대의 회맹의 예를 보면 맹주국이 다른 나라와 전쟁을 개시할 때 스스로 지켜 주는 제후의 나라와는 다소 비위에 거슬린다 해도 싸우지 않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었다.

2. 경지에선 오래 머물지 말라. 병사를 이끌고 적국의 땅에 깊이 들어가지 않았을 경우는 그곳에 머물지 말라 했다. 만약 적국에서 그 국경을 침입했다는 소식을 들은 그 나라 임금은 멀지 않아 대군을 보내서 칠 것인 까닭에 그 곳에 머물면 포위되어 생포될 수 있다. 그러므로 경지즉무지라 했다.

3. 쟁지에선 치면 안 된다(쟁지무공). 그 땅이 피아간에 얻으면 이로운 땅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싸우는 근본 목적은 아니다. 까닭에 쟁지를 이 편에서 먼저 싸우지 않고 점령할 수 있으면 모르지만 그 쟁지를 얻으려고 싸우고 파괴하는 그 자체는 좋은 현상이 아니다. 그러므로 쟁지에서는 싸워서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을 것으로 볼 수 있다.

4. 교지에선 끊기지 말라(교지즉무절). 교통이 편리한 곳이라, 피아간에 언제라도 올 수 있고 갈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 이르기는 쉽지만 그와 반대로 적은 이 편이 이른 것을 알면 교통이나 혹은 식량 등의 수송로를 끊을 수 있는 것이다.

5. 구지에선 사귀어 합하라(구지즉합교). 이것은 그 제후의 땅이 다른 제후와 회맹을 갖고 있을 경우 사귀어 회맹을 한다는 것이다. 즉 동맹국으로 끌어들이는 외교활동을 말라는 것이다. 삼속이란 그 회맹국이 3국 이상의 제후국과 회맹을 갖고 있는 것이며 이런 나라를 잘못 건드리면 여러 나라의 제후들이 항전해 올 우려가 있다.

6. 중지에선 노략질하라(중지즉략). 병사를 이끌고 적국에 깊이 들어가서 사면초가격인 경우는 협조를 받을 길이 없다. 이런 곳에선 모든 군사물자를 노략질하여 자급자족하라는 것이다.

7. 비지에선 가라(비지즉행). 이것은 산림이 험조하면 기병들의 활동은 할 수 있지만 보병과 전차들의 싸움에는 부자유하며 또 저택 등이 있어도 이상과 같은 제한을 받게 되어 결국 결전을 할 수 없는 곳이다. 이러한 곳에 머물면 반드시 적군의 복병은 물론 많은 지장을 받게 되는 것이다.

8. 위지에선 꾀하라(위지즉모). 이것은 장군이 병사를 이끌고 위지, 즉 사방이 높은 양지로 싸여서 적의 병력은 적지만 능히 대군을 맞아 싸울 수 있는 형세를 말한다. 이런 위지는 들어가는 길은 좁고 공격하기 힘든 것이다. 이런 위지는 계략을 써서 싸워야 이길 수 있지만 공격을 하면 이길 수 없다. 싸워도 많은 출혈을 면치 못 할 것이다.

9. 사지에선 싸우라(사지즉전)는 것은 싸우지 않으면 죽고 삶이 오직 그 한 싸움에 달려 있는 때를 말한다. 이런 경우 흔히 전략가들은 죽을 곳에 병사를 투입하여 살아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경우 신속하게 싸워서 적을 쓰러뜨리는 자는 살 수 있고 느린 자는 죽는다고 하는 형세이다. 원래부터 전하여 오는 말에 의하면 잘 싸우는 자는 무력 대 무력으로 싸우지 않고 능히 적군을 부려서 그들의 병사를 전후가 서로 화합하지 못하며, 또 병중이 많고 적음을 믿지 않으며 귀천한 사람들은 서로 반목하여 떨어지게 하고, 상하는 모두 그 의견을 달리하여 그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게 해서 적군을 혼란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형세를 만들면 병사들이 잘 모이지 않고 정돈된 병세를 형성할 수 없게 되어 자연 적을 도모하기 손쉬워진다고 했다.

이와 같이 명장들은 적군의 병세를 마음대로 조종하여 이익을 취하며 그 계략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했다.

만약 적이 우리를 당장 치려고 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하고 기다려야 좋겠는가 하고 묻는다면, 이에 대하여 손무는 말하기를 적이 가장 사랑하는 바를 알고 이를 먼저 빼앗으면 그들은 싸우지 않고 화합을 들어 줄 것이라 했다.

이것은 이른바 적의 가장 긴요한 급소를 먼저 빼앗으면 적은 아무리 강대하지만 그 용맹을 잃고 싸울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그 예를 들면 그 나라의 기병이나 혹은 전차대가 강력하여 임금이 그것을 가장 믿고 아끼는 경우,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기병과 전차대를 빼앗든가 혹은 계략을 써서 잘 쓰지 못하게 하면 그것으로 뜻을 이루는 것이다.



사지의 병사


병사는 빠른 것을 위주로 한다. 적병이 미치지 못하는 곳을 타고 적이 생각지 않은 길, 즉 경계하지 않는 곳을 친다.

무릇 객이 되는 길은 깊이 들어가서 그 병사를 전일하면 주인도 이기지 못한다. 풍요한 뜰에서 노략질하면 3군은 능히 먹기에 족하다.

삼가 병사를 기르고 피로하지 않게 하며 아울러 그 기운을 쌓아 두며 병사의 수송 계략을 누구도 헤아릴 수 없게 하면, 그들이 돌아올 수 없는 곳에 던져도 그들은 죽을지언정 패배하여 달아나지는 않는다. 어떤 병사도 그 힘을 다하지 않으랴.

병사가 심한 함정에 빠지면 두려워하지 않는다. 도망갈 곳이 없으면 죽음을 각오한다. 깊숙이 들어가면 마음에 걸린다. 부득이하면 싸운다. 그런고로 병사를 닦지 못하면 경계한다. 구하지 않고 얻을 수 있고 약속 없이 친할 수 있고 명령 없이도 서로 믿는다. 상서로움을 금하고 의심을 버리면 죽음에 이르러도 갈 곳이 없는 것이다.

우리 병사에 재물이 없음도 그 재화를 미워함이 아니다. 여명이 없다는 것은 그 수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다. 영을 받은 날 사졸들은 앉아서 눈물로 옷깃을 흥건히 적시고 누운 자는 그 눈물이 턱에 고여 서로 사귄다. 갈 곳 없는 곳에 던지면 몇 곱절의 용맹을 낼 수 있다.


[해의] 병사의 생명은 신속을 높이 여기며 적국의 병사들이 미치지 못하는 곳을 치며 또 그들이 생각지도 못한 곳을 불의에 습격해서 이기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무릇 병가에서 객은 치고 들어간 쪽을 말하며 주는 먼저 병진을 치고 적군을 맞는 쪽을 주라 한다. 따라서 병사를 이끌고 적국에 들어가면 들어간 쪽은 객이 된다. 이 객되는 싸움이 적국에 들어가지 않은 싸움이라도 객되는 것은 불리한 싸움이라 한다.

그러나 명장들은 병사를 이끌고 적국에 깊이 들어가면 반드시 그 병사들은 단결하고 풍요한 땅의 양곡을 약탈하여 3군을 배부르게 먹이며 그들을 잘 치고 피로하지 않게 하면 주병도 이길 수 있다. 이와 같이 죽음의 땅 객지에서 움직이는 계략도 장수의 능숙한 용병술에 따라 그 병사를 돌아오지 못할 곳에 던지면 그들은 죽음을 다해서 패배하지 않고 그 힘을 다하는 것이다.

이것은 병사의 심리를 잘 파악한 것이다. 첫째로 병사가 극심한 함정에 빠지면 추호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둘째 병사가 갈 곳이 없으면 굳어지는 것, 셋째 깊이 들어가면 마음에 꺼려지는 것, 넷째 이러지도 또는 저러지도 못할 경우를 부득불할 때라 하며 이런 때는 결사투쟁을 하게 된다.

까닭에 장수된 자는 병사들의 심리를 잘 연구하여 잘 교육을 시키고 훈련을 쌓으면 그 병사들은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즉 능숙한 그 병사들의 싸움으로 이길 수 없음을 이기고 또 그들에는 각별한 약속이 없이도 침묵할 수 있으며 또 믿으며 상서로운 것도 의심스러운 것도 모두 가시며 오직 병사들은 동지 외에는 의지할 곳 없이 된다.

이것은 재물이 없어서도 아니요 또 재물이 미워서도 아니다. 더욱이 귀중한 병사들의 목숨은 장수의 목숨과 같이 아끼고 사랑하지만, 싸움에 이겨 국가 민족의 안녕을 위하여 부득이한 것이라 하겠다.

장령을 받은 날 병사들은 앉아서 눈물로 옷깃을 적시고 누워 있는 병사는 그 뜨거운 눈물을 흘려 턱에 고이게 하며 눈물로 사귈 뿐이다. 그러나 이 병사를 가고 올 의지할 수 없는 곳에 던지면 마치 춘추시대 오나라의 전제와 노나라 장공의 장수의 용맹을 발휘하여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싸울 수 있을 만한 것이다.


삼속의 유래


3속이란 어휘는 중국의 병법을 만든 학자들에 의하지 않고 고구려의 군국책에서 유래한 것이다. 물론 춘추전국 때 전쟁으로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2개 내지 3개 정도를 정복하는 예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합병이 될 수도 있고, 또 점령을 당한 나라는 망하여 없어진 예가 많다. 물론 관중의 패도 정치가 있지만, 이것은 속하는 것이 아니요, 연맹체라 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명칭은 패도로써 지배를 할 수가 있지만 완전한 종속국은 아니다. 그러나 고구려의 군국책을 통치로 한 제도하에는 영속적인 종속을 이르는 것이라 할 수가 있다.

이와 같은 제도는 고구려가 창업 때부터 군왕과 제후 사이에 발생한 제도이다. 즉, 제후들 중에서 3개의 성읍을 점령한 자는 소형, 5개의 성읍을 점령한 자는 5속이라 하여 중형(중형혹중리), 또 10개 이상의 성읍을 굴복시킨 자를 대형이라 하였다.

이와 같은 정도를 운용한 것은 제후들의 능률에 따라서 조속한 시일 내에 통일을 하려는 대국적인 목적이었던 것이라고 믿는다.

통일이 된 연후에는 인재의 등용에서 동맹대회와 결부시키는 발전적 인사제도였다. 즉, 동맹대회는 나라를 들어서 거족적인 인사제도였다.

온 나라에서 모인 인재들 중에서 장원한 자는 능히 앞으로 대형이 되고 또 재상, 즉 대막리지가 될 수 있는 것이라 하겠다.

대저 고구려의 통치제도를 상고하면 동서남북 중앙 5부의 행정 제도로 나누어 통치를 했다.

이러한 제도는 고조선의 정전제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구려는 물론 신라․백제 등이 모두 같은 제도였다. 또 그 오부에는 반드시 중형 내지 대형의 벼슬을 가진 자가 그 부를 통할하였다.

그리하여 나라의 재상은 5부 등에서 유능한 인재를 선발해서 재상을 삼고, 또 각부의 장관, 즉 대신을 삼았다.

3국의 제도가 이와 같으므로 나라에서 도장원으로 뽑힌 인재에게 앞으로 대형의 벼슬에 등용될 것을 약속하는 인사제도는 마치 건국 초에 한 유능한 제후가 10개 이상 많은 제후를 굴복시켜 따르게 하는 것과 그 인사제도의 정신이 같은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는 이와 같은 제도가 없으므로 3속 제도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가 없는 것이다.

 


2


장군과 솔연


그러므로 용병을 잘하는 장수는 비유하면 솔연과 같다. 상산에 있는 뱀이 솔연이다. 그 머리를 치면 꼬리가 이르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이에 이른다. 그 중을 치면 즉 머리와 꼬리가 같이 이르는 것이다. 감이 묻노라. 솔연같이 쓸 수 있는가? 말하여 옳거니, 대저 오인 과 월인은 서로 미워해도 배를 당하여 한 가지로 건너고 이에 바람을 만나면 그를 서로 구원하려고 하는 좌우의 손과 같다. 이런고로 방마매륜도 믿기에 아직 족하지 못하다.

용맹을 하나같이 제도하는 것이 정의 길이다. 강한 것과 유한 것을 다같이 얻는 것은 이의 지이니라. 따라서 용병을 잘하는 자는 손을 끌어 주는 것, 이것이 한 사람을 부리는 것과 같다. 이것은 부득이한 때문이다.

장군의 일은 정하고, 이로써 유하며, 이로써 바르게 다스린다. 능히 병사들의 이목을 어리석게 하고, 이로써 아는 것 없이 하며, 그 쉬운 일을 꾀로써 바꾸고, 적으로 하여금 모르게 하라. 그 쉬운 곳에 있으며 그 길을 돌아서 적군이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

수를 이와 더불어 기약하는 것, 높은 곳에 올라가 그에 사다리를 매는 것 같다. 수가 제후의 땅에 깊이 들어가 그와 더불어 같이하고 그를 발하면 양의 무리를 모는 것과 같이 몰아서 가고 몰아서 오며 그 가는 곳 알 바 없다. 3군의 중을 모으고 이들을 험지에 던지는 것, 이것이 장군의 일이다. 변화하는 구지, 굴신의 이, 이정의 이 살피지 않으면 안된다.


[해의] 원래 명장은 병사를 쓰는데 상산의 뱀인 솔연에 비했다. 솔연은 그 몸이 긴 뱀이지만 용맹이 있어서 맹수들도 능히 해하지 못하는 동물이다. 한데 솔연은 꼬리를 치려면 어느새 머리를 세워 이를 방위하고 머리를 치려면 그 꼬리가 머리쪽을 방비한다. 만일에, 허리를 치려면 꼬리와 머리가 일체가 되어 그 허리를 방비한다.

이와 같이 솔연을 병중에 비유한 것은 3군 중 전후, 좌우, 중군 할 것 없이 솔연의 방위수법과 같으면 아무리 강대한 적이라도 공격할 수 없는 것을 뜻한 것이다. 이에 손무는 출전하려는 대장에게 감히 질문한 것이다. 병사를 쓰는데 과연 솔연과 같이 할 수 있는가?

또한 그는 예를 들었다. 뭇 병사의 마음은 하나같지는 않지만, 용병하는 방법에 따라서 그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오나라와 월나라는 오랜 세월 전쟁으로 원수지간이다. 그러나 배를 타고 강을 건널 때 바람이 거세어 위태로워지면 원수라는 생각은 없고 단결하여 좌우의 손이 서로 돕는 격이 아닌가. 이와 같은 용병술을 갖지 못하면 유능한 상장이라 할 수 없다. 까닭에 말을 네 귀에 매고 차륜을 물어도 믿지 못한다.

병사는 그 마음에서 움직여 쓰는 것이 용병술이며 아무리 말에 자갈을 물려 매고 전차를 좌우로 행렬했고 이에 3군을 정연하게 행렬했지만 그것을 쓸 줄 모르는 장수에 있어서랴.

그러므로 뭇 병사의 강약을 솔연과 같이 쓸 수 있는 것은 오직 군사를 다스리는 군정의 길인 것이다. 이것은 마치 유능한 장수가 용병을 잘하는 장수를 쓰는 것은 그 장수의 손을 이끌면 할 수 없이 대장을 따라 오는 양 부득이 끌려오는 것과 같다.

결국 상장군이 명령을 들으면 전쟁에 이기어 살고 명령을 안 들으면 꼭 죽고 전쟁에 패하니 어떻게 그 명을 거역할 것인가. 즉 상장군의 명은 곧 그의 생명과 같으니 말이다.

상장군은 군정의 필요에 따라서 뭇 병사들의 이목을 어리석게 할 수도 있고 또 때에 따라서는 모르게 할 수도 있다. 까닭에 쉬운 일을 수없이 되풀이하여 그 계략을 고치며 적국에서 자신의 거처를 모르게 하기 위하여 바로 그 옆에 대장의 막사를 두고도 일부로 먼 길을 돌아오는 것 등은 모두 기밀한 계략이 있는 까닭이다.

이와 같이 군정을 세우고 3군을 통솔하는 것은, 마치 높은 곳에 올라가서 사다리를 가설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즉 3국을 통솔하여 제후의 땅에 들어가서 그 제후를 달래어 굴복시켜 제후의 명에 따라 그 곳 병사와 백성들이 모두 따르는 것은, 이상에 말한 것과 같이 상장군은 높은 곳에 올라가서 제후의 협조를 얻어 사다리를 가설하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만약 그것이 성공하면 그 곳 제후와 그 백성들은 상장군의 명에 따라 순종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조직된 3군의 병사를 구지의 변, 굴신의 이나 인정의 이를 살펴 지에 투입하여 변화무쌍하게 용병할 수 있는 것이 장군의 일인 것이다.



선능한 전략


무릇 적국에 들어가는 길 깊으면 전일하고 얕으면 즉 흩어진다. 병사가 나라의 지경을 넘어가는 것은 절지이고, 4달은 구지요, 깊이 들어간 것은 중지이다. 얕게 들어간 것은 경지요, 등이 견고하고 앞이 좁으면 위지요, 갈 곳 없으면 사지이다.

이런고로 산지는 장차 그 뜻을 하나로 하라. 경지에는 나 장차 쓰는 데 따르라. 쟁지에선 나 장차 그 뒤를 달린다. 구지에는 나 장차 굳게 맺으려 한다. 비지에선 나 장차 나아가라. 위지에선 나 장차 궐할 것을 막으려 한다. 사지는 나 장차 살지 않을 것을 보여야 한다. 그러므로 병사의 정은 에우면 막고 부득이하면 싸운다. 지나면 쫓는다.

이런고로 제후의 꾀를 모르고 미리 사귀지 말라. 산림, 험조, 저택의 형세를 모르는 자는 능히 행군할 수 없다. 향도를 쓰지 않는 자는 지의 이를 얻을 수 없는 것이다.


[해의] 본절에는 전편과는 달리 9지에 처한 전군의 통제를 소상하게 설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래 손무의 병사가 3단계로 설명했던 까닭에 후세의 병가들은 그 문헌을 단일 체제로 인용한 조조 등은 성공을 못했고 한신, 이정과 같이 3단계로 해석하고 이에 따라 공부한 장수는 전공을 거두었다 한다.

따라서 본절은 9지의 형세에 자신의 전군을 합하여 상장군이 9지의 변화에 따르는 굴신의 이와 그 때의 민정을 참작하지 않고는 판단할 수 없는 구절이라 해석된다.

그 다음 문장도 전절과 같지만 다만 「오장일기지」의 문사가 있다. 이것은 시계편에서 적국을 도모한 상장군이라면 적어도 적국의 경계를 넘어 들어가 보면 그 동안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세워진 것이 공문서인가, 혹은 슬기 있는 계략인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절의 내용은 오직 그 때 상장군의 기밀에 속하는 것이며 장수나 군리로서는 알 바 아니다. 만일 3군을 이끌고 적국을 치려고 국경을 넘어선 상장군이 명장일 경우에는 적국의 지형은 기본 재료로는 필요하겠으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오직 무궁무진한 계략뿐이다.

그것을 모르고 대군을 이끌고 월경한 장수는, 마치 제후의 꾀를 모르고 그와 교제를 하는 자나 또 산림의 험하고 평탄 여하를 모르고 3군을 이끌고 행군한 것과 추호도 다를 바 없다.

사지에서 나의 병사가 결사적으로 싸우겠다는 것을 보이는 것(사지오장시이불활)과 시계, 모공, 작전에서 적이 어긋나게 보이는 위계책이 성숙된 것이라면, 그 대장이 적의 경지나 중지에 들어갔다면 9지의 변화는 필연적인 현실이 될 것이다.



교능성사


사오는 그 하나를 몰라도 패왕의 군사는 아니다. 대저 패왕의 군사는 대국을 치면 즉 그 중을 모을 수 없게 된다. 그 위가 적국에 가해지면 즉 합할 수 없게 된다.

이런 까닭에 천하의 사귐을 다투지 않고, 천하의 권세를 기르지 않고, 나의 신의로써 적에 그 위를 가한다. 그러므로 그 성을 뺄 수 있고, 그 나라 가히 무너뜨릴 수 있다. 법에 없는 상을 베풀고 무정의 영을 내걸고 3군의 중을 부리는 것은 오직 한 사람을 쓰는 것과 같다.

이를 범하는데 일로써 하고, 고하는데 말로써 하지 말라. 이를 범하는데 이로 하고, 고하는데 해로써 하지 말라. 이를 망지에 던져진 후에 남고 이를 사지에 빠뜨린 후에 산다. 대저 중은 해에 빠져 연후에 능히 승패를 한다.

그러므로 병사의 일은 적의 뜻에 순상하고, 아울러 적과 한 가지로 한다. 천리 밖에서 장수를 죽이는 이것을 교능성사라 이르는 것이다.


[해의] 패자의 병사가 되려면 4, 5자를 알지 못하면 될 수 없다. 그 4자는 ① 병중의 정을 잘 아는 것, ② 에워싼 것을 방위할 수 있는 것, ③ 부득이한 경우 싸울 수 있는 법, ④ 허물 있으면 이에 따르라는 것 등이다.

5자는 ① 제후의 꾀를 잘 아는 것, ② 제후와 선린외교를 할 수 있는 것, ③ 지형을 잘 모르고 행군하는 것, ④ 향도와 간첩을 쓸 줄 모르는 것, ⑤ 9지의 변화를 모르는 것 등이다.

이와 같이 4, 5자 중 그 하나를 몰라도 그것은 여러 제후를 통솔 할 맹주국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까닭에 패왕의 병사가 큰 나라를 친다 할지라도 감히 그 나라는 패왕의 모공으로 마비되어 병중을 모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형세에 패왕의 병사는 가중하여 그 대국을 압박하는 고로 싸울 수 없어 결국 무릎을 꿇게 된다.

이와 같이 천하의 그 교제를 다투지 않으며 또 천하의 권세를 기르기에 힘쓰지를 않는다. 오직 친선의 믿음을 가지고 적을 위협하고 또 성을 치고 그 나라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무법지상이란 3군의 대장이 병사를 이끌고 적군을 점령할 때는 나라에서 성문율에 의한 규범을 따르지 않고 대장은 임기응변한 시간에 대하여 후한 상을 내리며 또 명령도 새로이 군정령을 만들어 방을 성벽에 높이 걸어 4군을 쓰게 되면 그 많은 병사도 오직 한 사람의 병사를 쓰는 것과 같이 되는 것이다.

이럴 때는 반드시 중대한 작전이 없이는 원래 법을 범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특수한 사정으로 어떠한 지역에 병사를 투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이 되면, 그 사실을 병사에 소상히 말하여 약속을 하며, 성공한 대가로는 법에 없는 큰 이익을 주고 만일 잘못됐다고 해를 준다면, 권장하는 방편상 좋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병사를 다시는 살아오지 못할 망지에 투입하고 그 병사는 함지에 빠지면 결국 사지에 이른다. 그러나 장수의 소상한 계략에 따라 병사들은 사지에서 신속한 싸움을 해서 결국 살아 나오고 이로써 전국의 승패는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병가에서 이르기를 교능성사라 하며 장막 안에서 천리 밖의 장수를 죽이는 것, 즉 승패를 가름하는 것이라 한다. 적을 따르고 그를 위하는 것 같은데 사실은 그 위하는 것이 그를 망치는 일인 것이다.



처녀와 탈토


이런고로 군정을 내려 거사를 일으키는 날, 관문을 막고 부절을 꺾으며, 그 부리는 곳을 통하는 일을 누구도 모르게 하라. 오직 묘당 위에 권면할 뿐 그로 하여 그 일을 그르치게 한다.

적국이 이에 합하여 문을 열어 주면 반드시 급하게 들어간다. 그가 사랑하는 곳을 먼저 하며 소상한 약속을 인멸하게 하여 묵을 밟고 적에 따른다. 이것으로 전쟁의 일은 결단된다. 이런고로 처음에는 처녀와 같이 하여 적국의 문을 열지만 그 뒤에는 토끼가 빠져 도망치듯 하면 적은 막지를 못한다.


[해의] 본절은 3군의 대장이 적국을 치기 위하여 출정할 때부터 은밀하게 적국에 보내는 세객․간첩 등 상빈격의 모사를 쓰는 것을 말했다.

원래 이 정도의 인재는 모두 그 인품이 뛰어나서 그들을 쓰는데 상빈의 처우를 하는 것이다. 까닭에 대장은 누구도 모르게 그들을 불러 머리를 마주 대고 은밀히 상의를 하고 이것을 부절 등을 가지고 신호를 쓴다. 또 그들의 일거일동은 모두 각자의 운명에 달려 있는 고로 반드시 대장과 같이 묘당에 들어가서 자기 스스로 맹세를 해야 한다.

이와 같이 전국에 손을 댈 때는 처녀를 다루듯 하지만 그 일이 끝나면 그는 적국의 뒷문을 빠져 달아나는 것을 탈토와 같이 하라 했다.



제12 화공편


화공이 수공과 더불어 오래 전부터 쓰인 것은 고대 문헌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화공은 한 도성을 초토화시킬 뿐 아니라 많은 인명 재산을 소진하는 큰 폐단을 남기므로 이를 막기 위하여 어진 임금이나 명장들은 신중을 기하고 또 경계하였던 것이다. 까닭에 손무의 병법에도 화공에 대하여는 그 개념과 방법을 설명한 그 뜻을 높이 살 수 있다.



발화와 풍기


손무 말하여 무릇 화공에 다섯 있다. 1에 말하여 화인, 2에 말하여 화적, 3에 말하여 화치, 4에 말하여 화고, 5에 말하여 화대이다.

화공을 하는데 반드시 인이 있고 연화하는데 반드시 바탕을 갖춰야 한다. 불을 놓는데 때가 있고, 불을 올리는데 날이 있다.

때란 하늘이 정한 날이다. 날은 달의 기․벽․익․진에 있다. 무릇이 이 4숙은 바람이 일어나는 날이다.


[해의] 전쟁에 있어서 화공의 방법을 다섯 가지로 나누었으며 그에 대한 개념을 설명했다. 물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앞으로 설명하겠지만 본절에는 화공의 필요성과 이에 따르는 바탕을 갖추는 것이며 또 화공이 손쉽게 행할 수 있는 시간, 날짜 등을 천지 순환에 따라 설명했다.

즉 날씨가 몹시 건조한 날이면 대저 이 날은 기․벽․익․진 등 4성이 달과 합하는 날로 바람이 많이 일어나는 날이어서 화공에 좋은 날이라 한다.



화공과 변화


무릇 화공은 반드시 다섯 가지 화공의 변화에 따라서 이에 응한다. 불이 안에서 일어나면, 밖에서는 빨리 이에 응하라. 불이 일어나고 그 병사가 고요한 것은 기다리고 치지 말라.

그 화력이 극성하고 가히 따를 수 있으면 따르고 따를 수 없으면 그치라. 불을 밖에서 놓을 수 있으면 안에서 기다릴 것 없이 때에 따라 놓으라.

불이 상풍에서 일어나면 하풍을 치지 말라. 낮바람이 오래 불면 밤바람이 그친다.


[해의] 본절에는 5개의 화공의 변화를 가지고 대응하는 방법을 말했다. 물론 화공을 해서 상대방의 재산을 손모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지만 화공으로 인하여 적군이 당황하고 혹은 손모로 인해 허약한 틈을 이용하여 공격하는 것도 수단인 것이다. 따라서 불이 내부에서 일어나면 조속히 이에 응해야 하며, 만약 적군의 진지에서 불이 일어났는데 추호도 동요 없는 것은 이를 치지 말라 했다.

그것은 적병도 방화를 계기로 기습해 올 것을 계략하고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이런 경우는 그 불길이 극심하다 할지라도 그 형세에 따라야지 무리하면 역시 적군의 급습을 받을 수 있는 까닭이다.

또 화공할 장소에 경계가 심한 곳이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면 때를 가려서 언제나 발화할 수 있다. 화공을 해서 상풍이 일 때 하풍을 치면 위험하며 낮에 바람이 오래 불면 밤은 바람이 없는 것을 참작해야 한다.



화명수강


무릇 군은 반드시 5화의 변을 알아서 이것을 지키는데 수로써 한다. 그러므로 불로써 치는 것을 돕는 자는 밝고, 물로 치는 것을 돕는 자는 강한 것이다. 물은 가히 끊을 수 있지만 그것을 뺄 수는 없다.

대저 공취하고 승리의 공을 닦지 못한 자를 흉, 이름하여 비류라 한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명주는 생각하고 양장은 이를 닦는다.


[해의] 전절에 말한 화공의 변화에는 반드시 그 수를 지키라 했다. 화공하는 날짜와 시각이 결정되고 그것을 치는 방법이며 이에 호응하는 방법 등 모두 세밀한 수의 계략에 속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화공의 다섯 가지의 변을 알고 이것을 공격의 때와 수에 맞추면 큰 도움을 주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화공을 해도 그 수에 어긋나면 적에 손실을 줄지 모르지만 싸움에 이기지 못한다.

제갈량은 사마중달을 화공으로 공격했지만 그 수가 어긋나 중달의 부자는 많은 병사를 죽이고도 탈출했다. 이 때 공명은 자신이 그 수를 잘못하여 많은 병사들은 죽이고도 중달을 죽이지 못함을 탄하여, 모사는 재인이요 성사는 재천이라 했던 것이다.

이와 같이 화공의 도움은 밝고 수공의 도움은 그 위력이 강하다. 수공의 수단은 끊는 데 위력은 있지만 그렇다고 적의 병사나 재물을 뺏을 수는 없다.

그러나 화공에는 흉․비류가 있으므로 어진 임금이나 명장은 잘 쓰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불을 놓으면 막대한 인명재산이 타고 손실이 간다. 이렇게 폐허가 된 곳을 점령하여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므로 명인들은 기름진 그것을 그대로 두고 이기는 것, 그것이 싸움에 이기고 공을 세우는 명장의 현명한 길이라 하였다.



근신과 경계


이 아니면 동하지 않고, 얻는 것 없으면 쓰지 않고, 위태하지 않으면 싸우지 않고, 임금이 사와 더불어 노할 수 없고, 장수가 노여움을 품고 싸움에 이를 수 없다.

이에 합하면 움직이고 이에 합치 않으면 그치라. 성난 것이 다시 기쁠 수 있고 노여움도 기쁠 수 있다.

나라가 망하면 다시 있을 수 없고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날 수 없다. 그러므로 밝은 임금은 이를 삼가고 명장은 이것을 경계한다. 이것이 나라를 편안히 하고 3군을 온전하게 하는 길이다.


[해의] 본절도 역시 화공의 신중과 경계를 하는 문장이다. 즉 화공은 국가와 민족을 위한 전쟁에서도 이와 같이 어려운 것이다. 임금이 성난 것, 장군의 노여움은 모두 일시의 감정이다. 따라서 그 노여움이나 성난 것은 다시 기쁘고 즐길 수 있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나라가 망하면 영영 찾을 길 없고 사람도 죽으면 다시 소생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직 나라와 전군을 보전하는 명주와 양장은 삼가할지라.



제13 용간편


용간은 간첩을 쓰는 비방을 이르는 것이다. 물론 현대전에서도 첩보 활동은 군의 기능 중에서 중요한 것이지만 고대전에서도 이 용간술은 군의 작전, 모공 등과 같이 빼놓을 수 없이 중요한 계략의 하나였다.

손무의 모공편에서 이르기를 전국위상의 지혜를 지닌 자를 선지선자라 했다. 나라와 군사를 온전히 하고 적국을 굴복시키는 길은 오직 용간술이 능숙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1


오간술


손자 말하여 무릇 10만의 병사를 출정하여 천 리를 나가면 백성의 비용, 공가의 봉이 하루에 천금을 허비한다.

안팎이 소동하고 도로에 태만하고, 그 때문에 자기의 일을 잡을 수 없는 70만 가, 서로 지키는 것, 수년 이런 후 하루의 승을 다툰다. 이리하여 아끼는 작록, 적의 정세를 모르는 자는 불인의 지극이다. 나의 장수가 아니고 임금의 좌가 아니다. 이기는 주가 아니다.

그러므로 명군, 현장이 움직여 적에 이기고 중의 공을 이르는 것은 먼저 아는 것이다. 먼저 안다는 것은 귀신에서 취할 수 없고 형상에 지나지 않는 일도 아니요, 경험을 헤아려 취함도 아니고, 반드시 사람에게 취하여 적의 정을 아는 것이다.


[해의] 용간편의 서두의 글은 작전편 서두의 글과 같이 병사 10명을 동원하여 천 리 밖에 출정시키는 데 하루에 소모되는 경비가 무려 천금이 든다고 강조했다.

왜 작전편과 용간편에 같은 문장을 내세워 그 경비와 나라에서 동원되는 형태를 말했는가. 그것은 용간의 중요성을 의미하며 동시에 용간에서 얻어진 사람은 전쟁을 수행하는 데 기본요소가 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흔히 용간이다, 혹은 간첩이다 하는 것은 우리들의 생활과는 거리가 먼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용간이 탐지하여 전쟁 수행에 소요되는 물자, 또 이에 소비되는 비용 등은 직접이든 간접이든 모두 그들이 정보에서 얻은 사실들이 토대가 되었고, 이에 따라 작전 계략을 세운 경비인 것이다.

물론 한 나라의 방대한 전쟁에 소요되는 경비라면 전문가를 제외하곤 누구나 쉽게 분간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용간들의 정보로 얻는 것이 무엇이며 그 얻은 것이 어떠한 곳에 쓰이는가 하는 것도 이상에 말한 것과 같이 전문가들만이 쉽게 알 수 있고, 또 사실은 어느 시대의 국가를 막론하고 모두 비밀에 부쳐 있는 사실들이다.

이것을 국가 단위로 축소하여 한 개인 기업체 혹은 더 축소해서 한 개인의 살림살이에 비교하여 얻어진 정보가 어느 정도로 필요한 것인가를 알 필요가 있고, 이것을 확대하여 한 기업 내지 사회나 국가의 경영에 견주어보면, 정보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개인 생활의 토대는 나와 남, 그리고 나아가서 한 사회 국가 내지 세계에 연관되는 모든 것과 직접 내지 간접적으로 연관 되는 것 등 모두 이에서 얻어지는 정보로써 그 편리를 도모하고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즉 한 가정의 절제 있는 가계비가 주부들의 명석한 지혜로 시장의 실정을 잘 알고 이에 따르는 계산에 의해 세워지고 그대로 실행해야 그 가정의 이익을 가져올 것이요, 또 건전해질 것이다. 한 기업에 있어서도 일정한 사업 계획을 세울 때 대내의 물가동향은 물론 경제의 추세와 변화무쌍한 정세를 알지 못하고 세워진 사업 계획이라면 그것은 하나의 공문서에 지나지 않고 실패의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한 가정의 가계에서 한 기업의 계획에 이르기까지 모두 정보와 연관되는 것이다. 하물며 한 나라가 적국을 무력으로 굴복시키는데 그 나라의 실정을 안다는 것에 이르러서야. 까닭에 10만 대군을 동원하려면 적어도 공가와 민가에서 동원되는 인원이 70만에 이른다 했다. 그러나 전쟁은 동원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요, 10년을 양병하여 1일에 그 승부를 결정하는 중대한 일이므로 적국의 정세를 모르고 그 막대한 비용과 백성을 동원하게 하는 장수가 있다면 그는 불인의 극치라고 했다.

동시에 그러한 장수는 임금을 보필하는 장수라 할 수 없고 나를 망하게 하는 존재라 했다. 그러므로 명군․현장의 이름을 남기고 병사를 이끌고 나가면 반드시 이겨서 뭇 병사와 같이 큰 공을 세우고 그 나라를 번영하게 한 자는 먼저 세상의 형세를 알고 이에 대처해서 얻은 것이라 하겠다.

그 아는 것은 반드시 아는 사람을 통하여 적국의 형세를 안 것이며, 귀신을 통하거나 형상을 보고 억측한 등의 방법으로는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일반 생활 경쟁에서도 그렇지만 전쟁을 하려고 10만 대군을 동원하는 국가의 중대사에서는 모든 정보가 소상하고 세밀함을 요하는 까닭에 용간을 보내서 적국의 실정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신기의 술


그러므로 용간에 다섯 있다. 향간 있고, 내간 있고, 반간 있고, 사간 있고, 생간 있다. 5간이 함께 일어나면 그 길 아는 것 모름이 없다. 이것을 신기라 이르며 임금의 보배가 되는 것이다.

향간자는 그 향인에 의해서 이를 쓴다. 내간자는 그 관인에 의해서 쓰인다. 반간자는 그 적간에 의해서 이를 쓴다. 사간자는 광사를 밖에 하고 나의 간이 알아 준 것을 적간에 전하는 것이다. 생간자는 돌아와 보고한다.

그러므로 3군의 일은 간보다 친한 것 없고, 간보다 후한 상은 없으며, 간보다 은밀한 것 없다. 성지가 아니면 간을 부릴 수 없고, 인자하고 신의가 없으면 간을 능히 쓸 수가 없고, 미묘가 아니면 간의 실을 얻을 수 없다. 미재미재라 간을 쓰지 않을 곳 없다. 간사 아직 발하지 않았는데 먼저 이를 들은 자와 이를 고한 간은 더불어 죽는다.


[해의] 간에는 향간, 내간, 반간, 사간, 생간 등 다섯이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아울러 이 5간을 동시에 기용할 수가 있어서 그들의 좋은 정보를 토대로 계략을 세울 수 있는 임금은 밝은 군왕이라 했다.

1. 향간이다. 향간은 그 지방에 살고 있는 토착민을 말하는 것이다. 군사를 이끌고 제후의 땅에 들어가면, 그 곳 토착민이 아니면 그 곳 형세를 소상하게 알 수도 없고 또 자유로이 활동을 할 수 없다.

2. 내간은 적국의 관헌과 연락하여 이에서 얻어지는 정보이다. 현대전에서도 적국의 관헌에 금은과 미녀 등을 제공하고 조종하는 예가 많다.

3. 반간은 적의 간첩을 이쪽에서 거꾸로 쓰는 것을 말한다. 이 반간을 쓰는 방법도 각양각태이다. 처음부터 간첩인 줄은 알지만 그를 돌려보낼 때 시계편에서 말한 궤도술로 있는 것을 없이 보이는 것, 또 없는 것을 강하게 보이는 것 등을 이 간첩을 통해서 적에 알릴 필요가 있으면 반간의 계략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4. 사간이다. 대저 간첩을 쓰는 것은 전쟁의 큰 수단인 까닭에 피아간에는 간첩의 방법도 교묘하게 발전되어 이상에 말한 것을 가지고는 좀처럼 속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정한 거짓 계략을 꾸미고 그것을 직접 적국에 들어가 그들의 계략을 어긋나게 하는 것이다. 이 사간의 경우는 용간이 죽음을 각오하고 또 쓰는 편에서도 이에 대한 후한 상록을 주는 약속하에 쓰이는 예가 많다.

그 예를 들면 한나라의 한신이 대군을 몰고 제나라를 치려고 제나라 국경인 경지에 이르렀다. 이 때에 한고조의 사신으로 온 「역이기」는 한신의 대군을 회군하게 하고 제나라 왕에 들어가 화평으로 굴복을 요청했다. 물론 제나라 전왕도 한신의 대군이 당장 나라의 지경을 넘어서서 잘못하면 망할 것을 두려워 「역이기」에 약속은 했지만 그는 벌써 초왕 항우에게 원병을 요청하여 「용리」의 원군이 출발하기 직전의 일이었다.

이러한 형세를 고려하여 한신은 고조의 사신 「역이기」를 사간으로 만들어 죽이고 제나라를 무력으로 쳤다. 이 싸움에서 제나라를 불의에 쳐서 성읍을 탈취했기에 한신의 군은 중지에 들어가 식량을 얻을 수 있었고 항우의 맹장 「용저」의 대군을 맞아 싸워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 때에 「역이기」는 사간으로 몰려 처형당했다.

5. 생간이다. 생간의 경우는 대체로 돌아와서 적국의 실정을 말해 주는 것이다. 생간을 쓴 경우는 그가 돌아올 때까지 모든 일을 협조하여 살아나올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예가 많이 있다.

이상에 말한 간첩은 군에서 중대한 사항으로 되어 있으며 중대한 일에 간첩을 쓸 때 세 가지의 주의를 환기했다. 그 첫째는 간첩은 대장과 지극히 친하라 했다. 이것을 말하여 친막친어 간첩이라 이른다. 장군과 간첩 사이가 친하지 못하면 간격이 있어서 중요한 일을 소상하게 의논할 수 없는 것이다.

그 다음은 믿음이다. 장군과 간첩 사이에 믿음이 없으면 생명을 걸고 적국에 들어가 싸울 수 없다. 따라서 믿음의 표시는 결국 후한 상록인 것이다. 그러므로 간첩은 신막신어 간첩이라 하는 것이다.

셋째는 비밀이다. 이에 대하여 간첩은 비막비어 간첩이라 했다. 이상의 요건에서 간첩을 쓸 수 있는 군왕은 성지와 인의의 인격을 갖지 못하면 능히 쓸 수 없다고 했다.



2


광사


무릇 군을 치려고 하는 곳, 성을 치고자 하는 곳, 적군을 죽이려 하는 곳, 반드시 그 수장을 먼저 알고, 좌우의 알자, 문자, 사인의 성명을 나의 간으로 하여 탐색하여 알라.

반드시 적간이 와서 내게 간하는 것을 찾고, 인하여 그를 이롭게 하며 인도하여 집에서 쉬게 한다. 그러므로 반간 얻어서 쓸 수 있다. 이로 인하여 그를 안다. 따라서 향간, 내간을 얻어 쓸 수 있다. 이로 인하여 그를 안다. 그러므로 사간으로 광사를 적에 고할 수 있다. 이로 인하여 그를 안다. 그러므로 생간․기한 대로 할 수 있다.

5간의 일은 임금이 반드시 이를 안다. 이를 아는 것은 반드시 반간에 있다. 따라서 반간은 이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해의] 본절은 자신이 도모하려는 목적물에 대하여 사전에 연구를 소상히 하라는 것이다. 즉 군이나 성읍을 치려면 그 군의 소재, 병력, 형세, 장수와 군리 등의 명부를 작성하고 또 적국의 장수나 높은 자를 죽이려면 먼저 그 수문장을 알며, 그 다음은 좌우에 시종 드는 자와 수시로 출입하는 자며 그 식객의 성명과 거처 혹은 이에 관계된 자들의 성명과 내력을 간첩을 시켜 탐사하는 것이다.

이것은 적의 형세와 동향을 소상하게 알아서 계략을 세우기 위한 것이며, 또 이런 정도의 내용을 모르면 간첩이 거짓말을 해도 속을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적의 간첩이 와서 나를 간하려 할 때에는 그 간자를 찾고 그를 인도하여 숙소를 제공하여 그 간이 돌아갈 때 이 편에서 역정보를 줄 수 있는 반간책을 쓸 수 있다.

이와 같이 반간을 일정한 지역에 묵고 가고 오게 하는 동안은 자연 그가 왕래하는 노정에 따라 향간도 얻을 수 있으며, 그로 하여 적국의 관헌을 접촉하여 그들을 매수하면 내간도 얻어진다. 향간이 얻어지고 내간이 얻어지면, 그 때부터는 이쪽의 간첩 활동 범위가 커지며 따라서 거짓 일을 간첩을 통하여 적국에 퍼뜨려 적국을 현혹시킬 수 있는 것이다.

적국에 대한 첩보망이 이 정도로 발전되면 그 때에는 우수한 세객이나 모사를 생간으로 하여 적국에 들어가게 해서 일정한 계략을 능히 쓰고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5간의 계략은 모두 군왕의 소관인고로 대장이라 하지만 그 임금에 고하여 쓰였던 것이 고대 간첩간들의 소관 사항이었다.

그러나 이 용간에 있어서 장수의 분수를 지나쳐 군왕의 불신을 받은 예가 비일비재하다. 한신도 그 모사 「괴통」을 써서 전공을 세운 것까지는 좋지만 그 범위를 지나친 까닭에 「유가」의 감시를 받았고, 처형을 면치 못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윤과 여상


옛날 은나라가 흥할 때 이지는 한나라에 있었다. 주나라가 흥할 때 여아는 은나라에 있었다. 따라서 명군 현장은 상지를 능히 간첩으로 했고 반드시 큰 공을 이루었다. 이것이 병사의 요결이요, 3군이 믿고 움직이는 바이니라.


[해의] 본절에서 손무는 간첩 중에서 고대의 명재상 이윤과 여상을 들어 간자의 위치를 높여 5간사업을 권장한 것이다. 한나라가 실도할 무렵 「이윤」은 필부로서 농사를 지었지만 한나라의 실정의 형세를 잘 알고 또 은나라가 실정할 무렵 여상은 은나라를 주유천하하여 은나라 주왕의 실정을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

더욱이 그들은 모두 상지의 지혜를 갖고 출상입상한 명재상들이었다. 한나라의 대공을 세운 장자방도 「이윤」 「여상」과 같은 상지의 간첩이라 할 수 있다. 장자방의 5간술은 한나라 사서에 있는 그대로 그는 유악장막지 중에 수 리 밖에 결승은 불여장자방이라 하여 후대에도 감히 누구도 따를 수 없을 정도로 능숙한 간술의 솜씨를 가졌던 인물이다.